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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운면 항리(項里) 1896년 「거제군 민렴전구별완문성책(民斂錢區別完文成冊)」(26)>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이번 지면에는 1896년 거제시 일운면(一運面) 항리(項里, 구조라) 고문서(古文書) 중에 「거제군민렴전구별완문성책(巨濟郡民斂錢區別完文成冊)」을 소개하겠다. 이 문건(文件)은 증빙류(證憑類)의 일종으로, 모두 11면(page)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퇴암(退庵) 이성렬(李聖烈 1865~1907) 관찰사(觀察使)가 1896년 6월 22일, 발급한 문서다. 이 완문성책(完文成冊)은 거제군민이 낸 세금(돈)의 종류(구별)와 금액을 구별하여 증명‧발급해 준 완문(完文)들을 모은 책(冊)이다.
당시 관찰사였던 이성렬(李聖烈)은 1907년 정미7조약으로 군대가 해산되고 국권이 상실되는 위기에 처하자, 초대 부통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이시영(李始榮) 등과 함께 의병을 규합해 독립운동을 펴다 많은 동지가 일경에 체포되자, 이를 비통해 하며 단식 자결한 순국열사다. 그는 망조가 든 조선에서 국가의 제도를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개혁하고자 최일선에서 청렴 강직하게 노력했던 당시 몇 안되는 인물이었다.
○ 다시 언급하건대, 「일운면(一運面) 항리(項里) 거제군민렴전구별완문성책(巨濟郡民斂錢區別完文成冊)」은 1896년(고종33) 경상감사 이성렬(李聖烈 1865~1907)이 거제군민들로부터 거둔 세금(렴전, 斂錢)의 종류와 금액을 항목별로 기록하여 증빙으로 보관했던 고문서다. 당시 거제도 지역의 경제 상황과 세금 징수 체계, 주민들의 부담 등이 담겨 있어, 조선말기 지방 재정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또한 조선 말기 지방 재정 및 행정 실태 연구의 기초 자료와 당시 거제 지역 사회의 경제 구조 파악에 도움이 되며 세금 징수와 관련된 행정 문서 연구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완문성책(完文成冊)은 관찰사가 내린 지시서로,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 2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서문(序文) 격인 장문의 전반부는 지방 행정에 대한 당부의 글이 실려 있다. ‘백성이 곧 나라의 근본임’을 강조하며, 관리들의 수탈이나 부정부패는 법에 따라 엄히 다스릴 것임을 천명하였다. 이는 법치와 교화를 통해 민심을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그다음 후반부에는 「응납질(應納秩)」, 「감성질(减省秩)」, 「고치질(姑置秩)」, 「혁파질(革罷秩)」, 「고복하기(考卜下記)」 순서로 각종 납부해야 할 세금과 잡다한 비용, 그리고 자치 운영 규칙의 목록을 공문으로써 일목요연하게 기재해 놓았다.
○ 당시 국운이 기울어 가는 조선말기, 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고 이후 1896년까지 근대적 개혁운동 갑오경장(갑오개혁)이 끝난 시기에,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목록들을 혁파하고자 이 사료가 작성되었다. 물론 아시다시피 근대적인 개혁은 결국 실패하고 망국의 길로 들어섰다. 당시 이 자료를 발급한 관찰사 이성렬(李聖烈)은 한가닥 희망을 잃지 말라면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前轍之覆 爲後轍之鑑) 법과 교화를 따라 평온을 되찾을 것을 당부하였다. 전철지복 위후철지감(前轍之覆 爲後轍之鑑)은 "앞선 수레가 뒤집힌 바퀴 자국은 뒷수레의 거울(경계)이 된다"는 뜻이다. 즉, 앞사람의 실수나 실패를 교훈 삼아 뒷사람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함을 강조했다.
● 다음 「일운면 항리(一運面項里) 1896년 거제군 민렴전구별 완문성책(巨濟郡民斂錢區別完文成冊)」은 조선 말기 건양 원년(1896년) 6월 22일, 관찰사가 내린 지시서(관문)다. 당시 지방에서 발생한 민란(동학농민혁명)을 수습하고, 법치와 교화를 통해 민심을 안정시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또한 거제군 일운면 항리 마을에서 주민들이 돈을 모아 세금이나 빚을 해결한 과정과 그에 대한 관청의 처결을 기록한 '완문성책(完文成冊)'의 서문 격인 내용이다.
