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4(수) 단동시 관전(寬甸)만주족자치구 천화산(天華山)
7시에 조식 8시에 호텔
출발. 중국에서는 등산이나 회식에서 사고 나면 공동책임이라서 등산 갈 때는 보험에 들며, 약속에 늦는 사람을 저버리고 정시에 출발한단다. 우리는 모두 칼
같이 시간엄수. 뒷자리에서는 가다서다. Mrs 용무가 5백元 넘게 잃은 창호에게 홍삼절편을 주면서 힘 내라고 했고 승세가 4만원을
“김창호 펀드”에 집어 넣었는데, 그 다음부터 창호가 따기 시작했다.
0840에 단동북참(丹東北站)에서 고속도로 진입하여 백두산 방향으로 가다가 0940에 통행료 80元내고 관전으로 나왔는데 괜히 미안할 정도로 고속도로가 한산하다. 11시에
천화산 도착. 동북3성에 중국의 10대명산이 두 개가 있는데 장백산과 천화산. 압록강은 “국가 풍경명승구(風景名勝區)”, 천화산과
본계수동은 “풍경명승구”, 금요일에 갈 오룡산은 “풍경구”.
주차장에서 하차. 약간 걸어 올라가 갈아탄 작은 봉고차로 상당히 올라가서 천하제일협(天下第一峽) 입구에서 등반 시작. 좁은
화강암 바위 틈으로 쇠사다리를 타고 올라가게 되어있어 꽤 힘들다. 도중에 도시락 먹고 넓은 바위로 된
정상에 도착하니 1330. 백운대 높이로 보인다. 70대로
보이는 중국 할머니 세 사람과 말을 섞으며 나이를 물어보니 54세란다!
가이드에게 우리나이를 추측해보라니까 50대로 보인다고. 환경이
열악할수록 쉬 늙어버리나. 중국인 평균수명이 75세, 한국은 80세. 일본은? 85세. 1인당GDP는
한국이 중국의 네 배. 그리고 일본이 한국보다 높다. 북한
평균수명은? 70세.
하산하다가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잠시 놀다가 작은 봉고차 내린 데로 오니 14시. 경이 맥주, 사이다를 샀다. 15시에
천화산을 출발, 역순으로 해서 단동의 우리호텔에 18시 도착. 19시에 도보로 이동 <장백산>에서 된장찌개로 석식. 대련에서보다 쌀은 맛이 떨어지지만 된장찌개와
반찬이 맛나다. 반찬은 중국인들이 만든다고. 된장이 한국보다
확실히 더 낫다. 재료가 더 좋은가.
단동은 북한이 세계로 통하는 관문. 우리호텔에는 북한인들이 많이 묵고 있다. 총 20층인데 9층이
식당이고 한국인에게 8층 이하, 북한인에게 10층 이상으로 방을 준단다. 우리가 시용•창호네 방을 큰 방으로
요구해서 1601호가 배정됐다. 종례하러
1601호로 오가다 북한인들과 여러 번 승강기를 같이 탔고 자기네끼리 북한억양으로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50대 아줌마 둘이서 “~평양에 가거든~” “~짐이 많으니 맡겨 놓자~”. 젊은 남자가 “~오늘 유로 환율이 인민폐로~”하고 보고하니 나이든 남자가 “~거 왜 그렇게 했지~”하며 나무란다. 우리 여고생들은 무섭다고 혼자서 승강기 타기를 꺼린다. 오늘도 1601호에서 종례.
6.25(목) 본계(本溪)시 수동(水洞)-압록강 구리도
오늘은 6.25 발발 65주년. 7시 조식. 빨간 바탕에 죽은 두 사람 얼굴이 있거나, 살아있는 사람 얼굴이 있는 배지를 단 북한인들이 여럿 보인다. 종교집단이야! 8시 출발. 가다서다에 출자가 잇따른다. 진욱이 “서시용 펀드”에 5만원, 동기가 100元, 종훈이 200元 출자. “정병호
펀드”에 용돈이 100元 출자. 여고생들이 800元을 모아 반은 서시용 펀드에, 나머지 반은 김창호 펀드와 정병호 펀드에 200元씩 출자. 가다서다 선수는 딴 돈의 1/4 고리 규칙 아래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헌신하는 펀드 매니저로 변신! 용돈•진산•용무도 자주 펀드 매니저로 변신하였다.
0840에 심양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진입.
