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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화) Daily Golf News
1. 골프장 농약 무분별 살포 - 경인일보
사용량 제한도 없고 국내 정기검사는 연 2회뿐
미국 등 골프 대중화된 국가 / 기준치 정해 사용 엄격 규제
수질오염 방지 법으로 정해 / 한국 관리기준 세분화 필요
골프장에서의 농약 사용은 '필요악'이다. 현실적으로 제초와 병해충 방제를 위해 가장 효율적 수단이 바로 농약 살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가 허술하면 주변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다가 골프장이 주거시설과 인접한 경우 이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련 규제는 너무 허술하다. 법으로 금지한 농약만 사용하지 않으면 마음껏 농약을 사용해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 반면 해외 선진국의 경우 촘촘한 농약 규제로 환경 재앙을 사전에 예방하고 있다.
■ 금지 농약만 안쓰면 된다
= 경기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 도시환경위원회 소속 조광명(화성4)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농약은 모두 26종에 달한다. 하지만 법적으로 금지된 농약은 고독성 농약과 미등록 농약 등 모두 10종에 불과하다.
골프장에서 금지 농약만 아니라면 그 양이 얼마가 됐든 사용하는데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중 4종은 보통독성으로 금지 농약과 비슷한 유해성을 가진다. 농약은 분명 인체에 유해성분을 지니고 있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골프장이 많은 지역이다.
대다수의 골프장들은 금지 농약에서 제외된 다른 농약들로 잔디 관리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따른 토양·지하수 오염 등은 제대로 분석된 적이 없다. 조 의원은 "농약 사용을 무작정 금지하자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종류가 아닌 양에 대한 금지 기준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효율적 규제는 필요
= 골프가 우리보다 먼저 대중화된 미국 등은 대부분 기준치를 정해 농약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농약에 의한 수질오염 방지를 법령화하고, 정기검사 대신 유출수에 대한 기준치를 설정해 이를 규제중이다. 특히 미국은 주정부마다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놓았다.
유럽연합도 같은 방식으로 이를 규제하는데, 규제 항목만 무려 100개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정기검사만 연 2회를 진행하나, 기준치없이 농약 종류별 사용금지로 이를 규제해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주거지역 인근의 골프장에 대해서라도 농약 관리 기준을 세분화하고 친환경 운영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태성 기자 mrkim@kyeongin.com
2.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겨울나기 성금 전달 -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최성범(왼쪽)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경영지원부 국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에서 이태묵 서울 서대문구청 복지문화국장에게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 성금은 지난 '2014 한국 10대 퍼블릭 코스 & 뉴 코스 시상식'에 참여한 골프장 임원과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임직원, 그리고 한국 10대 코스 패널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모금했다.
3. 국군체육부대, 상무골프단 창단 추진 - 뉴스1
국군체육부대는 17일 경북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위해 상무 골프단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국군체육부대에 따르면 내년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할 상무골프단을 창단하기로 하고 선수 선발에 나섰다.
지원자 신청을 받은 결과 국내 프로로 활동하고 있는 허인회, 맹동섭, 박현빈과 국가대표 함정우 등이 대거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재윤 기자
4. 위대한 선수 옆 뛰어난 캐디 알고 있나요? - 주간동아
10월 말 마무리된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든 김효주(왼쪽)와 캐디 서정우 씨.
골프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가끔은 캐디가 더 대접받기도 한다. 국내 여자골프에서 김효주가 10월 말 상금 11억4000만 원을 넘기면서 캐디 서정우 씨가 국내 캐디 최초로 연봉 1억 원을 넘겼다. 대회에 나오는 프로 캐디는 통상 선수가 받는 상금의 10%를 선수로부터 받는데 우승하거나 상위권에 들면 상금의 5~10%를 인센티브로 받는다.
