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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멥쌀과 찹쌀)을 주로 하고, 그 밖의 곡류로 만든 가공식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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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떡은 관혼상제의 의식 때에는 물론, 철에 따른 명절, 출산에 따르는 아기의 백일이나 돌, 또는 생일 ·회갑, 그 밖의 잔치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다.
낙랑유적으로 추측해 보면 한민족이 떡을 먹기 시작한 것은 원시농경 때부터이다. 이 당시는 피, 기장, 보리, 밀과 같은 곡식을 이용하여 찐 떡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1. 종류
떡은 만드는 재료나 방법에 따라 종류가 많고, 지방이나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서도 종류가 다양하다. 찹쌀가루에 감가루를 섞어서 경단처럼 만든 감떡, 3가지 빛깔이 나게 만든 시루떡의 일종인 삼색편, 새앙(생강)으로 만든 생앙편은 강병(薑餠)이라고도 한다. 금강산의 잣과 석이버섯을 넣은 꿀편, 함경도 두메의 귀리로 만든 절편 등은 특히 유명하다.
남주북병(南酒北餠)이라는 말이 있는데, 옛날에 무반(武班)은 서울 남산 밑에서 살고, 북촌에는 고관과 부자들이 살았다. 무반은 구차하고 생활에 불만이 많았던 탓으로, 이를 달래느라 술을 빚어 마셨고, 북촌의 고관이나 살림이 넉넉한 사람들의 가정에서는 여러 가지 떡을 만드는 솜씨가 발달한 데서 나온 말이다. 그 외에 흔히 볼 수 있는 찹쌀떡과 호떡이 있다.
2. 만드는 방법대개 곡식을 가루로 빻아서 축축하게 습기가 있는 것을 그대로 시루에 안쳐서 찌거나, 물을 섞어 반죽을 한 후 빚어서 찌거나 삶으며,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지져서 익힌다. 인절미나 흰떡은 떡을 찐 후 안반에 놓고 떡메로 쳐서 만든다. 그리고 지방이나 계절에 따라서 특색이 있는 견과류 ·건과류 ·나물 ·꽃잎 등을 혼합 또는 첨가한다.
3. 영양과 성분
떡은 수분이 적고 질이 치밀하므로 용적에 비하여 질량이 많으므로 칼로리가 높다. 흔히 떡을 불소화물이라고 하는 것은, 보기에 양이 적어 보이므로, 자칫하면 과식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분량을 적당히 먹으면 밥알이 곱게 부수어져 있기 때문에 소화는 밥보다 잘 되는 것이다.
떡 중에는 찹쌀로 만드는 것이 많은데, 찰떡이 점도가 강한 것은, 찹쌀의 녹말이 주로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밀로펙틴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서 사슬 모양의 구조를 가진 고분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찹쌀을 쪄서 치면 아밀로펙틴이 서로 엉겨서 끈끈해진다.
4. 곰팡이와 보관
떡을 오래 두면 곰팡이가 피게 된다. 이 곰팡이는 해롭지 않다고 하여 옛날에는 먹어도 무방하다고 했으나, 최근 푸른곰팡이의 어떤 종류에서는 강한 발암성 독소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떡에 곰팡이가 생겼을 때에는 그 부분을 도려 내거나 깎아 버리고 먹어야 한다. 그리고 곰팡이가 피지 않도록 고물을 털어 놓는 동시에, 냉장고 등 저온 장소에 보관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둔다. 또는 찬물에 담가 두기도 한다.
5. 시식제철에 나는 재료를 그때에 맞게 조리하여 먹는 음식을 시식(時食) 또는 절식(節食)이라고 해서, 흔히 명절을 중심으로 이를 맛보았다고 한다. 대표적인 시식을 골라 보면 다음과 같다.
① 원단(元旦)의 가래떡과 인절미:가래떡을 만들어 떡국을 끓여서 차례상에 올리고 설날 아침에 먹었다. 또 찹쌀 ·차조 ·기장 ·찰수수 등 찰곡식으로 인절미를 만들어서, 거피팥 ·콩가루 ·검은깨 ·잣가루 등 고물을 묻혔다.
② 대보름날 약식:음력 정월 보름날 찹쌀을 쪄서, 밤 ·대추 ·설탕을 섞고, 진간장 ·참기름을 쳐서 버무려 다시 오랜 시간 중탕해 낸다.
③ 삭일송편[朔日松餠]:정조(正祖) 때 음력 2월 초하룻날을 농사일이 시작되는 날로 정하여 절기로 삼았다. 송편을 쪄서 종들에게 나이 수대로 나누어 주었다. 그래서 이 날을 속칭 노비일(奴婢日)이라고도 한다.
