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옛날 부터 내려 오던 우리의 추석 명절
풍성한 열매와 결실을 가지고
햇과일과 햅곡식으로 음식을 차려 조상을 기리고
가족친지들이 모여 즐기던 아름다운 풍속이다.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을 지내고
그날만은 모든 것을 잊고 마음을 나누는 날이었다.
여전히 고향을 떠난 자식들은 부모님이 계신 고향을 향해 밀리는 차속에서도
만날 그 웃는 얼굴을 그리고
생활비 쪼개어 이리저리 맞추며 선물들고 가족들에게로 돌아 가고 있는 것이다.
집으로.....
추석앞날이 쉬는 날이 많다보니
사위와 딸이 23일 와서 24일 올라가서 추석은 시갓집에 가야한다고 통보가 왔다.
이 황금의 연휴를 모두 포기하고 백년손님 사위를 기다리기로 했다.
며칠전 부터 사돈어른신에게 보낼 선물로 머리가 아프더니
사위에겐 뭘 좀 맛있는 것을 해줘서 장모님 점수를 좀 따나 생각으로 마음이 바빴다.
선물코너를 돌아 보다가
서울 부산 지역간으로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하는데 예산을 초과하여
부산의 싱싱한 해산물 전복, 큰 새우, 문어를 넣어 택배로 보냈다.
사위가 오면 잘키워놓은 시암닭을 잡아 주던 친정부모님들의 마음이 떠오르고
엄마생각이 자주났다.
요즘은 닭이 간식시대인 만큼 부산에 도착하는날에는 송도공원의 갈비로 한끼 떼우기로 했다.
여름을 지난 바다는 그대로 인데 나는 상대만 바꾸어서 이 바다를 계속 오고 있다.
상대에 따라 재미와 긴장감과 대화가 틀리는 바다 느낌은 다르게 다가욌다.
저녁에는 싱싱한 해물을 넣어 해물찜으로 술안주를 하여
남편과 사위는 소주를 한잔하고 우리는 맥주로 다같이 건배를 하였다.
"결혼 6개월의 무사고를 위하여, 그리고 항상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기를...."
나는 약간의 푼수끼를 떨면서 분위기를 재미있게 하려고 애썼다.
저들이 우리에게 효도하는 것은 무엇이 있겠는가
이쁘게 사랑하면서 자기들의 가정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보여 주는 것.
아빠에게는 좋아하는 양주를 엄마에게는 건강을 위해 홍삼을
그기다 덤으로 용돈까지 얹여준다.
"선물만 하면 되지 뭘 용돈까지씩이나....."
그래도 안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하면서^^
친정과 시가에 뭘 선물을 할까 용돈은 얼마로 드릴까등으로
엎드려서 계획을 짰을 사위와 딸의 모습을 그리니 너무 귀엽고 예뻣다.
사위가 컴퓨터가 전공이다보니 내려오면 늘 우리 컴퓨터를 손봐주고 간다(3번째)
처음엔 새벽3시까지 손을 보고 잠도 제대로 못잤다는 말을 들었다.
딸은 웃으면서 시아버님도 컴퓨터만 이상하면 오빠 부르고 -그런데 컴이 고장났는지 오빠가 보고 싶어 부르는지 미스테리지만 - 친정까지 와서 우리 오빠가 왜 컴퓨터를 고치고 있어야 하는지.... 하면서 웃고 있다.
우리의 백년손님은 고맙게도 모던 악성바이러스등을 퇴치해 주고
컴의 속도도 빠르게 해놓고 설명도 상세하게 해주고 간다.
그나마 서로가 서먹할 어떤 감정들이 컴을 통해 그냥 친해져 버렸다.
남편은 바둑만 잘되게 해주면 최고라고 좋아 하니 사위도 좋은 모양이었다.
하필이면 비가 너무 쏟아져 딸에게 줄 이것저것 들고 가라고 하니
"엄마 택배 붙여줘" 하고 가버린다.
'치 괜히 바쁘게 준비했네' 허기사 마트에 가면 더 좋은 것도 많지만
이 비는 왜 하필 이리 많이 내리는고.... 아이들이 가는데.......
아직도 손을 잡고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
빗속을 뛰어 가며 행복해 하는 웃는 얼굴이 아직도 눈에 아물거린다.
첫댓글 사위에 대한 사랑이 묻어납니다. 금년에는 추석 전 연휴가 길어 처가에 먼저 가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유여님은 너무나 예의 반듯하게 답변을 다시는 것 같애요. 성격이 아주 모범적이신가 봅니다. 해피 추석보내세요.....
아하, 나도 아침바다님 같은 장모님만 만났던들 오늘의 유리왓으로 그냥 남지 않았을 터. ㅎㅎㅎㅎㅎ.
여전히 유모스러우신 유리왓님. 그래요 이래도 하하 저래도 하하 심형래가 디워를 흥행에 성공한뒤 왜 영화에 망했는데도 끝까지 고생스럽게 하셨나요? 형래 대답 - 저는 영구이니까요......그래서 성공을 할수 있었대요.
은근한 사위자랑이십니다. 지치지않는 추석연휴되십시요
속마음을 다 들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