서씨는 2005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코리안투어 신인인 강경남을 도와 그가 톱 10에 8차례 들고 신인상을 수상하는 데 힘을 보탰다. 군 제대 후인 2010년엔 배상문의 캐디로 한일 골프투어에 동행했고 SK텔레콤 오픈 우승을 합작했다. 2012년 8월부터는 장하나의 캐디를 맡아 5승을 합작했다.
올해는 김효주의 캐디로 메이저 3승을 포함한 국내 5승을 거뒀다. 그의 수입을 프로골퍼 상금과 비교하면 여자 투어에서는 34위 박성현(1억1279만 원) 정도, 대회 수가 적은 남자 투어에서는 18위 주흥철(1억1144만 원)과 맞먹는다. 세금을 떼지 않고 보너스를 포함하면 그보다 많아진다. 아쉬운 건 내년이면 김효주가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무대로 떠나 함께하지 못한다는 것뿐이다.
해외에도 선수만큼 유명한 캐디가 있다. 타이거 우즈의 캐디로 유명했던 스티브 윌리엄스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우즈와 함께 메이저 13승을 합작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우즈의 호위무사였다. 워낙 많은 팬이 몰리고 늘 관심의 대상인 우즈였기에 그는 우즈 대신 나서 갤러리의 카메라를 뺏어 던지면서까지 주군을 지켰다. 우즈가 퍼팅라인에서 고민할 때 그의 조언이 승리의 퍼트를 가져온 적도 많다. 2009년 우즈의 불륜 스캔들 이후 사이가 틀어져 애덤 스콧(호주)의 캐디를 하다 지금은 잠정적으로 은퇴한 상태다. 최근엔 우즈와 다시 결합한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선수에게 마음이 잘 맞는 캐디의 구실은 크다. 위대한 선수에게는 항상 뛰어난 캐디가 있었다. 원조 골프 황제 잭 니클라우스에게는 그리스인 캐디 안젤로 아르게아가 있었다. 1963년부터 20여 년 동안 캐디일을 하면서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 44승을 도왔다. 명캐디로 이름을 알렸지만 아르게아는 단 한 번도 니클라우스에게 조언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방송에서 “니클라우스를 위해 하는 게 무엇인가” 하고 묻자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그가 최고 골퍼임을 상기시키고 아직 많은 홀이 남았음을 얘기해준다”고 답했다. 최고 선수에게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캐디가 필요했던 것이다. 아르게아는 99년 프로캐디협회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고 2005년 75세에 간암으로 생을 마쳤다.
톰 왓슨에게는 긴 우정을 나눈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가 있었다. 에드워즈가 1973년 데뷔 3년 차인 왓슨에게 자신을 캐디로 써달라고 요청하면서 이들의 30여 년 우정이 시작됐다. 둘은 찰떡궁합을 보이며 PGA 39승과 1982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브리티시 오픈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2003년 에드워즈가 루게릭병에 걸리면서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왓슨은 루게릭병 재단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시한부 생명의 친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다.
골프사를 훑어보면 뛰어난 캐디 옆에 평범한 선수도 많았지만, 뛰어난 선수 옆에는 꼭 뛰어난 캐디가 있었다.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차장 nhy@golfdigest.co.kr
5.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세계 100대 코스 - 골프다이제스트
골프의 탄생지인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의 스코틀랜드 애버딘에는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된 트럼프인터내셔널링크스, 크루덴베이, 그리고 로열애버딘골프클럽 세 곳이 해안선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북해의 링크스 랜드에 웅장한 모래사구 코스가 낳은 보석들이다. 글_남화영
‘애버딘 Aberdeen’은 홍콩 남서부 해안 도시(중국어로는 ‘샹캉즈’)이자, 태평양을 접하는 미국 워싱턴주 북쪽 끝에 있는 도시이기도 하지만, 원조는 스코틀랜드 동북 해안에 있다.
