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110곳 중 80%
실적 전망치 대거 하향 조정
영업이익 추정치 8.8%나 뚝
기업 펀더멘털 붕괴 가능성에
법적.제도적 지원강화 목소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타격이 확실시되는가운데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덮치면서 2분기 실적마저 대거 '하향조정'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역중단,소비침체, 고용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불거질 경우 일시적 타격이 아닌,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경제 회복의 중추인 기업에 대한 더욱 직접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 추정치가 있는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10곳 중 약 80% 가량인 87곳의 2분기 영업이익이 3개월 전보다 하향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기준 상장사 110곳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22조1433억원으로 3개월 전(24조2761억원)보다 8.8% 줄었다. 특히 유통, 항공, 정유, 석유.화학 등 업종의 실적 타격이 두드러졌다.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47억원에서 현재 영업손실 11억원으로 적자전환됐고, 롯데쇼핑은 영어이익 추정치가 3개월 전보다 23.4% 감소했다. 교류가 마비되면서 항공업계에서도 제주항공이 3개월 전 영업손실 157억원에서 현재 영업손실 추정치 326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고, 대한항공 역시 3개월 전 영업이익 추정치 588억원에서 86억원으로 85.5%나 줄었다. 유가가 급등락하는 등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정유 기업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도 에쓰오일이 3개월 전 대비 48.9% 감소했고, SK이노베이션이 3개월 전 대비 56.3% 급감한 상태다. 대한유화(-39.9%), 롯데캐미칼(-37.8%), LG화학(-30.3%) 등 석유화학 기업도 3개월 전 대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하향조정됐다.
1분기 실적 전망은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5일 기준 상장사 111곳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7조3743억원으로 3개월 전의 추정치 21조3928억원에서 18.8% 쪼그라들었다. 111곳 중 93곳(83.8%)이 3개월 전보다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줄거나 '적자전환' 또는 '적자확대' 상태다. 이에따라 기업 신용등급 하락도 줄을 잇고 있다. 최근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손해보험의 보험금 지급능력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낮췄다. 앞서 대한항공 선순위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은 BBB+로 평가하고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올렸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끊기고, 글로벌 밸류체인이 무너지면서 '살아남는 것'이 현안이 됐다"며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으로 소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정부가 기업 생존을 위해 생산자인 기업에 더욱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하는 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문화일보 2020년 3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