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주일 강론 >(10.19.일)
* 예수님은 부활, 승천하시면서 제자들에게 전교의 사명을 주셨습니다. 우리가 받은 전교 사명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기를 간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전교의 주보 성인은 두 명, 1)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축일 : 12/3)와 2) 소화 데레사 성녀(축일 : 10/1)입니다. 두 분 중에 제가 전공한 소화 데레사 성녀의 부모, 루이와 젤리 마르탱 부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돌아가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5년 10월 18일, 교회 역사상 최초로 부부 함께 성인이 되게 하셨습니다. 올해 10월 18일은 마르탱 부부의 시성 10주년입니다.
여기에는 아주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데, 거룩함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루이는 시계 보석상(21년간), 젤리는 레이스 제작자(100명에 1명 날까 말까 할 정도의 손재주를 갖고 있었다), 평범한 직업을 가진 부부였지만, 그들 삶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며 살았습니다.
저는 1998년 3월, 소화 데레사 성녀에 관한 석사학위논문 자료 준비를 위해 리지으에서 20일간 피정하며, 성녀에 관해 연구했습니다. 제가 그 당시 갖고 있던 재산을 다 털어 자료를 모으고, 리지으 베이유 교구의 보좌주교님(기고쉐)을 만나고, 리지의 갈멜 수녀원에도 가보고, 소화 데레사 성녀의 흔적을 찾아갔습니다. 석사학위논문이 어떻게 되어갈지 알 수 없었지만, 한국교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논문을 쓸 수 있길 바라며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마르탱 부부는 17년간 결혼생활 동안 자녀 9명을 낳고, 그중 네 명이 어릴 때 죽는 것을 지켜봐야 했지만, 신앙을 굳게 지키며, 살아남은 다섯 딸 모두 수도자로 키웠습니다. 특히 막내딸 데레사(소화 데레사)는 성녀와 교회박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녀들을 훌륭하게 키운 그들이 동시에 성인이 된 의미를 세 가지로 요약해보겠습니다.
첫째, 마르탱 부부의 시성은 ‘혼인성사의 거룩함’을 보여줍니다. 혼인은 사회적 계약일 뿐만 아니라, 하느님과 맺는 거룩한 계약이기도 합니다. 그들의 결혼 생활은 서로를 향한 깊은 사랑과 존중, 하느님을 중심에 둔 삶으로 가득했습니다. 혼인 생활의 위기 상황 중에 있는 오늘날 우리 부부들이 정말로 본받아야 할 모습이었습니다.
둘째, 그들은 ‘가정이 첫 성소의 학교’임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 가족은 매일 새벽 05:30 미사에 참례하고, 가족기도를 바치며, 수도성소를 풍성하게 낳았습니다. 살아남은 딸 다섯 명 모두 수도자가 된 것은 부모의 열렬한 신앙교육 덕분이었습니다.
셋째, 마르탱 부부는 사제도, 수도자도 아니었지만, 복음을 열정적으로 살았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아낌없이 돕고, 병자들을 위로하며 이웃사랑을 끊임없이 실천했습니다.
마르탱 부부의 시성 10주년을 맞아, 부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자녀에게 신앙을 전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인데, ‘전교’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듭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종교 이야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겠지만, 전교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시다!
전교는 다른 사람들에게 신앙을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괜찮은 식당이나 카페가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 그 식당과 그 카페 좋다며 가보라거나 함께 가려고 하겠죠? 저는 경산의 여러 식당, 신식반점, 우리콩두부, 콩누리, 등대활어아구, 윤가네곤드레밥, 다담들한식뷔페 등과, 브리프저니의 커피를 좋아하고, 교우들과 종종 함께 갑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전교는 내가 체험한 하느님의 사랑을, 내 삶을 변화시킨 복음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겁니다.
어떤 청년은 직장에서 유일한 가톨릭 신자였는데,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전교했습니다. 그는 점심 때 혼자 식사하는 신입사원을 찾아가 함께 밥을 먹었고, 야근할 때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커피를 건넸습니다. 실수한 후배가 혼날 때 함께 책임을 졌고, 회식 자리에서 술 못 마시는 사람을 배려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누가 “너는 왜 그렇게 사니?”라고 묻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는 가톨릭 신자인데, 예수님이 그렇게 살라고 하셨어.” 마침내 그 동료는 예비신자가 되었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진짜 전교입니다. 말만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삶으로 직접 실천하는 것이 전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망설일 때가 많습니다. 확신이 없어서입니다. ‘내가 제대로 믿고 있나?’ ‘내가 무슨 자격으로?’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전교는 완벽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상처받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선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그 상처도 상대방에게 용기와 힘을 줍니다.
둘째, 거부당할까 봐 두려워 전교를 망설입니다. 이상한 사람으로 보일까 봐, 관계가 깨질까 봐 걱정하지만, 건강식품을 추천하고,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이유가 뭡니까? 상대방을 진정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전교는 우리가 아니라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는 단지 도구일 뿐입니다. 우리가 씨를 뿌리면 성령께서 거두실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야 할 일이 세 가지 있습니다.
먼저, 기도합시다. 가족 중에 아직 신앙이 없는 사람, 친구, 동료를 위해 기도하십시오. 기도는 전교의 시작입니다.
둘째, 신앙을 충실히 살아갑시다! 가족에게 친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소 짓고,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합시다. 아주 사소한 것 같아도 이런 모습이 복음입니다.
셋째, 누가 힘들어하면 ‘기도할게요’라고 말합시다. 누가 고민을 털어놓을 때 ‘성당에 가거나 기도하면 마음이 편해질 거예요’라고 말합시다. 혹시 거절당해도 괜찮습니다. 씨앗은 이미 뿌려졌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늘 우리와 함께하시고, 우리를 통해 활동하실 것입니다. 그분의 이끄심에 순응하면 모든 게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멘.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