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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에 대한 규정(1-3)
안식일에 대한 규정은 그 자체로는 단순한 휴식의 날을 넘어, 하나님과의 특별한 관계와 신뢰를 나타냅니다. 현대인들에게 이 규정은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과의 경건한 관계를 유지하고, 여유와 쉼의 중요성을 인식하라는 교훈을 줍니다. 또한,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것을 경계하며, 본래의 목적과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해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성경의 원래 의도를 이해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1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모으고 그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명령하사 행하게 하신 말씀이 이러하니라 2엿새 동안은 일하고 일곱째 날은 너희를 위한 거룩한 날이니 여호와께 엄숙한 안식일이라 누구든지 이 날에 일하는 자는 죽일지니 3안식일에는 너희의 모든 처소에서 불도 피우지 말지니라(1-3)
모세는 하나님 앞에 모든 이스라엘을 모이도록 합니다. 이스라엘에게 하나님의 성망을 건축을 전달하며 제일 먼저 안식일에 대해 언급합니다. 안식일에 대해서는 여러 번 되풀이 되었습니다(31:12-17).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명령은 출애굽기에서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20:8; 31:13-16; 35:2-3). 특히 여기서는 안식일이 거룩하고 특별히 “엄숙한 안식일”(샤바트 샤바톤)로 규정됩니다. ‘샤바트 샤바톤’은 해석하기 어려운데, NIV는 이것을 ‘쉼의 안식일’(Sabbath of rest), ESV와 RSV는 ‘엄숙한 쉼의 안식일’(Sabbath of solemn rest), NASB는 ‘완전한 쉼의 안식일’(sabbath of complete rest)로 번역합니다. ‘샤바톤’이 추상명사 ‘안식’을 의미한다면, 문자적으로는 ‘안식의 안식일’일 것입니다. 이 어구가 속죄일에도(레 16:31; 23:32), 안식년에도 적용됩니다(레 25:4).
다른 절기들은 단순히 ‘샤바톤’이라 칭합니다(나팔절, 레 23:32; 장막절, 레 23:39). 안식일은 노동을 금지하고 쉬는 주기적인 휴식의 날이므로, 더 특별한 의미의 엄숙한 쉼이 필요한 날은 아닙니다. 따라서 ‘안식의 안식일’, 의역해서 ‘쉬는 안식일’이 적절한 번역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성막 건설의 선포가 안식일 준수에 대한 명령으로 시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안식일에는 백성들이 성막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는 강력한 경고가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로 안식일과 성막 건설의 신학적 연결고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성막 건설은 어떤 측면에서 두 번째 천지창조이며, 에덴의 건설입니다. 만일 그것이 옳다면, 6일 창조 후 7일째에 안식일이 선포된 것처럼 성막 건설 지침이 의도적으로 안식일과 관련지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31:31에서 설명한 대로 안식일은 영원한 언약의 징표 역할을 합니다. 즉, 안식일은 하나님의 창조와 구원의 징표이자 언약의 기념이었습니다.
그들은 애굽에서 바로의 노예였기 때문에 안식일을 누리지 못하고 쉼 없이 일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은 하나님의 자유인이기 때문에 성막을 건설하고 하나님께 예배하며, 기쁘게 노동을 한 뒤 안식일에 쉼을 가져야 합니다. 본문은 안식일에 노동을 금하고 불을 피우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그러나 안식일을 지키는 것에 대한 더 구체적인 지침들이 필요한데도 구약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백성들의 재량권에 맡기는 듯한 느낌입니다.
구약은 그 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한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체적인 법과 관행, 몇 가지 사례들을 통해 가이드 라인만 제시한 뒤, 노동을 중단하고 쉬는 가운데 알아서 하도록 백성들의 재량에 맡긴 것입니다. 구약에 명시된 몇 가지 금지 사항들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제한적인 금지에 불과하다: ‘음식을 만들지 말 것’(출 16:23), ‘집 밖으로 나오지 말고 각 처소에 머물 것’(출 16:29;레 23:3), ‘불 피우지 말 것’(출 35:3), ‘나무하지 말 것’(민 15:32), ‘장사하지 말 것’(느 13:15-16); ‘짐을 옮기거나 집에서 짐을 밖으로 내지 말 것’(렘 17:21-22,27); ‘오락을 금할 것’(사 58:13).