지난 76년부터 시추가 이뤄진 브렌트유전으로 인해 먼 바다에는 유조선이 항상 떠 있으며 매일 끊임없이 헬기가 오가는 현대 산업도시로 여겨지지만, 애버딘은 7〜8세기부터 성립된 고도 古都다. 12〜14세기에는 스코틀랜드의 왕궁이 있었고, 영국 제3의 어시장이 열리고, 화강암이 많이 나서 18세기 이후 화강암 건축물이 즐비해 ‘화강암의 도시’라는 별명도 있다. 조선과 선박 수리업을 비롯해 다양한 제조업이 발달했으며, 애버딘대학 등 스코틀랜드 북부의 학술 중심지이기도 하다.
도시 역사가 오랜 것은 기후가 좋기 때문이다. 여름은 선선(7월 평균 기온 14.3도)하고, 겨울은 북위 57도지만 꽤 따뜻(1월 평균 3.9도)하다. 여름에 햇살이 길고 오래 가 해안 일대가 휴양지를 이룬다. 잔잔한 바다에 모래 토양, 그리고 해풍이 끊임없이 불어오는 지형이어서 링크스 코스가 나오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애버딘에는 본지에서 올해 2월 발표한 ‘세계 100대 코스’에 드는 해안 코스 3곳이 가까이 모여 있다. 링크스 랜드에 더해 거대한 모래사구(듄스)가 발달하면서 업다운이 특징을 이룬다. 20여 만명이 사는 도시에 50여 개의 링크스 코스가 산재한다. 클럽의 전통도 오래되어 에딘버러와 세인트앤드루스에도 빠지지 않는 골프 도시다.
드라큘라성이 보이는 크루덴베이
애버딘 북쪽 끝에 있는 크루덴베이 Cruden Bay(파72, 6599야드)는 ‘세계 100대 코스’ 70위에 올라 있다. 기록에는 1791년부터 골프를 즐긴 것으로 나오며 현재 위치로 옮긴 것은 1899년이고, ‘골프의 아버지’로 불리는 톰 모리스와 토마스 심슨이 설계했다.
옮긴 이유는 스코틀랜드 철도가 들어서고 크루덴베이호텔을 지으면서부터다. 골프 역사를 살펴보면, 20세기 들어서 영국 골프장은 철길을 따라 주로 발전했다. 철도를 이용하고 묵는 여행객이 시간을 보낼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애버딘은 큰 항구도시였으니 유럽과의 물류 이송도 컸고, 사업가의 왕래가 빈번하면서 철도역 인근에 자연스레 레저 공간이 필요했다. 한국 최초의 골프장으로 알려진 효창원 코스 역시 1900년대 초창기 용산역이 있던 곳에 지어졌다. 오늘날로 비유하면 큰 공항 옆에 골프장이 있는 식이다.
크루덴베이 코스는 길지 않다. 후반에 파5는 하나 뿐이고 파3가 두 개 연속되면서 파70에 전장은 불루 티에서도 6599야드에 불과하다. 짧지만 코스 어느 한 군데 평탄한 곳 없이 마운드가 물결치듯 흐른다. 볼이 굴러 흐르는 곳이면 어김없이 수직벽의 폿벙커가 있다. 게다가 링크스인지라 바람이 이곳저곳 종잡을 수 없게 불면 준비한 볼이 금방 동나고 만다.
현지인들은 그걸 ‘드라큘라가 부리는 심술’이라고 말한다. 특히 전반 홀을 시작할 때면 안개가 잦고 왠지 음산하다. 4번 홀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슬레인성 Slains Castle은 20세기 아일랜드 극작가였던 브람 스토커 Bram Stoker가 쓴 <드라큘라>의 무대였다. 지평선을 이룬 까마득한 들판에 웅장한 성 한 채가 우뚝 놓여 있는 것이 무섭기보다는 차라리 외로워보인다. 그러니 외로운 드라큘라는 골퍼라도 괴롭힐 심산으로 바람을 이리저리 불게하고 볼을 감춰버리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전반 코스는 우울하고, 볼도 잘 잃어버리게 된다.