내용인즉, 갑오개혁(1894년) 이후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지방 관리들의 부패와 백성들의 원망, 그리고 이를 조사하여 바로잡으려는 중앙 정부(또는 상급 기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문서는 관리가 공문을 늦게 받았다는 핑계로 계속 세금을 거두자, 백성들이 이에 항의하며 낸 돈의 처리를 확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이에 백성들의 요구 사항(106조 및 7조)을 검토하여 법적으로 정리했으니 이를 따르라는 지시다. 이로부터 "백성은 나라의 근본"임을 강조하며, 관리들의 수탈이나 부정부패는 법에 따라 엄히 다스릴 것임을 천명했다. 또 난을 주동한 이들이 오히려 배운 선비(사류) 계층임을 강하게 질타하며, 이들이 혼란을 이용해 사익을 취한 것을 비판했다. 고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말고(前轍之覆 爲後轍之鑑) 법과 교화를 따라 평온을 되찾을 것을 당부하였다.
**「1896년 일운면 항리(一運面項里) 거제군 민렴전구별 완문성책(巨濟郡民斂錢區別完文成冊)」** 원본(原本)
완문(完文, 공식 확인서)을 작성하여 발급하는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밝힌다. 지금 옛 것을 혁파하고 새로운 것을 보존하며 번거로움을 제거하고 가혹한 것을 덜어내는 '경장신식(更張新式)'은 오로지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이롭게 하기 위한 거사이다. 그 편리함이 민정(民情)에 닿도록 하기 위해, 위로는 공헌(貢獻, 진상)의 절차부터 아래로는 표식(俵殖, 곡식을 나누어 주고 이자를 받는 일)의 부류에 이르기까지 일체를 혁파하여 뿌리와 가지가 남지 않게 하였다. 이로써 백성들이 안락한 지경에서 쉬며 태평성대를 노래하게 하려 함이니, 대개 조정의 높은 덕이 지극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어찌하여 번거로운 폐단은 맑아지지 않고, (임금의)은택은 아래로 미치지 못하는가? 법을 적용함이 너그럽고 문란하여 관리들은 두려워할 줄 모르고, 얽매이고 시달리는 자가 많아져 고통받는 정황이 길가에서도 들려온다. 원망하며 부르짖는 소리가 고소하는 문전에서 끊이지 않으니, 난리가 이어지는 듯하다. 난폭한 무리들이 재앙을 부추기고 어리석은 백성들이 이를 본받으니, 관청은 소란을 막느라 지치고 들판에는 농사를 망쳤다는 탄식뿐이니 아아, 슬프도다!
관청의 정사가 무너진 것인가, 백성들의 습속이 가벼워진 것인가, 아니면 풍속이 어지러워진 것인가? 혹은 관부의 정치가 어긋나서 신뢰와 순응이 화합하지 못하고 군민(郡民)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인가? 화(禍)가 닥치고 안 닥침은 하루아침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니 반드시 그 유래가 있을 것이다. 비록 거친 마을의 짧은 식견을 가진 자라도 나라를 걱정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의리와, 잔인함을 제거하고 인(仁)을 돕는 다스림을 거칠게나마 안다면, 굽은 것은 바로잡지 않을 수 없고 어지러운 것은 다스리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본 고을(本府)의 주사(主事)를 조사원(査員)으로 특별히 파견하여, 본 군의 폐단이 되는 단초를 일체 조사하게 하였다. 보존할 것은 보존하고 제거할 것은 제거하여 소란스러운 실마리와 어지러운 근본을 차례대로 바로잡은 후에 속히 보고하도록 하였다. 이어 조사원의 보고를 접하니 다음과 같았다.
