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파노라마
㉠ “창세기”의 역사는, 천지창조로 시작하여 야곱의 자손 70명이 애굽으로 내려가는 데까지이고,
㉡ “출애굽기”의 역사는 애굽에서 430년 동안 노예생활을 하던 야곱의 자손들이 애굽을 탈출하여 시내산까지의 여정이고,
㉢ “민수기”는 시내산을 출발하여 요단 동편 모압 평지에 이르는 광야 40년간의 방황의 기록입니다.
민수기의 본래 이름은 “베미드 바르”인데 그 뜻은 “광야에서” 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민수기는 광야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교회에 거울이 되고 경계가 되는 말씀입니다. 민수기를 상고하노라면, “우리는 지금 민수기 시대를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각성을 하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출애굽기를 통해서 살펴본 대로 이스라엘 자손들은 애굽 바로의 노예였던 신분(身分)에서 “구속”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백성답게 살아가야 할 율법(律法)과,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하신다는 임재의 상징으로 성막(聖幕)이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레위기”를 통해서는 성막을 사용하는 법, 즉 죄인이 어떻게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가 있으며, 하나님과의 교제를 지속해나갈 수가 있는가 하는 방도를 말씀해주셨습니다.
① 그렇다면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저들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命令)대로 순종하면서 약속의 땅 가나안을 향해서 진군(進軍)해 나가는 일입니다. 저들의 구심점(求心點)은, 그리고 원동력(原動力)은 하나님이 저들과 함께 계심을 상징하는 성막에 있습니다.
㉠ 이제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광야를 통과해야만 하고, 저들의 앞길을 가로막는 많은 난관들을 극복해야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에 대비하여 “이십 세 이상으로 싸움에 나갈만한 모든 자”(1:3)를 계수하라 명하십니다. 계수함을 입은 총계가 603,550명이었습니다.
㉡ 이들을 네 대(隊)로 편성하게 하시고 각 대에는 대표 지파가 선임되었는데, 그 이름을 따라 “유다의 진, 르우벤 진, 단 진, 에브라임 진”으로 불려졌습니다. 그러므로 유념해야할 점은 “사백 삼십 년이 마치는 그 날에 여호와의 군대(軍隊)가 다 애굽 땅에서 나왔다”(출 12:41) 하고 저들을 “여호와의 군대”라 부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이상 바로의 노예들이 아닙니다. 그냥 하나님의 백성들도 아닌 “여호와의 군대”(軍隊)라는 말씀입니다.
② 네 대(隊)의 위치는 성막을 중심으로 진행에 나갈 전방(前方)에는 유다 진(陣)이 진 쳤고 우편에는 르우벤 진, 좌편에는 단 진, 후방에는 에브라임 진이 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진에는 그 진을 상징하는 군기(軍旗)가 있었는데, 전승에 의하면 유다 진 기에는 사자가 그려져 있었다고 합니다. 이는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창 49:9)한 야곱의 예언에 근거했다는 것입니다.
㉠ 하나님께서 유다 진은 “동방(東方) 해 돋는 편에”(2:3) 진을 치라 명하십니다. 이는 무심한 것이 아니라 구속사적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유다 지파에서 나실 그리스도를 말라기 선지자는, “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발하리니”(말 4:2) 하고 예언하고, 신약성경에서는 “이로써 듣는 해가 위로부터 우리에게 임하여”(눅 1:78) 하고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진과는 달리 유다 진에 한해서만 “동방 해 돋는 편에 진칠 자”라고 설명을 부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③ 민수기는 레위기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릅니다. 군대의 진과 나부끼는 깃발을 보게 되며, 군대를 통솔하기 위해 울려 퍼지는 나팔소리(10:1-10)를 듣게 됩니다.
㉠ 이제 하나님의 군대들이 광야를 통과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전진해 나가는, “오직 믿음”입니다.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 승리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뿐입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바입니다.
㉡ “그들이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고 또 모세로 전하신 여호와의 명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職任)을 지켰더라”(9:23) 합니다. 신구약을 막론하고 하나님의 군대는,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라”(롬 14:8) 하고,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을 것을 고백하는 자들입니다.