전망이 좋기로는 9번 홀 티잉그라운드다. 골프장에서 가장 높은 모래 언덕에 있어 주변을 모두 눈 밑으로 내려다본다. 파도는 끝없이 크루덴만으로 치고 들어온다. 하늘은 푸르고 주변은 평화롭다. 전반이 음이라면 후반은 양이다. 후반에 오면 드라큘라의 만행이 골퍼의 심사를 더 이상 어지럽히지 않는다. 티잉그라운드에서 100미터만 걸어가면 바다다. 파도가 불어오는 순풍을 맞으면 기분은 상쾌하다. 13번(파5)부터 15번 홀까지는 해안선 옆으로 홀이 전개된다. 티잉그라운드에서 오른쪽으로는 조그만 백사장이고 갈매기가 날아다닌다.
풀카트인 트롤리를 끌면서 숱한 마운드를 오르내린 라운드의 피로를 클럽하우스에서 풀어낸다. 맥주는 세 가지가 있는데 한참 고민하자니 카운터 아주머니가 벨하벤베스트 Belhaven Best를 꼽으면서 엄지를 치켜든다. 한 모금 들이켜니 맥주 거품이 마치 아이스크림처럼 목으로 쭉 빨려 내려간다. 2.9파운드(4900원)밖에 하지 않는다. 크루덴베이는 주중 그린피 95파운드(16만원)로 착한 편이다.
카트길까지 잔디인 트럼프인터내셔널
보유한 골프장만 17곳에 이른다는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의 스코틀랜드 방문이 요즘 부쩍 늘었다. 올해 아일랜드에서 둔베그 Doonbeg 골프리조트를 사들인 데 이어 지난 4월 말에 스코틀랜드 하부 해안의 브리티시오픈 개최지인 턴베리 Turnberry 리조트까지 인수했기 때문이다. 또한 2년 전 막대한 돈을 투자해 애버딘셔 해안의 엄청난 모래사구 땅인 그레이트듄스에 조성한 트럼프인터내셔널링크스스코틀랜드 Trump International Links Scotland(파72, 7428야드)가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개장할 때까지 여론은 꽤나 시끄러웠다. 거대한 모래사구는 자연보호 지역이기도 했는데 이곳에 거창한 골프 리조트가 떡 하니 들어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트럼프가 풍기는 미국 재벌의 화려하면서도 과시하는 듯한 느낌이 이곳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자신의 어머니가 스코틀랜드 이민자라는 사실을 강조했고, 이 골프장이 생기면서 세계 골프 여행가들의 발길이 급격히 늘면서 상황은 다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골프다이제스트>의 ‘2014년 세계 100대 코스’에서 전통 있는 올드 코스들을 제치고 56위로 튀어 올랐다.
진입 도로부터 남다르다. 4면으로 우아한 장식이 달린 시계 기둥 하나가 길가에 우뚝 서있는 것이 마치 해리포터의 마법 궁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500미터 가량 들어가면 화강암으로 만든 2층짜리 리셉션 겸 게스트하우스가 나온다. 섹시한 8등신 미녀가 시원한 물과 함께 웃으면서 손님을 맞는 것부터 남달랐다. 거기서 다시 해안으로 1킬로미터를 가면 임시 클럽하우스가 나온다. 트럼프는 높은 언덕에 트럼프 스타일의 웅장한 클럽하우스와 함께 골프 빌라를 지을 계획이다.
1번 홀로 나가자마자 ‘우와~’하는 탄성이 나왔다. 페어웨이와 러프, 벙커, 그린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뚜렷했다. 각 요소들이 뚜렷하게 끝 손질 되어 있었다. 홀 옆으로는 거대한 모래사구가 조그만 동산을 이뤘다. 대자연을 배경으로 엄청나게 예쁜 여인이 나를 향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환상에 빠진다.