"새 법령(신장)에 기재된 혁파해야 할 여러 조항 중에는, 막론하고 그대로 두는 것도 있고 몰래 숨겨둔 채 존치하는 것도 있습니다. 이미 뿌리 뽑힌 것도 있고 장차 뽑으려 하는 것도 있으며, 이미 거둔 것도 있고 아직 거두지 못한 것도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표식(俵殖)'의 부류입니다. 그 밖에 관례에 따라 거두고 사안에 따라 징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거론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관리들에게 물으니 말하기를, "경장의 마련은 비록 갑오년 겨울(1894년) 공문에서 시작되었으나, 실제로 반포된 것은 병신년 봄(1896년)이었습니다. 그러니 혹 옛 관례를 범한 것이 있다면 이는 실제 법이 형체를 갖추기 전의 일입니다"라고 한다. 백성들의 말을 들어보니 이르기를, "혁파된 것은 비록 혁파되었다 하나 존치된 것은 여전히 남아 있고, 이미 거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이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미 거두고도 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마땅히 이익을 나누어 우리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라고 한다.
관리들의 핑계도 일리가 있는 듯하나, 백성들의 호소 또한 괴이할 것이 없다. 그러나 통틀어 말하자면 관리들은 죄를 범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요, 백성들은 마침 혁파되는 시기를 만나 이미 지나간 일을 책망하니, 어쩌면 '조삼모사'식의 사사로운 마음으로 기쁨과 노여움이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우려된다.
대저 옳고 그름은 비록 지금에라도 조사하여 바로잡을 수 있겠으나, 송사(재판)가 없는 것만 못하다. 그러므로 호(戶)를 결성하는 행렬 외에 (폐단을) 혁파하기 위해 요구한 106조와 잠정적으로 확정한 7개 조항을 판결하여 책자로 만들었으니, 엎드려 준행하고 뒤로 미루지 말라.
이른바 '난동의 괴수(乱魁)'라 운운하는 자들은 모두 이전부터 있었던 일에 연루된 자들이다. 이들은 처음에는 털끝만큼의 잘못도 없었으나, 일의 전후를 구별하지 못하고 노여움을 갑과 을에게 가리지 못한 채, 백성을 모아 난(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마치 밥 먹는 일처럼 여겼다.
참된 백성(眞民)은 나라의 근본이니, 그 근본을 어찌 흔들 수 있겠는가? 법은 천하의 공평한 것이니, 그 공정함을 어찌 사사롭게 할 수 있겠는가? 아전(관리)들이 빙자하여 방종한 일이 있다면 공법(公法)에 근거가 있으니 어찌 온전히 용서하겠는가. 감영에서 철저히 조사한 뒤에 마땅히 별도의 훈령이 있을 것이며, 백성들의 고통(민막)을 기록한 책자에 혹시라도 빠진 것이 있겠는가?
이에 (판결 내용을) 뒤에 붙여(反貼) 내려보내니, 본 군(郡)으로 하여금 각 마을(里)에 나누어 주게 하라. 이 처분을 따르고 잃지 말 것이며, 어리석은 백성들까지도 모두 성스러운 교화의 경지에 젖어 들게 하라.
난동의 괴수라는 자들은 모두 신분이 향렬(鄕列, 지방 유지)에 있고 이름은 사류(士流, 지방 선비)에 속한다. 뜻을 세우고 몸을 다스림에 있어 마땅히 소시민과는 달라야 하거늘, 도리어 어긋나고 패역한 행동이 소시민보다 못하여 기꺼이 난동의 괴수라는 지목을 받으니 어찌 된 일인가.
