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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이 들어가 영양이 풍부한 전복미역국 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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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라상 진상하던 기장 미역
- 자연 상태서 키운 로컬푸드
- 조개 중심 육수로 담백한 맛
- 한정식집 못지않은 푸짐한 반찬
- 8시간 숙성한 빈대떡 별미
주말이면 집밥보다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외식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얼마 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연풍광도 즐기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기장을 찾았다. 해안도로를 따라 부산에서 이름난 식당들이 곳곳에 있었다.
■기장미역으로 끓여낸 로컬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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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인 가자미 미역국. |
자주 가는 유명 밥집 말고 건강식으로 먹을만한 게 뭐 없나 고민을 하던 차에 눈에 띄는 건물을 발견했다. 송정의 명물물회, JM커피점 등이 있는 공수마을 입구에 있는 '기장魂(혼) 국보미역'이다. 생일뿐 아니라 평소 자주 먹는 미역국을 전문적으로 판다니 생소했다. 상당수 주부가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메뉴로 꼽는 게 미역국이다. 이런 메뉴로 과연 장사가 될까 싶었는데 식당 안에 들어서자 가족단위 고객들로 1층이 가득 찼다. 식당 내부는 깔끔했고 테이블 위에는 미역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안내지가 깔려있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주방에서 직원들은 주문받은 요리를 내놓느라 분주했다. 사실 기장 공수마을이 미역으로 전국적으로 이름났지만 정작 이곳에서 미역국전문점을 운영할 생각을 한 사람은 없었다. 청정해역인 기장 앞바다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점으로 영양염류가 풍부하고, 수심이 깊으면서 물살이 세고 일조량도 풍부해 미역이 잘 자라는 곳이다. 기장 미역은 세종실록지리에도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다는 기록이 있고 국내 미역 총 생산량의 10% 이내에 불과할 정도로 귀하다. '기장魂 국보미역'은 기장 공수마을 사람들이 키운 미역을 사서 조리하는 로컬푸드 전문점인 셈이다. '기장魂 국보미역' 배태환 점장은 "주민들이 수시로 들러 미역국을 맛보시고 조언을 해주신다"며 "동네 식당에서 미역을 소비하다 보니 질 좋은 재료를 납품해주기 위해 주민들이 더욱 신경 써준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가자미, 조개, 전복 등을 넣은 미역국을 팔고 있다. 가자미미역국은 '국보미역국'이라는 이름으로 식당 대표메뉴다. 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대표 미역국이라니 가자미미역국을 주문했다. 보글보글 끓여나온 '국보미역국'의 뽀얀 국물 사이에 손질한 참가자미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다. 한소끔 떠먹어보니 비릿하지 않고 국물이 담백하고 시원하다. 가자미 살을 숟가락으로 풀어 입바람으로 후후 불어가며 먹으니 흐물흐물 부드러운 생선살이 혀끝에서 녹아난다. 미역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그런데 미역 색깔이 초록색이 아니라 약간 검은색이라 특이했다. 배 점장은 "기장미역은 바닷바람과 햇빛만으로 자연 건조하다보니 검은색에 가깝다"며 "약을 치지 않고 자연 상태에서 키우기 때문에 탄력이 있어 국을 끓여도 제 모양을 간직한다"고 설명했다.
■미역, 여름 보양식으로 일품
바다의 채소라는 미역과 고혈압에 좋은 가자미를 넣은 가자미미역국 한 그릇을 먹고나니 힘이 절로 나는 듯했다. 미역은 단백질, 비타민, 철분, 카로틴이 균형있게 들어 있고 요오드와 칼슘, 식이섬유도 풍부하다. 조개 미역국도 쫄깃하면서도 씹는 맛이 좋아 인기다. 여름 보양식으로 전복 미역국을 찾는 식도락들도 많다. 전복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해산물이다. 전복을 잘게 썰어 미역에 넣는 방식이 아니라 살짝 익힌 전복을 통째로 미역국에 올려 내놓는다. 그래서인지 껍질째 올려진 전복은 쫄깃하고 고소하다. 전복은 너무 오래 익히면 질겨져 맛이 없다. 사실 미역국은 쉽게 끓이지만 맛 내기가 어렵다. 미역과 함께 넣는 주재료들만으로 이렇게 깊고 담백한 맛을 낼 수 있을까 궁금했다. 역시 조개, 버섯 등 각종 야채를 넣은 기본 육수에 그 비법이 있었다. 이 식당에 소고기미역국이 없는 이유기도 하다. 상하기 쉬운 조개를 중심으로 소량의 육수를 정성껏 만들다 보니 소고기 육수까지 만들 여력이 없단다. 미역 씻는 일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 바다에서 바로 건진 미역에는 소금, 새우, 모래 등이 붙어있다. 이를 직원들이 여러 차례 뽀독뽀독 쌀 씻듯 처리해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내야 한단다.
'기장魂 국보미역'은 미역국 전문점이지만 함께 나오는 반찬은 한 상 가득 나와 한정식집 같다. 담백한 김치, 어묵반찬, 두부 외에도 2인 이상 주문 시 나오는 꽁치구이는 짭조름하면서 맛깔스럽다. 무엇보다 이 집의 또 다른 명물인 빈대떡은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숙주, 김치, 쌀 등을 맷돌에 갈아 8시간 이상 숙성해 구워내는 데 술안주로도 좋아 별도 메뉴로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국보미역국(가자미) 조개미역국 각 1만1000원, 전복가자미미역국 전복미역국 각 1만6000원 등. 부산 기장군 공수1길 3.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30분. (051)723-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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