더 놀란 것은 카트길이었다. 홀을 마치고 다음 홀로 가는데 모든 게 푸른 잔디였다. ‘설마 인조잔디겠지’싶어 잎을 뜯어보았더니 그대로 뜯겨졌다. 그렇게 다음 홀까지 푹신한 푸른 카페트가 이어졌다. 2번 홀도 자연 속에 페어웨이가 놓여 있는 모습이 뚜렷했고, 화려했다. 짧은 파3 3번 홀에서는 그린 옆으로 바닷가 백사장이 열려 있었다. 그린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대자연에 이런 코스가 만들어진 것이 놀라웠다. 하긴 코스 설계가는 3대째 유럽 명 코스를 설계하고 있는 마틴 호트리 Martin Hawtree였다. 트럼프는 코스에 돈을 쓰되 제대로 된 장인을 골라 확실하게 투자를 하는 사람이었다.
트럼프의 신설 코스는 골프의 본령인 ‘파&슈어 Far & Sure’가 확실했다. 페어웨이를 놓치면 볼을 잃어버려야 할 정도로 가혹해야 했다. 언덕에 난 무성한 긴 페스큐와 대비가 되어서인지 페어웨이는 더 부드러웠다. 잘 맞은 볼은 엄청나게 굴렀다. 마치 100년의 오랜 세월의 풍화가 만든 링크스 같았다. 이제 고작 2년이 된 코스인데 말이다. 14번 홀에서는 캐디가 나를 블랙 티로 이끈다. 거기가 가장 높은 지점이었다. 바다와 듄스, 그리고 오솔길 같은 페어웨이가 마치 고흐가 그린 강렬한 풍경화 같았다. 노란색 페스큐와 진초록 페어웨이, 살색 모래사장과 푸른 물결이 강한 경계를 이루면서 내 마음에 꽂혔다.
세계 6번째의 클럽 로열애버딘
항구 도시인 애버딘에서 가장 먼저 생긴 골프 클럽이 바로 로열애버딘 Royal Aberdeen(파71, 6867야드)이다. 클럽 창립이 18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세계에서 6번째로 오래된 클럽이다.
‘로열’이란 호칭은 1903년 에드워드7세 국왕에게 받았으며 특이하게 16번 홀 그린 옆으로 여성 전용 클럽하우스도 별도로 있다. 지난 2012년 ‘미국 제외 세계 100대 코스’에서는 48위였고, 올해 2월에 발표된 ‘세계 100대 코스’에서는 73위에 랭크됐다.
원래는 현재 애버딘 항구 바로 옆의 킹즈링크스(현재 그린피 16파운드의 저렴한 퍼블릭으로 재운영된다) 자리였지만, 그곳은 이후 크리켓, 경마장으로 바뀌면서 골프장은 1888년에 좀 더 위쪽의 발고니 Balgownie 언덕으로 옮겼다. 설계가는 아치•로버트 심슨 형제였고, 1925년 프로 골퍼 제임스 브레이드, 2007년에는 마틴 호트리가 리노베이션했다.
이 코스는 거의 모든 홀에서 바다가 보인다.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내리막 1번 홀이 끝나면,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7번 홀까지 갈매기 날아다니는 해안선을 오른편에 끼고서 위로 올라간다. 듄스 사이로 좁고 울퉁불퉁한 오솔길을 걷는 듯한 홀이 이어진다. 9번 홀이 북쪽 끝이고, 10번 홀부터는 물결치는 듯한 듄스 페어웨이를 타고 돌아 내려온다.
로열애버딘은 ‘볼을 러프 등으로 날렸을 때 5분 동안 찾을 수 있다’는 룰 규정이 처음 생겨난 코스다. 페어웨이는 좁고 러프는 길게 자라나 있다. 그리고 전•후반 대부분의 홀이 다음 홀 티잉그라운드가 이전 홀 페어웨이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앞 팀이 빠져나가야 다음 팀이 티 샷을 할 수 있으니 아무리 시간에 쫓기지 않는 스코틀랜드 골퍼라 할지라도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티 샷 앞쪽 러프에 골퍼가 있으면 기다려야 하는데, 그 한계가 5분이라는 전통이 굳어진 것이다.
