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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색 들을 볼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
들이 하나 둘 비워지고 있다.
오늘은 바람이 한결 부드럽다. 살랑거리는 들을 산책하기 좋은 날. 햇살이 구름속에 숨어 기분좋은 산책을 돕는다.

요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주는 자전거.
매일 아침 또는 저녁으로 내 발이 되어 함께 들을 달린다.
예전에 키우던 복구가 생각난다. 믹스견인 복구는 영리했다. 자전거의 속도를 맞추어 레이스를 즐겼다. 빠르게 속도늘 높이면 발을 땅에 붙일새 없이 맹렬하게 달렸다. 속도를 늦추면 흘금 눈치를 보며 휘파람이라도 부는듯 가쁜 숨을 숨기며 궁둥이를 살랑거리며 걸었다.
무언속에서 우리는 죽이 잘 맞는 짝이었다.

내 곁을 떠나지 않던 녀석이 보이지 않을때는 녀석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이다.
줄에 묵여 있던 동네 모든 개들 중 복구는 유일하게 목줄없는 자유로운 개였다. 그러탓에 봄이 되면 복구 닮은 강아지가 여기저기서 태어났고 며칠씩 새키옆에 머물며 애비 노릇 하는 복구를 제발 묶어 달라는 전화가 들들 볶아댔다.
개에게는 부성이 없다는 말을 누가 했는가, 복구에게는 해당 되는 말이 아니었다.

복구는 그렇게 팔구년을 우리와 살다가 우리 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아 찾아 나섰던 남편이 길가에 버려진 녀석을 안고 돌아왔다. 몸에는 아무런 외상이 없었다. 깨끗한 상태로 보아 로디킬도 아니었다.

복구가 떠난 뒤 충성심이 강하다는 진돗개도 키웠으나, 목줄은 개들을 바보로 만든다는 말이 있다. 멍청해진 개들과는 들판을 날아다니는 릴레이를 할 수 없었다.

이제 곧 빈들을 찾아드는 새들이 들을 채울 것이다.
꽁꽁 얼어붙어 생명의 기운은 없을 것 같은 그곳에도 여지없이 때가 되면 살아 있는 것들이 찾아들어 온기를 나눈다.
서로 기대어서 삶이 이어져왔음을 계절을 통해 본다.

34- 그들은 좋아하는 놀이를 직업으로 삼았다. 이것만으로도 '절반'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할수 있다. 물론 그들의 인생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일과 놀이가 인생의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사랑과 연대solidarity라고 나는 믿는다.
-유시민,어떻게 살 것인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