심양 거의 다가서 있는 본계 톨게이트에서 1040에
185元내고 나왔다. 본계는 단동보다 큰 도시. 11시쯤
금산원(金山園)에서 중국식으로 점심. 12시 넘어서 수동에 도착. 안내판에 땅속에서 솟아서 지하를 흐르는
강으로 세계 최대규모이며 수심 2m라고 적혀있다. 지하로
들어가서 배 타고 지하 강을 다니면서 기기묘묘한 종유석과 넓은 동굴을 40분 간 둘러봤다. 대단하네! 볼만했다.
13시 넘어서 수동 출발 압록강 선착장에 1620에 도착. 북한 산에는 나무가 없고, 중국 집 지붕은 빨간색이라는 게 북한과 중국의 큰 차이점 두 가지. 압록강에
섬이 103개 있는데 그 중 100개가 북한 소유. 배에서 내리지 못하고 신의주 상류에 있는 의주市와 구리도 사이의 북한령 압록강 샛강을 40분 간 둘러봤다. 북한군 여러 명이 낚아빠진 작은 페리에 곧 고장날
듯한 초라한 SUV 두 대를 싣고 의주에서 강 건너 구리도로 가고 있다. 구리도 강변에는 2백m마다
보초가 서있고, 양인지 염소인지를 키우는 사람(군인?)들이 있다. 바지 하단을 접고 강에 들어와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말조개를 잡는 거란다.
3~4년 전에 지어진 단동시 최대규모 북한식당인 <단동고려관>에 18시에
도착. 감자떡•순대•더덕•돼지고기•김치 등을 반찬으로 평양냉면을 들었다. 키가 훤출한 여성 접대원들은 북한 간부들의 딸들. 파견되어 식당에서
합숙하며 2년간 있는다고. 술 드시겠냐고 접대원이 물어봐서
못 마신다고 했더니 세팅된 잔을 걷어간다. 냉면 추가하면 한 그릇에
50元 선불. 김치 추가도 돈 내야 된다. 커피
한 잔에 38元. 1830부터 30분간 공연. 북한곡, 한국곡, 팝송, 중국곡을 춤추며 노래한다.
쇼 끝나니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나간다. 감상 평을 들으니 “냉면은 분식집 냉면에 편육 하나 얹은 수준, 육수는 맛났다, 공연은 중학교 때 봤던 동네극장 쇼보다도 떨어진다, 베이스 기타와
아코디온 솔로 연주는 참 잘하더라”. 창호가 여고생들에게 300元(à수익률 150%)을 반환. 그러나 서시용 펀드와 정병호 펀드는 파산.
1601호에 20시에 모두 집결해서
종례. 진산과 Mrs 종훈의 생일파티 겸 창호가 조선 조정의 종2품 중국사신
영접사로 조부님이 사셨던 의주를 육안으로 본 것을 축하하면서 케이크를 잘랐다. 호텔 앞 라면집에서 남자들은 2차종례를 했는데 경이 냈다. 싸고 푸짐한데다 주인이 친절하다. 그리고 허름한 식당인데도 WiFi가 터진다고 쓰여져 있다. 중국 소도시에서마저 손님을 끌려면 WiFi는 필수가 되어버렸구나!
6.26(금) 단동시 오룡산(五龍山)
오늘 강수확률 30%. 아침 먹고 압록강변을 잠시 거닐었다. 0850 호텔 출발. 거덜난 정병호 펀드에 용돈이 100元 출자. 한 방을 쓰는 경준•진욱이
버스에서도 나란히 앉아있는 것을 보고 용돈이 두 사람 “금슬이 참 좋아졌다”고. 0930에 오룡산 도착. 군인이
버스에 올라와서 사람수 점검하고 입장료를 받는다. 오룡산에는 군사기지와 군인 휴양소가 많단다. 입장료가 중국에서는 65~70세는 반값. 70세가 넘으면 무료인데, 중국인 평균수명은 75세.
