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언급하여 대중화된 ‘프로슈머(Prosumer)’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생산자인 ‘Producer’와 소비자인 ‘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들이 수동적으로 제품을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이나 개선점을 기업의 제품개발에 반영시키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이른바, ‘제품생산에 관여하는 소비자’라고 할까요?
실제로, 프로슈머는 화장품 체험행사를 통해 제품에 대한 생각을 전하거나, 휴대폰 개발에 참여해보다 유용한 기능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소비자들 중에는 이러한 프로슈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이 발달하고 소비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여러 분야에서 여러 형태의 소비자들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그럼 어떤 유형의 소비자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창조적 소비자 - 크리슈머
소비자가 생산에 참여해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면서 제품 개발뿐 아니라 유통과정에도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프로슈머보다 더 발전한 개념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창조적(Creative) 소비자(Consumer) 크리슈머(Cresumer)라고 합니다.
크리슈머는 액자나, 가구 등 가정용품을 직접 제작 •수리 •장식하는 D.I.Y(Do-It-Yourself)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이보다 더 광범위하고 구체적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의 내장된 기능을 벗어나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나만의 폰을 만들어내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처럼 크리슈머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소비자 –그린 컨슈머
그린 컨슈머(Green Consumer)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소비하는 녹색의식 소비자들을 일컫습니다. 이들은 환경에 유해한 포장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화학조미료가 아닌 천연조미료를 선택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산자가 제품을 생산할 때 환경 및 건강에 책임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용 후 문제까지 고려하고 있는데요. 4R로 이들의 소비형태를 설명합니다.
4R
- Refuse(거부) : 환경적 문제가 있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다.
- Reduce(감소) : 환경보호를 위해 제품사용량을 줄이도록 노력한다.
- Reuse(재이용) : 제품을 최대한 오래 사용하기 위해 재이용한다.
- Recycle(재활용) :재활용가능한 물품을 이용하며, 분리수거를 철저히 한다.
이런 그린 컨슈머들은 미주 지역의 경우 친환경 소비를 위한 소비자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그린 컨슈머 가이드’와 같은 환경 보전 생활 안내서를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악의적 소비자 –블랙컨슈머
자신의 이익만을 위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용어도 있습니다.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입니다. 블랙슈머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제품에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악의적인 트집을 잡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블랙슈머는 일정한 유형이 있는데요.
몇 년이 지난 옷을 가져와 환불을 요구하는 환불형, 다양한 이유들 들어 생떼나 억지를 부려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유형, 제품이나 서비스에 일부러 하자를 만들어 공갈 • 협박하는 유형 등입니다. 그 외에도 집요하게 제품의 하자를 찾아내는 스토킹형이나, 기업 이미지실추를 이용하는소송형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자주 회자되자, TV 개그프로그램에서는 이를 풍자하는 코너까지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블랙슈머에 대해 적극 대응하지 않던 기업들도, 최근에는 A/S비용 증대와 그에 따른 선의의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응매뉴얼을 만들어 고발 조치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소비자 계층 블루슈머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블루오션(Blue Ocean)’이라고 합니다. 이 블루오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것을 찾아 소비하는 사람들 또한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들을 블루슈머(Bluesumer)라 부릅니다.
통계청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주목해야 할 소비층을 올해의 블루슈머로 선정, 발표해왔는데요. 2014년에는 다음과 같은 소비계층이 블루슈머로 선정되었습니다.
▶ 과거 지우개족 : 개인정보 보호와 잊힐 권리를 중요시하며 과거 인터넷 사용 흔적을 찾아 정리하기 원하는 소비자들입니다. 이런 요구에 발맞춰 메시지를 확인한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휘발성 SNS가 생겨났으며, 과거 흔적을 지워주거나 관리해주는 디지털 세탁소, 고인의 흔적을 지워주는 디지털 장례식 같은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 스몰웨딩족 : 부담 가는 결혼 대신 알뜰한 결혼식을 원하는 사람들인데요. 가수 이효리 씨의 알뜰한 결혼식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알뜰한 결혼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규모 웨딩 컨설팅을 해주거나, 작지만 실속 있는 인테리어를 해주는 서비스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 꽃보다 누나족 : 건강과 젊음을 위해 과감하게 소비하려는 중년 여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중년 여성들을 위한 패션브랜드나 갱년기 완화식품 등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견우와 직녀족 : 결혼은 했지만 배우자와 떨어져 지내는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10% 수준이라 합니다. 이들을 겨냥해 옷을 관리해 주거나 국과 반찬을 배달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 반려족 :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수가 1,000만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용 고급 간식에서부터, 고급 유모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련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장례를 책임지는 지도사도 생겨났습니다.
▶ 배려 소비자족 :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 제품을 소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은 제품을 소비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소비자들로, 재활용 아이디어 제품이나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을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