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맑은 날입니다. 몸 컨디션은 좋은데 숍에 스텝이 없어서
한가하게 산책이나 나갈 수 없는 처지라 잠깐 신안아파트에 들렸어요.
어머니께서 설사를 하셔서 용안이 많이 핼쑥해 보였어요. 하필 정월
대보름 날 설사가 찾아와 올해는 찰밥도 하지 않았다고 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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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나오는 영화를 한참 보다가 숍으로 들어왔어요. 아이유가
조정석과 러브라인도 했었네요. 조정석은 거미를 거머쥔 것만으로
우리들의 스타입니다. '최고다 이순신(2013)'은 언제적 드라마인가요?
오메, 우리 이 여사님은 연속극을 저리도 재미있게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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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아저씨'때 보다 대사량이 많고 연기력도 좋아 보였는데
막내가 '아저씨' 전에 나온 드라마라고 하더이다. 7080곡을 리메이크
해서 '국민 연인'으로 성장한 아이유를 저도 좋아하기로 했어요.
'잊혀진 계절'과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한 번 보시면 국민여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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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의 매력에 푹 빠질 것입니다. 아이유보다 더 귀여운 모친께서는
배우, 나레이터, 감독까지 당신 혼자서 다 하십니다. 센스가 얼마나
빤스고 촉이 빠른지 과연 형사답습니다. 웬만해선 울 어머니 독백을
좇아가기 쉽지 않아요. 영화광인 저도 드라마에 몰입하려면 10편 이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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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야 하는데 울 어머니께선 노인네가 어쩜 저리도 빨리 적응하실까요?
스토리에 인물의 동선까지 다 파악하고 있어요. 어머니손이 아직도
따뜻하고 예뻐서 한 컷 찍었어요. 어머니의 못다 핀 사랑은 어떤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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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경에 에스더에게 문자가 왔어요. "아빠 사랑이란 게 있어요?
있다면 그게 어떤 형태일까?" "그러게 새벽에 사랑 타령이라 ㅋㅋ"
"사랑이라고 하면서 이기적인 자기해소만" "사랑이란 극히 개인적인
거라서 네 마음 가는 대로 정의 내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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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뭐여요? 극히 개인적인 형용사나 단어로" (중략) "뭐하냐고
묻는 줄 알았어. 미안" '괜찮아 그게 뭐라고 일하는 중?"
"한 아이가 또 날랐어. 어떻게 돌파할까 구상 중" "내가 가 봐야겠고 만
왜 날랐다고 생각해?" "몰라요. 더 좋은 곳이 있다고 생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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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성이란 원래가 어려운 것이고" "내 생각엔 갈 놈 가라야 괜찮아?"
"맞아 그래서 화도 안 나. 아빤 현장에서 보니까 딸내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맙고 대견스러워. 직장생활보다 사업이 더 힘들거든"
"사업은 내 손 그 자체야. 대견스러울 것 없어. 아빠보다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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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버텨내는 건데, 무조건 버틴다고 다 되는 건 아니고 내가 우량
주(발전하는 것)로 버텨야지 열매가 있다고 봐" "난 버틸 거야"
“누가 그러는데 불량 주를 백날 가지고 있어봐야 소용이 없대요.
하지만 우량주는 언젠가는 반드시 치고 오른다고 하더라. 물론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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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니까 계속 버텨야 해요" "은지가 나더러 그만 참고 보여주래.
아무것도 없는데 ㅋㅋ" “은지 얘기는 뒤로 미루고 사랑타령이나 좀 더
해보자구나. 사랑의 가치는 모호성이 아닐까? 배신, 불신, 상처 범벅이지만
그래도 다음 패가 여전히 궁금하거든. 존재감이란 놈도 놈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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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하려는 버릇을 아직까지 못 고친 탓도 있을 거야. 아빠는 내 사랑에
대해 점수를 먹이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분명한 건 가성비가 안
나와도, 속아도, 앓이를 해도, 사랑은 하고 살고 싶어, 잘은 모르지만
상대의 이기심이 보인다는 건 네가 계산을 하고 있다는 거고, 결국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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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지망생이지 진행형 사랑을 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어. 사랑의 대상을
찾고 있는지 점검해봐" "사랑이 뭐지......,나는 정말 사랑이 없다고 보여"
"운명처럼 다가온 사랑에 의미를 두고 공을 들여서 꽃을 피워봐. 아비가
팁을 하나 주면 남자는 어떤 식으로든 존경받길 원한단다. 나이가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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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라도 존경하지 않는다면 싫어해요. 인생살이가 복잡 미묘해서 일관성
찾기가 쉽지 않지만 특히 에로스는 변덕이 심해요." "변덕쟁이라도 본질
앞엔 다 똑 같아. 쳇." "글이 두서가 없다만 나름 공주가 행복해지라고
진심을 담았으니 숙고하시라. 수고 말고 숙고." 사랑한다. 내 딸 에스더.
2022.2.16.WED.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