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에는 양쪽 눈이 1.2를 유지할 만큼 어려서부터 시력 하나는 좋다고 자신하며 지냈다. 눈이 급격히 나빠진 것은 1988년 2월부터 40여 일 동안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남미대륙과 대서양 어업현장을 취재하던 때부터다. 그때 한 시간 길이의 프로그램 다섯 편(1편 멀고 먼 배길, 2편 팜파스에 심은 사과나무, 3편 루따 뜨레스, 4편 거듭 태어난 사람들, 5편 띠그레 꼬레아)을 구성제작했다. 시력의 변화가 시작될 즈음에 40일 동안의 해외취재 끝에 매일같이 밤늦도록 원고를 다듬고 그 많은 촬영 테잎을 일일이 모니터링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짜깁기하는 편집에 매달렸다. 첫 방송을 열흘쯤 앞두고는 거의 매일 밤을 세다싶이 했다. 그 일은 남에게 맡길 수도 없고 디지털 편집기가 아닌 아날로그 편집기로 리와인드를 거듭하면서 편집하는 동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편집실에 들어가면 하루 종일 서성거리기를 반복하면서 보안경을 쓰는 일조차 귀찮아 했다. 거의 맨눈으로 편집실 모니터 앞에서 하루 20시간 가까이 일하는 동안 시력은 급격히 나빠졌다.
용접공이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안경을 쓰듯이 TV편집실에서는 보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진종일 창이 없는 편집실의 모니터 앞에 붙어 앉아서 촬영해온 수많은 테잎을 일일이 체크하고 편집하는 일은 거의 중노동이었다. 요즘은 편집기가 디지털이라 필요한 부분을 초 단위로 랜덤편집이 가능하지만 그 때는 다른 테잎에 옮겼다가 다시 붙이고 덮어씌워야 했다. 그 일이 마무리되고 6월부터는 서울올림픽 방송요원으로 차출되어 국제방송센터(IBC)에서 각 경기장으로부터 들어오는 영상 원본을 국내외로 송출했다. 방송기자가 된 이후 1988년은 몸을 제대로 돌볼 겨를 없이 지내는 동안 눈이 나빠진 것 같다. 세월이 지나고서야 직업병의 심각성을 알게 되었으나 그렇게 일하는 동안 금쪽같은 젊음은 지나가고 스트레스만 쌓였다. 눈은 인간의 주된 감각기관이다. 눈을 통해서 외부 세계의 정보를 80퍼센트 이상 받아들인다. 시력을 보정하기 위한 안경은 1280년 이탈리아의 도미니크 수도원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초기 안경은 에메랄드나 크리스털 등을 볼록렌즈로 깎은 원시용 안경이었다.
안경은 15세기 말부터 대량생산이 시작되어 16세기 초에 이르러서는 근시용 안경도 나왔다. 지금 우리가 귀에 걸 수 있는 형태의 태안경은 1746년 프랑스의 광학회사 토민에 의해서 고안되었고, 원시와 근시를 모두 교정하기 위해 만든 원근 양용 안경은 1769년 미국의 벤자민 프랭클린이 만들었다. 안경(眼鏡, glasses)은 눈을 보호하기 위한 눈의 창(窓)이다. 건물의 창은 바람이나 햇빛이 드나들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낸 것이다. 창은 고딕 건물의 스테인드 글라스로부터 평유리를 끼워 장식하듯 안경은 렌즈와 색유리를 끼운다. 원래는 렌즈를 투명한 석영과 녹주석으로 만들었으나 수요가 늘어나면서 광학유리가 나왔다. 유리를 처음 만든 것은 기원전 2500년 경이다. 페니키아인들은 기원전 50년경부터 입으로 부는 관인 취관(吹管)을 발명했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창을 통한 빛의 화려하고 강렬한 효과를 강조하는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 중세의 교회예술은 문맹자를 위한 교훈적인 내용으로 주제는 성서의 해설과 교회나 성인(聖人)들을 주제로 삼았다.