그러나 후대에 바리새인들은 엄청나게 복잡하고 까다로운 안식일 금지규정을 서른아홉 가지나 양산했는데, 이것은 성경을 넘어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중 어떤 것들은 씨 뿌리기나 추수 등 농사일의 금지나 요리나 옷감 제작의 금지, 빨래 금지, 불을 켜거나 끄는 것의 금지 등과 같은 일상의 크고 작은 노동의 금지가 주를 이룹니다. 특이한 것은 지극히 사소해 보이는 일의 경우 두 차례 행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점입니다: ‘두 끈 만들지 말 것’, ‘두 실을 짜지 말 것’, ‘두 실을 가르지 말 것’, ‘바늘로 두 번깁지 말 것’, ‘두 뜸을 깁기 위해 찢지 말 것’, ‘두 글자를 쓰지 말 것’, ‘글자를 쓰기 위해 지우지 말 것’ 등입니다. 이런 조항들은 또한 각기 상황에 따라 적용을 위한 별다른 지침과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집에서 다른 집으로 물건을 옮기지 말라는 조항의 한 가지 적용으로, 유대인 집주인이 문 밖에 유대인거지가 왔을 때 동냥을 잘못 주면 물건 옮기는 죄를 범하게 됩니다. 만일 거지가 먼저 손을 집 안으로 들이밀면 주인이 동냥을 내서 손에 쥐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주인이 손을 밖으로 내밀고 거지가 동냥을 받아 가면, 이것은 물건을 나르는 죄가 됩니다. 이 규정들은 확대 적용되어 나중에는 더 시시콜콜한 것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행 거리의 제한은 이천 규빗입니다. 즉 안식일에는 이천 규빗 이상 걷지 말아야 합니다(약 900미터). 이것은 여호수아 3:4에서 법궤와 진영 사이의 거리를 이천 규빗으로 둔 것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그 외 옷에 빈대가 있어도 털지 말 것 등 사소한 세부 규정으로 더욱 확대됩니다. 중간기를 거치면서 예수님 당시에 바리새인들과 율법사들이 이 새로운 안식일 조항들로 백성들을 압제하며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을 하고 있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막 건설의 재료들(4-9)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 역시 최고의 품질과 헌신을 담아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각기 다른 재료와 정성의 차이는 그 자체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우리의 예배와 헌신이 진정성 있게 이루어져야 함을 일깨워 줍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에 있어 마음과 태도, 그리고 노력의 질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성막 건설에 사용된 재료들은 당시 가장 귀하고 비싼 것들이었으며, 이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의 중요성과 경외심을 강조합니다.
4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일이 이러하니라 이르시기를 5너희의 소유 중에서 너희는 여호와께 드릴 것을 택하되 마음에 원하는 자는 누구든지 그것을 가져다가 여호와께 드릴지니 곧 금과 은과 놋과 6청색 자색 홍색 실과 가는 베 실과 염소 털과 7붉은 물 들인 숫양의 가죽과 해달의 가죽과 조각목과 8등유와 및 관유에 드는 향품과 분향할 향을 만드는 향품과 9호마노며 에봇과 흉패에 물릴 보석이니라(4-9)
하란(Haran)이 매우 설득력 있게 주장한 대로, 이 품목들 중에서 먼저 등장하는 것이 더 비싸고 귀한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실 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청색 실은 대단히 비싼 실이었습니다. 6절의 “가는 베실”(쉐쉬)은 아마(亞麻)로 알려진 삼대 줄기에서 실을 뽑아 만든 하얀 삼베 천입니다. 이것은 당시 주로 애굽에서 생산되는 고급 천입니다. 염소 털은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이것으로 실이나 천을 짤 수 있었습니다.