주차장에서 전기차 타고 영봉선사(靈峯禪寺)까지
이동. 오룡산 주봉인 제1봉 높이는 708.5m. 영봉선사를 거쳐서 오르는 서쪽코스의 최고봉인 제3봉은 665m. 날씨가 무더워서 땀이 많이 흐른다. 나무와 풀•바위•산길이 꼭 한국이다. 정상에
다가서니 또 쇠사다리가 나온다. 제3봉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니
도봉산이나 북한산에 온 기분. 내려오면서 도시락 까고 주차장으로 와서
1340에 출발. 1420에 호텔 도착. 여고생들은
나가서 전신마사지를 받았고 돌아와 소나기가 그친 17시에 같이 호텔 출발 1740에 압록강에 있는 북한 섬 바로 코앞에 위치한 평안산장 도착. 두
시간 동안 압록강에서 잡은 게로 담근 간장게장•게 튀김과 잡어 매운탕을 맛있게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로비에서
주문한 농산물을 수령했다. 내가 주문한 참깨 5kg이 2백元•녹두 2kg이 72元•목이버섯 한 봉지 80元.
우리가 2030쯤 우르르 호텔에 들어오니까 로비에 앉아있던 북한인 7명이 모두 승강기로 이동해서 12층을 눌렀고, 창호도 같이 타고 16층을 눌렀다.
자기네끼리라고 생각했는지 하는 말이 “부잡스럽고(=경망스러우며
추잡하다) 옷들이 난잡하구먼(=차림새가 어수선하다)”. 북한인들은 꼭 2명 이상이 같이 다녀야 하는데, 그 중 한 명은 보위부란다. 1601호에서 종례하고 2차 종례를 <장백산>에서
했다.
6.27(토) 단동-대련-인천-집
6시에 많이 모여서 압록강변을 1시간
산책했다. 조식 후 용돈은 진욱과 같이 한인체육대회가 열리는 학교를 방문했는데 1백여 명 넘게 모여있더라고. 나는
1601호에서 여자월드컵 미국-중국 경기 TV중계를
봤다. 11시에 <장백산>에서 된장찌개로 점심 들고 12시에 출발. 단동 신도시 건설예정 지역을 지나서 東江 톨게이트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휴게소에서
경이 음료•과자•술을 샀다.
빙과류와 과자 맛이 한국 것에 비해서 손색이 없다. “김용무 펀드”에 용돈이 1백元 출자. 16시에 295元 내고 대련으로 나와서 1630에 대련공항에 도착.
공항 맥도날드에서 경이 저녁 냈는데 감자 칩은 떨어졌고, 콜라도 없어서 커피나
사이다에다 빅맥만 먹었다. 메뉴에 나와있는 빅맥세트가 38元. 우리나라보다 비싸다. 19시발
CZ675편으로 출발 인천에 21시 도착. 6200번
공항버스 타고 강동구청에 내려서 택시 타고 귀가하니 2330. 노곤하다.
단동시
중심가에 붙어있던 표어 중에 “환난청진우(患難請眞友. 어려움이 닥치면 진짜친구를 부른다)”가 있다. 사회주의 국가는 표어를 여기저기 많이 붙여놓고 사람들 의식을 조종한다. 공산당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경지는 아예 관심 없을 거다. 진산은 60살
넘어 자주 만나는 친구가 진짜친구라고 했다. 우리는 환갑 넘게 살아본 인생전문가. 어울려서 행복하게 여생을 즐길 수 있어야 진짜친구 아니겠나!
여고생
여러분, 여행 내내 이것저것 맛있는 것 많이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용무, 회계 보면서 마음 고생 많았다!
경,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버스 맨 뒷자리에서 두 눈 부릅뜨고 고리 뜯느라 무지 피곤했겠다!
펀드 매니저들, 전체를 위한 귀하들의 살신성인(殺身成仁)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용돈, 여행을 기획•진행•감독하며 훌륭한 작품을 만든 데에 대하여 사의를 표한다!
이번에 윤용돈
송덕비를 세울 마땅한 장소를 못 찾았으니 내년에 단동에 다시 가자!
단동진호(丹東眞好. 단동이 정말 좋아요)!
첫댓글 참여자들이 낸 돈이 나를 거쳐 간 것이고, 육신은 고달펐지만 누군가가 할 일을 했을 뿐. 경비 지출이 마치 내 돈 쓴 것 처럼 읽힌다
햄버거 가게에서 주머니에 돈이 없어 예상 부족액 20-30위안을 시용에게 부탁했는데, 감자튀김이 없어(180위안 절약) 오히려 155위안이 남았다.
그럏지 ..60넘어 만나는 친구가 진짜 친군데..
길건너 진산이,병호 ..보기 힘들구나..
병호네 옥상 민어회파티 초대에도 못가보고..
부럼부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