④ 민수기는 크게 세 부분(1-13장, 14-25장, 26-36장)으로 나누어집니다.
㉠ 1부는 시내산을 출발하여 정탐꾼을 파송한 가데스바네어까지이고, 2부는 불순종한 여호와의 군대들이 40년 동안 광야를 방황하면서 여호수아, 갈렙 외에는 다 죽는 내용이고, 3부는 2세대들을 계수하여 가나안에 입성할 준비를 하는 내용입니다.
㉡ “제 이년 이월 이십 일에 구름이 증거막에서 떠오르매 이스라엘 자손이 시내 광야에서 출발”(10:11-12)하였다고 말씀합니다. 드디어 출발(出發)명령이 떨어진 것입니다. 출발하는 대형(隊形)을 주목해보십시오. “수두(首頭)로 유다 자손 진기에 속한 자들이 그 군대대로 진행하였으니”(10:14) 합니다. 유다 진이 선두(先頭)에 서서 인도했다는 것은 출애굽 당시에도 그리스도께서 선두에서 인도하셨음을 나타냅니다. 이를 시편 기자는 노래하기를,
유다는 여호와의 성소(聖所)가 되고
이스라엘은 그의 영토가 되었도다
바다는 이를 보고 도망하며 요단은 물러갔으며
산들은 수양같이 뛰었도다(시 114:2-4) 합니다.
바다가 도망갔다는 것은 홍해가 갈라진 사실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인데 선두에서 인도하시는 왕의 행차(行次)를 보고 길을 열어드렸다는 감동적인 묘사인 것입니다. 68:7절에서는, “하나님이여 주의 백성 앞에서 앞서 나가사 광야를 행진(行進)하셨을 때에” 하고 감격하여 말을 잇지 못하고 “셀라” 합니다.
㉢ 여호와의 군대는 출발에 앞서서 “유월절을 지켰다”(9:5) 하고 말씀합니다. 40년이 지난 후 약속의 땅에 입성해서도 우선적으로 유월절을 지키는 것(수 5:10)을 보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하심에 의한 것인데 하나님께서는 구속의 은총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를 지키라 명하셨던 것입니다.
⑤ 하나님의 군대의 사기는 얼마나 충천했을 것인가! 그러나 보무(步武)도 당당히 출발한 10장에 이어지는 11장 첫 절은, “백성이 여호와의 들으시기에 악한 말로 원망”(怨望)했다고 말씀합니다. 이는 출발하기에 앞서 지킨 유월절의 정신을 망각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 “이스라엘 중 섞여 사는 무리가 탐욕을 품으매 이스라엘 자손도 다시 울며 가로되 누가 우리에게 고기를 주어 먹게 할꼬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에는”(11:4-5) 하고, 애굽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 저들의 불평은, “애굽에 있을 때에는 생선과 외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들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이제는 우리 정력이 쇠약하되 이 만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도다”(11:5-6)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구속사라는 맥락으로 본다면 “그 귀를 진리(만나)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좇으리라”(딤후 4:4)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을 치며 여호와의 명을 좇아 진행하고, 여호와의 명을 따라 여호와의 직임을 지켰더라”(9:23) 한 말씀과는 반대되는 일입니다.
⑥ 민수기의 분기점(分岐點)은 14장입니다. 12지파의 족장들로 구성된 정탐꾼들 중 10명이 불신앙의 악평(13:32)을 했기 때문입니다. 말이 악평이지 그것은 반역(叛逆)이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한 장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14:4) 하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 이로 인하여 출애굽 1세대들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를 못하고 광야에서 죽게 됩니다. 이는, “하나님께 향하는 저희 마음이 정함이 없으며 그의 언약에 성실(誠實)치 아니하였음”(시 78:37)을 나타냅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저희에게 당한 이런 일이 거울이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의 경계로 기록하였느니라”(고전 10:11).