해달을 가리키는 타하쉬는 바다 생물인데. 홍해 연안을 비롯해 인도양과 태평양의 오세아니아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분포했던 듀공(dugong)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 동물의 가죽이 매우 질겨서 주로 샌들을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해달이 정확한 번역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이것을 사용합니다. 해달 가죽이 비싸긴 했지만, 하란에 의하면, 숫양의 가죽이 해달 가죽보다 비쌌습니다. 아마도 숫양의 가죽을 고급 염료로 염색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조각목(싯딤나무)은 사막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가시가 많은 나무인데, 벌레가 잘 안 먹고 잘 썩지 않는 단단한 나무입니다. 싯딤은 영어로 아카시아 나무인데, 이것을 ‘아카시아’로 번역하면 혼동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조각목’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8절의 등유는 등잔대의 불을 밝히기 위한 기름입니다. 이 기름은 불순물이 거의 없이 아주 깨끗한 올리브(감람나무) 기름으로 제조했습니다. 따라서 그을음과 퀴퀴한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관유 제조에 필요한 원료들과 향단에 매일 살라 향을 내는 향료가 여러 고급 재료들을 가루로 만들어 제조한 뒤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것들은 매우 비싼 향품들로 아주 강한 향취를 풍겼습니다. 이러한 관유와 향료 제조법은 출애굽기 30:34-36에 상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향은 세 가지를 주성분으로 하여 여기에 소금과 특별한 향료가 가미되었으며, 사사로운 목적으로 함부로 이 향료를 만들면 백성 중에서 끊어진다는 경고가 주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호마노를 비롯해서 대제사장의 복장 중 가장 화려하고 중요했던 에봇과 흉패를 장식할 보석을 준비하라는 명령이 내려집니다.
성막 건설의 품목들(10-19)
우리의 예배와 헌신이 하나님의 거룩함을 반영해야 함을 상기시킵니다. 또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여 공동의 목표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줍니다. 우리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의 뜻에 부합하는 헌신을 실천해야 함을 강조합니다. 이 성막 건축의 재료와 비품 나열은 거룩성의 수준에 따라 정리된 것을 보여줍니다.
10무릇 너희 중 마음이 지혜로운 자는 와서 여호와께서 명령하신 것을 다 만들지니 11곧 성막과 천막과 그 덮개와 그 갈고리와 그 널판과 그 띠와 그 기둥과 그 받침과 12증거궤와 그 채와 속죄소와 그 가리는 휘장과 13상과 그 채와 그 모든 기구와 진설병과 14불 켜는 등잔대와 그 기구와 그 등잔과 등유와 15분향단과 그 채와 관유와 분향할 향품과 성막 문의 휘장과 16번제단과 그 놋 그물과 그 채와 그 모든 기구와 물두멍과 그 받침과 17뜰의 포장과 그 기둥과 그 받침과 뜰 문의 휘장과 18장막 말뚝과 뜰의 말뚝과 그 줄과 19성소에서 섬기기 위하여 정교하게 만든 옷 곧 제사 직분을 행할 때에 입는 제사장 아론의 거룩한 옷과 그의 아들들의 옷이니라(10-19)
위의 여러 가지 재료들로 만들어야 하는 성막 건설의 모든 비품들이 종합적으로 나열됩니다. 이 일의 책임자는 브살렐과 오홀리압이며, 그 외 그들을 돕는 여러 기술자와 지혜로운 자들이 이 임무를 완수하게 됩니다. 나열 순서는 회막 건축에 소요되는 비품들과 재료들이 나타나고, 이어 지성소의 비품들과 내성소의 비품들, 마지막으로 뜰의 비품들로 이어집니다. 이 모든 것들이 거룩성이 높은 순서에서 낮은 순서로 배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성막 건설의 중요성과 그 준비 과정에서의 정성스러움을 강조합니다. 우리는 이 구절을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헌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아야 합니다. 각자의 재능과 자원을 활용하여 하나님의 일을 위한 협력과 헌신을 다하며, 그 과정에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데 힘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정성과 노력을 기쁘게 받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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