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유치원과 에덴요양원 / 최우창
아침 해가 방시레 부푼 1987년
에덴유치원은 아이들이 만선이었네
고만고만한 애들은
강아지처럼 쫄랑쫄랑 따라다니고
참새처럼 폴짝폴짝 짹짹거리고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며 흉보고
종다리처럼 쫑알쫑알 일러바치고
새침데기처럼 삐뚤빼뚤 삐치고
떼쟁이가 되어 눈물 콧물을 짜고
바둑이처럼 신발 물고 도망가네
1987년 에덴유치원은 아이들의 에덴이었네
36년이 훌쩍 지난 2023년
에덴유치원은 에덴요양원이 되었네
그 많던 참새들은 어디로 훠이 훠이 날아가고
방마다 어르신들만 보료방석처럼 계시네
서울대공원이 대승사 묘적암이 되었네
요란하던 꽹과린 그림자도 감추고
정적만 진눈깨비처럼 차곡차곡 쌓이네
생은 헛꿈이었나 생은 개꿈이었나 생은 용꿈이었나
생은 봄꿈 같네 이젠 옛꿈 되었네
그믐밤 이럭저럭 추억 앓이로
한숨과 추억이 호롱불처럼 꾸벅잠을 졸고 있네
에덴유치원과 에덴요양원/ 최우창
아침 해가 방시레 하게 부푼
1987년의 에덴유치원은
아이들이 늘 만선이었네
고만고만한 애들은
강아지처럼 쫄랑쫄랑 따라다니고
참새처럼 폴짝폴짝 뛰며 짹짹거리고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며 흉보고
종다리처럼 쫑알쫑알 일러바치고
새침데기처럼 삐뚤빼뚤 삐치고
떼쟁이가 되어 눈물 콧물을 짜고
바둑이처럼 신발 들고 도망가네
1987년의 에덴유치원은
애들의 에덴동산이었네
36년이 지난
2023년 에덴유치원은
에덴요양원으로 간판을 바꿔 걸었네
그 많든 애들은 어디 가고
어르신들만 방마다 보료방석처럼 계시네
동물원 같았던 유치원은
절간 같은 요양원이 되었네
꽹과리처럼 요란하던 유치원은
침묵이 진눈깨비처럼 쌓인 요양원이 되었네
생은 헛꿈이었나?
생은 개꿈이었나?
생은 용꿈이었나?
생은 봄꿈 같네
이젠 옛꿈이 되었네
그믐밤 이럭저럭 추억 앓이로
한숨과 추억만이 꾸벅꾸벅 저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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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유치원과 에덴요양원
돌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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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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