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사랑”(마태 15:21-28)
이현우 요한 신부 / 초평교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말씀드립니다. 한창 기승을 부리던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인 듯한 요즘.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즐겁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문득 “엄마”가 떠오릅니다. “엄마”를 떠올리면 애틋한 마음도 들고, 억척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원망하기도 하고, 동시에 가슴 한켠이 먹먹해지고, 눈이 시큰해집니다.
말씀 속 가나안 여인, 이 여인은 딸을 둔 엄마입니다. 그런데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딸이 언제부터인지 아주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은 미친 사람처럼 날뛰다가도 어느 날은 병든 닭처럼 시름시름 앓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내 딸이 마귀에 들렸다고 수군거립니다.
그때 마침 이스라엘에 예수님이라는 분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아픈 사람도 낫게 해주고, 마귀도 쫓아내 주신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이 예언에 기록된 메시아라는 소문도 듣습니다.
그 놀라운 소식은 이 엄마에게는 하늘에서 내려온 한 줄기 빛이었습니다. ‘아 예수님께 청하면 내 딸이 나을 수 있겠구나.’
엄마는 수많은 군중 틈바구니를 헤집고 예수님께 도움을 청하고자 안간힘을 씁니다. 그러나 그분은 어쩜 이리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실까요.
하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엄마의 마지막 희망 하나뿐인 동아줄이기 때문입니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도와주십사 소리치지만, 응답이 없습니다. 그러나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내 딸을 낫게 해주고 싶으니까 제발 살려달라 매달립니다.
그런데 그분은 안 된다고 합니다. 해줄 능력은 있지만 해줄 수 없다고 합니다. 이대로 포기해야 할까요?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왜요? 내 딸을 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내 딸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이대로 계속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자존심 따위는 내 사랑하는 딸을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엄마의 사랑에, 그 엄마의 간절한 애원에 예수님도 탄복하십니다.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 교회에도 엄마들이 많습니다. 심방 때 어머님들께 기도 제목을 물어보면 항상 엄마들의 기도 제목 1순위는 내 자식들 건강하고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에 가장 가까운 사랑이 바로 엄마의 사랑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에서 엄마의 간절한 사랑이 예수님이라는 희망을 만났고 그분을 절실히 믿음으로서 오늘의 기적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 기도드리는 어머님들 존경합니다. 어머님들의 기도에 예수님께서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 네 소원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응답하실 것입니다. 이번 한주는 하늘이든 땅이든 그 어디서라도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있는 엄마를 위해 기도하는 한 주가 되시길 축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