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표심잡기에 총력전 펼치는 박찬구·박철완, 최종 승자는?
재계 “누가되든 현 지분 구조 매번 양측 표 대결 벌어질 가능성” 관측
(머니파워=최동열 기자)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72)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42)가 오는 26일 정기주총에서 첫 표 대결을 앞둔 가운데, ‘캐스팅 보트’ 위치에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양측 모두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뉴스1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9년 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의 임기 3년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에 대해 그가 횡령 및 배임혐의로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며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이에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22일 현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현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하고 5% 이상 의결권을 소유하고 있는 주주 중에는 유일한 기관으로, 지분율 8.25%(251만 2307주)를 보유하고 있다.
또 소액주주는 총 발행 주식수 3046만7691주 중 1546만6600주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율은 절반이 조금 넘는 50.76%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는 전체 주주(3만 1964명)의 99.96%인 3만 1951명에 달하며, 소액주주 전체 보유주식 수를 소액주주 수로 나눈 소액주주 1인당 평균 주식보유수는 484주이다.
박찬구 회장은 본인 지분 6.69%와 그의 아들인 박준경 전무 7.17%, 딸인 박주형 지분 0.98% 등을 더해 14.84%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에 맞서 박철완 상무는 본인 지분 10.0%를 기반으로 삼촌인 박찬구 회장과 표 대결을 벌여야 한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박 상무는 자신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고, 이병남 전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사무소 대표, 조용범 페이스북 동남아 총괄 대표와 민 존 케이(Min John K) 외국변호사, 최정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이병남 전 대표는 감사위원 후보이기도 하다. 박 상무는 또 주당 1만 1000원(보통주 기준)의 배당안도 제안했다.
이에 맞서 박찬구 회장은 백종훈 금호석화 영업본부 전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이정미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박순애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황이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최도성 경영대학 석좌교수 등 4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이 중 최도성 교수는 감사위원 후보이기도 하다. 박찬구 회장 측이 제안한 배당안은 주당 4200원(보통주 기준)이다.
이 같은 안건을 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의 견해는 엇갈린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박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에는 전부 ‘찬성’을 권고했지만, 박 상무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반대했다.
ISS는 박 상무가 제안한 배당안에 대해서는 “회사에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고, 이사회 구성안에 대해서는 “대체로 너무 과격하고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내 주요 의결권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비롯해 그가 제안한 안건에 모두 ‘찬성’을 권고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 선임 안건과 관련해, 박찬구 회장 측이 제안한 안건에 반대를 권고하면서 현 경영진의 주주가치 훼손 이력과 잘못된 자본배분의 사례를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배임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박찬구 회장과 관련해서는 “2019년 주총에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사회가 해임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오히려 사내이사 후보로 올린 것은 현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며 “경영진이 회사에 손해를 입히는 행위가 재발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2019년 정기주총에서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건에 반대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는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없고, 박 회장 측과 박 상무 측 모두 이사회의 독립성을 의식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안건을 제안해 놓은 상태라 국민연금이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박철완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과 배당안 등 그가 제안한 안건에 대체로 찬성 의견을 밝히면서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으로는 박찬구 회장이 제안한 3명에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 표 대결은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박철완 상무는 본인 지분을 10.03%까지 높였고, 그의 모친인 김형일씨(74)와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63)이 각각 0.08%와 0.05%를 최근 확보하는 등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금호석화 주총 표 대결은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 간 전초전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많다”며 “현 지분 구조를 보면 주총에서 매번 양측의 표 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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