우리나라에 안경이 처음 들어온 시기는 정확하지 않다. <정조실록>에 안경이 200년 전에 들어왔다는 기록을 보면 임진왜란 전에 중국을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우리나라의 안경은 16세기경 정조 이전에 소수의 선비들만 사용하다가 정조시기를 기점으로 널리 퍼졌다. 중국 문헌에는 13세기경 안경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 당시 실크로드를 통해 유럽으로부터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가량이 안경을 쓴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시력교정 및 보완을 위해 안경을 쓰는 사람이 1987년 24.1%, 1997년 37.6%, 지난해에는 47.0%로 늘어났다. 그런데 제대로 닦아서 사용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손과 눈썹, 얼굴에서 분비되는 기름이 하루하루 쌓이다 보면 렌즈가 흐려지고 떠다니는 화장품 성분이 렌즈에 끼어 흐리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안경에 뭐가 묻거나 뿌옇게 보이면 일일이 닦지 않고 숨을 내쉬어 김을 서리게 한 다음 대충 옷자락이나 수건으로 닦아 쓴다. 그렇게 닦으면 안경에 흠집이 생기거나 더 지저분해진다.
안경을 옷이나 냅킨, 물티슈로 닦는 건 한두 번은 몰라도 반복하면 렌즈에 흠집이 생겨 안경의 수명이 줄어든다. 화장지나 천으로 닦는 방법도 잔여물이 남을 수 있다. 렌즈를 깨끗하게 하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흐르는 물에 안경을 씻으면서 손가락 끝으로 주방용 세제 한 방울을 렌즈에 문질러 거품을 내고 물로 헹군 뒤 부드러운 천으로 닦아 말린다. 먼지가 묻어있는 옷깃으로 안경렌즈를 닦는 것은 세척을 결코 대신할 수는 없다. 렌즈가 손에 닿지 않도록 하고 3~4일에 한번은 비눗물에 담가 주는 게 좋은데 비눗물은 주방세제가 좋다. 물에 주방 세제를 조금 풀어서 거품을 내고 여기에 안경을 담가 가볍게 씻어주는데 담글 때 안경을 그냥 퐁당 담그는 게 아니라 안경의 양쪽 다리를 모아서 한손으로 잡아주고 살살 흔들어서 적셔준 다음에 거품을 이용해서 젖은 안경알이나 테 다리등을 살살 문질러 닦아준다. 우리가 샤워를 한 뒤 상쾌하듯 안경도 때때로 샤워를 시켜야 한다. 샤워 뒤의 말끔해진 안경으로 세상을 마음껏 보리라. 볼 수 있는 눈에 다가서는 새 계절의 봄이 펼쳐질 것이다.
첫댓글 당장 실천에 옮겨야 겠네요.^^
이젠 돋보기가 필수품이 되었어요.
나이들어 늙어 가는것도 나쁘지많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이란, 생각하기 나름이니까요.
전 오늘도 무척이나 평온하고
행복합니다.
소소하게 알아가는 기쁨도 큽니다.^^
세제나 비눗물로 씻는 게 안경을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단 안경테가 철제이거나 나사에 녹이 쓸 경우를 대비하셔야겠습니다.
그래도 며느리나 가족들이 한 번씩 챙겨주는 가정분위기가 좋지 않을까요?
늘어가면서 터득하는 생활의 지혜랄까요?
토마스 형제랑 잘 지내십시오.^^*
국장님 안경 관리 잘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성경말씀에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 비유에서
우리가 "보고 알아보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50년 정도 안경을 쓰고있는데, 한번도 샤워를 시킨 적이 없네요...이제 종종 샤워를 시커주겠습니다...^^*
성경말씀처럼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는"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우리 볼 수 있는 눈으로 사실을 보고 진리의 길을 찾아나섭시다.^^*
저리 쉬운 방법을 몰라서 항상 아무것으로나 안경을 닦았네요.
임자 잘못 만나 고생한 내 안경 이제부턴 자주 샤워 시키렵니다.^^
생활 정보를 나눈 보람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