대저 예(禮)의 큰 근본은 난동을 막는 데(防乱) 있다. 저들이 평소에 지켜온 지조가 진실로 볼 만한 것이 있었다면, 어찌 차마 난동을 재물을 얻는 구멍(貨竇, 재앙의 근원)으로 삼고, 화(禍)를 권력을 휘두르는 자루(權柄)로 삼았겠는가? 이와 같은 악습은 마땅히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풍성한 훈령이 이미 내려와 있다. 앞 수레의 뒤집힘(전철)을 뒷 수레의 거울로 삼아야 하니, 아! 너희 백성들은 이를 좌우명으로 삼는 것이 마땅 할 것이다. 건양 원년 6월 22일 관찰사 [수결/인]
[一運面項里 巨濟郡民斂錢區別完文成冊. 爲完文成給事 今夫革舊存新祛繁除 苛之更張新式 亶出於便民利民之舉也, 爲其便利民情之故 而上而如 貢獻之節 下而若俵殖之流 一切革祛 毋存根枝 使夫民者庶爲休息安樂化域 以詠太平 盖朝家盛德 可謂至矣. 而奈之何煩弊 未澄澤 不下究 敍法寬濫 吏不知懼 纍繁者衆頓普多 喫喫之情 尙聞於岐廉之路 嚾嚾之聲 不絶於告訴之門 繼亂之. 以亂民煽孼 愚民效頻 官厭禦擾之辯 野有失農之歎 噫噫哉. 官政斁歟 民習佻歟 民俗尨歟 抑俯又府政紕繆 信順休洽 未孚於民郡歟 夫禍之作不作 於作之日 盍必有所由自府 雖鹵莾之村 淺短之識 粗知憂國愛民之義 除殘佑仁之治 則枉者不可不矯 亂者不可不正 故以本府主事 特泒査員 使之本郡爲弊之端 一切就査 宜存者存之 可祛者祛之 擾緖亂本 次第歸正後 卽速脩報矣. 旋接該查員所報 則以爲新章所載革罷 諸條中或有存 而勿論者或有隱 而仍存者有已爲拔本者 有將欲拔本者 有已捧者 有未捧者 此等皆俵殖之類也 其他随例随捧随事随斂 未始有擧論是乎所 問之吏則 曰更張磨鍊 雖始於甲冬公文頒下 乃在於丙春 則或者冒犯舊例 實在其左右未形之前 聽之民則 曰革者 雖革存者 尙存捧者 既捧下者 未明既捧未明者 呈我當分利 云則吏之藉口其或似 然民之圭甬 亦或無怪然而統以言之吏 不可曰無犯而亦不可以逃 其罪民則適當求革之會 而責之於既往 恐不無朝三暮四之私 而喜怒則随之矣.
盖比曲直 雖或有辦於今查正 莫若無訟. 故結戶行外以求革一百六條 姑眞七條斷成册子 伏竣反貼 而所謂乱魁云云, 皆事在前等 而此等則初無錙銖之失 事不別前後 怒不分甲乙 聚民作亂認以飯椀是如爲 眞民者邦國之本也 本其可撓乎. 法者天下之公也 公其可私乎. 吏輩藉托縱有 依據公法攸在 豈可全恕 府査究竟後 當有別訓是旀 民瘼成册 其或無遺乎. 玆以反貼下送 令本郡分給各里 依此遵而勿失 使愚夫愚婦 咸霑聖化之地爲旀 乱魁此輩皆身在鄕列 名爲士流 操志律已 宜與小民有異而乖悖之行 反不如小民 而樂蹈乱魁之目 夫禮之大本以防乱也, 若輩之平日操持 苟有可觀寧忍 以乱爲貨竇 以禍爲權柄者哉, 如此惡習合施重勘 亦富有訓令是在果 前轍之覆爲後轍之鑑 嗟爾民庶著爲座銘爲宜者. 建陽元年六月二十二日 觀察使〔押〕]
[주1] 표식(俵殖) : 관청에서 백성에게 곡식을 강제로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폐단 중 하나였다.
[주2] 완문성책(完文成冊) : 조선시대에 지방 관청이나 중앙 관서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게 권리나 자격을 인정해 주기 위해 발급한 공식 문서인 '완문(完文)'들을 하나로 묶어 정리한 책을 의미한다.
[주3] 표식(俵殖) : 재물이나 돈을 '쌓아두고 불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4] 경장신식(更張新式) : "옛것을 고치고 새로운 방식을 세운다"는 뜻으로, 주로 제도나 체제를 새롭게 개혁하는 상황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주5] 권병(權柄) : 권력(權力)으로써 사람을 마음대로 좌우(左右)할 수 있는 힘.
[주6] 전철지복 위후철지감(前轍之覆 爲後轍之鑑) : "앞선 수레가 뒤집힌 바퀴 자국은 뒷수레의 거울이 된다"는 뜻
● 「건양원년(1896년) 6월 거제군민렴구별성책(建陽元年六月日巨濟郡民斂區別成册)」
「응납질(應納秩)」 자료는 당시 백성들의 세금 부담을 명확히 하고, 중간 관리들의 수탈(잡비)을 막으려 했던 지방 자치적 운영 규칙을 잘 보여준다.
「감성질(减省秩)」은 조선시대 지방 관청이나 군진(軍鎭)에서 규정했던 행정 비용 및 수수료 징수 기준을 담고 있다.
「고치질(姑置秩)」은 조선 말기에서 대한제국기 지방 관아의 재무 행정과 관련된 기록이다.
