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27 (금) 윤석열 대통령… “박정희 정신과 위업 새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자)”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 이후 1년7개월만에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지 2시간여만에 귀국 첫 일정으로 추도식을 찾았다.
1980년부터 민족증흥회 주관으로 개최된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건 처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추도식에 참석하는 대신 하루 전에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우리는 이 나라의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님을 추모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추도사를 열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하면 된다는 기치로 우리 국민을 하나로 모아 이 나라의 산업화를 강력히 추진하셨다”면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바로 이 산업화는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튼튼한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 “취임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92개국 국가의 정상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는데 박정희 대통령께서 이루어내신 압축성장을 모두 부러워하고, 위대한 지도자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면서 “저는 이분들에게 ‘박정희 대통령을 공부하라, 그러면 귀국의 압축성장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늘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러면서 “박정희 대통령의 ‘하면 된다’는 정신은 우리 국민에게 자신감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불어넣어 주셨다”면서 “세계적인 복합 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향해서는 “자랑스러운 지도자를 추모하는 이 뜻깊은 자리에서 영애이신 박근혜 전 대통령님과 유가족분들께 자녀로서 그동안 겪으신 슬픔에 대하여 심심한 위로의 말씀드린다”고 했다. 추도식에는 고인의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참여선언 이후 세 번째 만남이다.
유족 대표로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시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 주신 윤석열 대통령님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도 아버지께서 곁에 계신 것만 같다. 아버지께서 일생을 바쳐 이루고자 하셨던 잘사는 나라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앞에 여러 어려움이 놓여있다고 하지만 저는 우리 정부와 국민께서 잘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앞서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회동했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면목이 없습니다. 늘 죄송했습니다”라고 개인적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달 뒤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지난 해 윤석열 대통령 부친상 때는 전화 조문이 이뤄졌다.
전통적인 보수층의 지지가 두터운 두 전직 대통령과의 접점을 부각하는 행보를 통해 22대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 보수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추도식은 추도위원장인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의 개식사와 고인의 생전 육성으로 낭독된 국민교육헌장 청취, 군악대의 추모곡 연주 등으로 진행됐다. 공식 식순을 마친 뒤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단 둘이 함께 묘소를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