스코틀랜드의 골프를 계승한 멋진 링크스 코스인지라 큰 대회도 종종 열렸다. 지난 2011년 워커컵에서는 영국과 아일랜드 연합군이 미국을 눌러 이겼고, 시니어브리티시오픈도 열렸다. 올해는 애버딘애셋매니지먼트스코티시오픈이 개최됐는데 우승자는 셋째 날에 선두로 오른 저스틴 로즈였다.
클럽 전통이 오랜만큼 로열애버딘에는 여성 전용 클럽하우스가 있는 점도 이색적이다. 애버딘레이디스클럽은 1892년 3월14일 킹스칼리지에 다니던 한 무리 대학생이 처음으로 라운드한 뒤로 이듬해 클럽을 형성하면서 만들어졌다. 로열애버딘 옆의 6홀 규모의 여성 코스는 나중에 18홀 실버번 Silverburn으로 개칭했다. 지금은 남녀 모두 두 코스를 번갈아 이용하고 있다.
Information ――――――――――――――――――――――――――――――――
애버딘 Aberdeen
경로 : 인천-런던 경유-애버딘, 시차 : 8시간
골프장 : 총 50여 곳, 모두 부킹 가능
▶크루덴베이 crudenbaygolfclub.co.uk
그린피 95파운드, 세계 100대, 70위
▶트럼프인터내셔널링크스 trumpgolfscotland.com
성수기 195파운드, 비수기 125파운드, 겨울에는 휴장, 세계 100대, 56위
▶로열애버딘 royalaberdeengolf.com
성수기 140파운드, 비수기 70~100파운드 요일 별로 티타임 제한, 세계 100대, 73위
▶킹즈링크스
+44-1224-632-269
그린피 16파운드, 렌탈 클럽과 트롤리 없음
애버딘의 골퍼들
로열애버딘이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코스인데, 그 자리가 지금 퍼블릭인 킹즈링크스 King’s Links(파71, 6296야드)가 있던 곳이다. 현재는 18홀, 6홀 코스와 골프연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애버딘FC 축구 팀의 전당인 피토드리스타디움 옆이다.
바로 옆으로는 항구 갯벌이 이어지는 곳이라 평평한 링크스다. 그린피는 토요일에도 16파운드(2만6000원)에 불과하지만 외부인이 라운드하기엔 그리 쉬운 상황은 아니다. 카트나 트롤리가 없어 클럽을 메고 라운드해야 한다. 도로 옆으로 세 개의 클럽하우스가 나란히 서있다. 본아코드 Bon-Accord골프클럽은 1872년 생겨났으며 칼레도니안 Caledonian골프클럽은 1899년, 노던 Northern골프클럽도 100년이 넘었다. 회원들은 이곳에 자신의 백과 트롤리를 보관해두고서 라운드가 있으면 꺼내 라운드를 했다.
스코티시오픈이 열리던 주 토요일에 칼레도니안의 회원인 데이비드와 짐과 함께 라운드를 했는데, 데이비드는 15년, 짐은 종신 회원이었다. 골프 코스는 하나지만 여기에 회원들이 모이고, 그들이 주변의 퍼블릭을 가거나 모임을 가졌다. 그들은 생전 처음 보는 한국인 골퍼를 맞아 함께 라운드를 해주고 코스를 설명하며 영국의 대표 음식인 피시앤칩스를 흔쾌히 대접하기도 했다. 이제는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둘 다 숀 코너리처럼 멋진 외모에 인자한 미소를 가졌고 친절했다.
그들은 골퍼들의 모임인 클럽을 중심으로 모여서 어울리고 클럽대항전을 벌이기도 했다. 애버딘에 있는 코스는 50여 개가 되기 때문에 골프장 회원이 모이는 것 외에, 골퍼들이 클럽을 만들고, 여러 곳의 골프장을 번갈아 함께 가고, 클럽 대항전을 벌이는 행사도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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