④ 삼짇날 두견화전:음력 3월 3일에는 찹쌀가루 반죽에 진달래꽃을 얹어서 번철에 지져 설탕이나 꿀을 발라 먹는다.
⑤ 한식의 쑥떡과 쑥단자:어린 쑥을 넣어 절편을 만들거나 시루떡을 찐다. 또는 쑥을 넣어 찐 찰떡으로 삶은 팥의 꿀소를 넣어 단자를 빚어 겉에 잣가루를 묻힌다.
⑥ 초파일의 느티떡과 장미화전:음력 4월 초여드렛날이 석가 탄신일인데, 꼭 그 날이 아니라 그 무렵, 즉 늦봄의 절식으로서 느티나무의 연한 새순을 따서 쌀가루와 섞어 버무려 팥고물을 켜켜이 얹어 시루에 찐다. 그리고, 두견화전처럼 찹쌀가루 반죽에 장미꽃잎을 얹어서 화전을 지진다.
⑦ 단오의 수리취떡과 도행병(桃杏餠):음력 5월 5일, 쑥절편을 해 먹는다. 수리취란 엉거시과의 다년초인데 이것을 넣어 절편을 만들고, 복숭아나 살구 열매의 즙으로 반죽한 찹쌀경단을 만들어 삶아 낸 후 잣가루를 고루 묻힌다.
⑧ 유두일의 증편:음력 6월 15일 유두일에는 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켜 부풀린 후, 석이 ·실백 ·대추 등을 얹어서 테에 넣어 쪄낸다.
⑨ 칠석날의 백설기:음력 7월 7일, 고명이나 다른 것을 안 쓰고 흰쌀로만 만든 백설기는 여름떡 중의 으뜸이다. 여름철 어린이 간식이나 비상식량으로 적당하다.
⑩ 추석의 오려송편:음력 8월 15일, 올벼를 찧어 만든 오려쌀로 빚은 송편이라고 해서 2월의 삭일송편과는 구별지어 오려송편이라고 한다. 골무송편이라고 해서 골무 모양으로 조그맣게 쑥으로 푸른 빛깔을, 송기로 붉은 빛깔을, 치자로 노란 빛깔을 물들여서 만들기도 한다.
⑪ 중양절의 국화전:음력 9월 9일은 중구(重九) 또는 중양이라고 하는데, 찹쌀가루 반죽에다 국화꽃잎을 얹어서 번철에 지진다.
⑫ 상달의 시루떡:상달의 마지막날, 특히 무오일에 시루떡을 쪄서 집집마다 고사를 지낸다. 찰떡 ·메떡 ·수수떡에 콩 ·호박오가리 ·곶감 ·대추 등을 넣어서 찐다. 그리고 무채를 섞어서 무시루떡도 찐다.
6. 중국
일반적으로 찹쌀을 맷돌로 갈아서 그 앙금을 쪄서 만든다. 남방에서는 정월 설날음식으로 설탕이나 호박·무 등을 넣은 떡이 있다. 또 팥이나 고기로 소를 넣어서 거북등 모양으로 된 틀에 넣어서 찐 떡은 아이들의 생일축하떡으로 쓰인다.
고대의 떡은 콩이나 찹쌀로 만드는데, 요즘의 조나 옥수수와 콩가루로 만든 떡과 비슷한 것으로, 모두 가루를 반죽해서 찐 것이었다. 단맛을 내기 위해 대추·밤·엿·꿀 등을 썼다.
7. 일본
주로 찹쌀만을 쓰는 떡이 많다. 민속적으로 떡은 보통음식이 아니고, 신비한 영력(靈力)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한국과 같이 설날은 물론 모든 축일·제일에는 떡을 빼놓지 않는다.
최근에는 즉석떡이라는 인스턴트식품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찹쌀을 켜서 8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온도에서 쳐서 떡을 만들어 가열한 후 롤러 사이를 통과시켜서 건조시켜 분쇄한 것이다.
이것은 찹쌀의 녹말이 이미 알파화(α化)되었기 때문에, 뜨거운 물 또는 찬물로 개기만 하면 금방 친 것 같은 부드러운 떡이 만들어진다. 등산·캠핑 등의 휴대용 식품으로서 환영받는다. 또 여러 가지 첨가재료를 써서 각종 떡을 만들어 주식 대용으로 하기도 하고, 속에 소를 넣어서 간식용 과자로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