㉡ 하나님은,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내가 맹세하여 너희로 거하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14:30) 선언하십니다. 불순종한 10명의 족장과 순종한 2명의 족장, 그것은 10대 2의 비율이 아니라, 60, 3548대 2의 비율임을 유념해야만 합니다.
⑦ 모압 평지에 이르렀을 때에 하나님께서는 제2차 인구조사를 명하십니다. 이는 인간의 성실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계획하시고 언약하신 바를 주권적으로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신실(信實)하심을 나타냅니다. “그들이 여리고 맞은편 요단 가 모압 평지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계수한 중에는 모세와 제사장 아론이 시내 광야에서 계수한 이스라엘 자손은 한 사람도 들지 못하였으니, 이러므로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한 사람도 남지 아니 하였더라”(26:64-65) 합니다.
㉠ 하나님은 모세에게도 “너는 이 아비림산에 올라가서 내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준 땅을 바라보라 본 후에는, 너도 조상에게로 돌아가리니”(27:12-13) 하고 보기는 하나 들어갈 수 없음을 말씀합니다. 모세는 “원컨대 한 사람을 세워서, 여호와의 회중으로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27:16-17) 하고 간구합니다.
㉡ 그리하여 세움 받은 후계자가 여호수아입니다. 두 명(여호수아, 갈렙)을 남겨주신 하나님을 찬양하십시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하나님의 깊고도 오묘한 섭리가 있으셨던 것입니다.
㉢ 율법의 대명사인 모세의 사명은 하나님의 백성들을 가나안 입구까지는 인도하였으나 약속의 땅으로 인도할 수가 없었고, 여호수아(예수)에게로 인계하는 몽학선생의 역할인 것과, 또 남은 한 사람 갈렙이 어느 지파 족장인가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유다 지파입니다. 그리스도가 탄생할 지파입니다. 유다 지파가 어떻게 해서 족장들이 잠들어 있는 헤브론과 베들레헴, 예루살렘 일원을 분배받게 되었는가?
㉣ “오직 내 종 갈렙은 그 마음이 그들과 달라서 나를 온전히 좇았은즉 그의 갔던 땅으로 내가 그를 인도하여 들이리니 그 자손이 그 땅을 차지하리라”(14:24) 하신 약속에 의해서입니다. “온전히 좇은” 것은 갈렙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모세의 후계자를 삼으셔서 “예수”의 예표적인 인물로 세우시고, 갈렙에게는 그리스도가 탄생하실 땅을 주셨던 것입니다.
⑧ 민수기에는 그리스도가 어떻게 증거되어 있는가? 광야생활에 있어서 하루라도 없어서는 아니 될 두 가지 요소는 “만나와, 생수”입니다.
㉠ 주님은 요한복음 6장에서는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어도 죽었거니와 이는 하늘로서 내려오는 떡이니 사람으로 하여금 먹고 죽지 아니하게 하는 것이니라”(요 6:49-50) 하고 “만나”가 자신에 대한 그림자임을 말씀하시고,
㉡ 7장에서는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요 7:37) 하고, 반석을 침으로 솟아난 “생수”가 자신이 치심을 당함으로 성취될 것임을 말씀하십니다.
㉢ 또한,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 3:14-15) 하고, “불뱀”에 물린 자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들려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⑨ 민수기를 통한 불변의 진리는 무엇인가? 그것은 구원에 이르는 “믿음”입니다. 구원에 이르는 믿음은 어떤 믿음인가?
㉠ 성경은 말씀합니다. “또 하나님이 누구에게 맹세하사 그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하셨느뇨 곧 <순종치 아니하던 자>에게가 아니냐 이로 보건대 저희가 <믿지 아니하므로> 능히 들어가지 못한 것이라(히 3:18-19),
㉡ 저희와 같이 우리도 복음 전함을 받은 자이나 그러나 그 들은바 말씀이 저희에게 유익되지 못한 것은 듣는 자가 믿음을 화합치 아니함이라”(히 4:2) 하십니다.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불순종은 곧 믿지 아니함”입니다. 민수기는 바로 이 “구원에 이르는 믿음”을 계시해주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