5월 20일(화) 너는 떠나고

[헌주]

   꿈자리 뒤숭숭하여 4시경 새벽 잠을 설치고 말았다.

몸이 약해지거나 주변의 좋지 않은 일을 감지하여 잠자리에서조차

가위눌림으로 스스로의 조심을 예방한다 하였는데.., 

다시 잠을 청해보려하지만 달아난 잠은 제자리를 찾기 어려운 듯

때마침 마당에 던져지는 조간신문으로 잠을 대신하였다.

허리를 다칠때에도 -

늑막 어쩌고 저쩌고..,란 요상한 병명을 얻었을 때에도 -

간밤 꿈자리에선 귀신같이 가위가 눌렸다.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이러나?

약간의 두려움과 함께 새벽 도착하는 5톤분 2대의 햇마늘을

하역하기 위하여 신사하나로마트에 도착하였다.

러시아워를 비키기 위하여 이른 아침부터 하역인원을 준비하였는데

마트인근에서 잠을 청하기로 한 고흥 녹동발 마늘기사가

서울의 아침출근 전쟁을 무시하고 서해안 톨게이트에서 잣대나.

아니나 다를까?

이른 새벽부터 기다리는 제직원들의 피곤을 2시간여나 흠집을 내고

말았으니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지만 어찌하겠는가?

얼굴 가득 노기띤 감정을 달래며 하역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다.

2014년도 첫 마늘 판매일인데..,

꿈자리가 거짓이었으면 했는데 나쁜 일은 죄다 맞춘다?

오히려 몸으로 부딪히는 일이라 이것으로 꿈자리 액땜을 면죄하고

이른 아침 판매지원에 나선 지역별 부녀회원께 죄송함을 전하였다.

형준군과 구매팀장의 산지경매 수고답게 마늘의 굵기며 품질 또한

상등품으로 골라 보내 주었다.

2~3년 산지 경매장을 전전하며 먼지를 뒤집어쓰고 가르친 보람이

드디어 결실로 나타난다.

1%의 잔소리도 하릴없이 수고하였다 & 고맙다 격려전화를 아끼지 

않았다.

(2014년도 햇마늘 판매전 - 부녀회원님들의 지원이 고마웁다<응암점>)

11시.

늑막관련 통증이 심상치 않아 병원진료를 다녀왔다.

목전에 지천명의 시간 탓일까?

허리로부터 이곳 저곳 삐걱거리는 소리가 심상치 않으니 특진선생님,

복잡한 마음들을 내려두고 치료와 함께 십여일 편히 쉬라 말한다.

빈 하늘에 앵앵거리는 소리를 애써 못들은 척하며

지역본부에서 온 손님을 맞이한다.

도시농협 본연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하고 농촌과의 상생방안을 

가일층 강화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는 과장의 진심을 간파하여

행주내동에 소재한 자경영농지 밭으로 달렸다.

   "농사경험이 없는 제직원들에겐 농산물의 재배와 수확의 보람을

직접 체득케 하며, 사무소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농사체험을 공유함으로서 농업의 소중함을 직간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기회의 밭으로 여기고자 한다."

현장견학과 함께 경작취지에 공감한 본부 윤과장 -

작은 감동으로 서로 최선을 경주하자 손가락을 건다.

사나운 꿈자리의 액땜이 따로 있었음을 퇴근 무렵이 되어서야 가슴이

쓸리고 미어지고 말았다.

아끼는 직원이었지만 제 역할과 사명에 충실하지 못한 후배!

스스로 다른 길을 찾고자 18년여의 한솥밥 직장을 내려 놓았다.

어쩐지 간 밤의 꿈엔 땀까지 쏟아 내었다.

'타산지석으로 삼으라'

'최선을 다하여 생활하라'

몇 분의 통화와 문자메시지로 녀석을 위로하며 다시 서는 날

탁배기 한잔 주고 받기를 약속하였다.

18년여의 섧은 세월이 스펙트럼 안에 담기 듯 녀석의 음성이  

말 속에서도 -

눈매에서도 가늘게 떨고 있음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다.

연서시장안 주막에 탁배기 두어병을 올려두고 홀로 앉았다.

제 분수대로, 주어진대로 살면 그 뿐인데..,

욕심내어 무엇이며 몸뚱아리에 걸친 겉치레가 뭐 그리 중요했는지..,

술잔 하나에 나도 모를 눈물이 그대로 안주되고 말았다.

건강하면 되느니 최선 다하다보면 새로운 삶에 되려 감사할거야.

1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빈병 두어개가 쉰 냄새를 풍긴다.

문을 박차고

봄 밤 하늘을 바라본다.

비가 오려는지 잔뜩 흐린 새장골 밤 하늘은 세인들이야 그러든 말든

어제 옷 그대로 자정으로 달려간다.

                              너는 떠나고

                              나는 남아 있는데

                              오는겨울을 넌 어이할꼬?

유익종.

세상 가장 밝은 곳에서 빛나는..,  

흐르던 잎새 자취를 감추고 찬바람 불어 또 한해가 가네....

흘러 나오는 배경음악마저 오늘은 구슬픈 소리로 가슴에 와닿는다.

[명당]

지기님 용기 잃지 마시구.. 건강도 꼭 챙겨주시구...
주변 환경은 본인 우선하여 존재 확인후 있는게 아닐까요?...
또한 모든 일 ... 용기와 희망 잃지 마시길 기원 합니다...

[헌주]

건강돌보시는데도 더불어 부지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