「혁파질(革罷秩)」은 조선 후기 지방 관아에서 정규 세금 외에 백성들에게 온갖 명목으로 거두어들였던 잡세와 가렴주구(苛斂誅求)의 목록이다. 당시의 부패한 관리들이 민간의 고혈을 짜내기 위해 얼마나 다양하고 세세한 명목을 만들어 냈는지를 보여주는 사료다.
「고복하기(考卜下記)」는 19세기 말~20세기 초(대한제국기) 거제군수 이건록과 조사관(사원) 서봉년에게 내려진 공문이다. 당시 지방관과 아전들이 국가 정규 세금 외에 수십 가지 명목(군사비, 행정비, 명부 작성비 등)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관례라는 명목으로 불법 착취하던 각종 잡세와 부당한 비용(명색)을 조사케 하였다. 이에 이러한 '명색(명목)'들을 파악하여 보고하고, 백성들의 고통을 유발하는 부당한 징수를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1) 「응납질(應納秩)」 '마땅히 납부해야 할 항목의 차례(목록)'
*납부 목록(應納秩). •결복(結卜, 토지세) : 1결(結)마다 30냥씩 낸다. 총액을 계산하여 올릴 때, 잡다한 비용(雜費)은 일절 논하지 말 것이며, 해당 마을의 동임(洞任, 마을 책임자)이 차례로 거두어 들인다. •호포(戶布, 집마다 내는 세금) : 한 가구(戶)당 3냥씩 낸다. •[봄에 1냥 5전 / 가을에 1냥 5전] 나누어 낸다.
[結卜每結, 三十兩, 陞總, ┐雜費勿論, 該洞任收納次. 戶布每戶, 三兩, [春一兩五戔/秋一兩五戔]┘]
[주1] 응납질(應納秩) : '마땅히 납부해야 할 항목의 차례(목록)'라는 뜻. 조선시대 관청이나 기영(영문)에서 관리하던 공물 및 세금의 납부 목록 또는 그 장부를 의미함. 질(秩)'은 차례나 목록을 뜻함. 각 고을에서 중앙이나 감영에 바쳐야 할 물목(품목)과 수량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문서다.
[주2] 결복(結卜) : 토지의 면적 단위인 '결(結)'에 부과되는 세금. 1결당 30냥은 당시 화폐 경제가 발달하면서 쌀 대신 돈으로 내는전결(錢結)의 형태를 보여준다.
[주3] 잡비물론(雜費勿論) : 정해진 세금 외에 아전이나 관리가 개인적으로 챙기는 부가적인 수수료나 비용을 절대 받지 못하게 명시한 것이다.
[주4] 동임(洞任) : 마을의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우두머리. 국가가 직접 거두기보다 마을 단위로 총액을 맡겨 거두게 했음을 알 수 있다.
[주5] 호포(戶布) : 조선 후기 군포를 집집마다 부과하던 제도다. 여기서는 1년에 총 3냥을 봄과 가을로 나누어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2) 「감성질(减省秩)」 삭감한 목록
* 서원필채 (서리의 필묵값). 서원(書員)의 필채(필기 도구 및 종이값)는 토지 1결당 2두(두 말)씩으로 정한다. 통일된 규격 말(統斗)에 따라 시행하며, 지위가 높거나 낮은 백성을 막론하고 차례로 거두어들인다.
* 면주인 노세 (면주인의 여비). 면주인(面主人)의 노세(길에서 쓰는 비용/여비)는 여름철에 5도(칼/단위), 가을 조세 때 5도로 한다. 지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가구 수(計家)에 따라 차례로 거두어들인다. 시중에 유통되는 기준(市刀)을 따르며, 이전의 방식(舊式)은 더 이상 시행하지 않는다.
* 옥진장 (감옥 및 군진 공匠 비용). 옥진장(獄鎭匠)은 여름철에 1도, 가을 조세 때 1도로 한다. 가구 수(計戶)에 따라 차례로 거두어들이며, 이전의 방식은 더 이상 시행하지 않는다.
* 면제 대상. 농사를 짓지 않는 집(不農家) 및 다른 집에 얹혀사는 가구(挾戶)는 징수 대상에서 제외한다.
[書員筆債, 每結二斗式, 依統斗施行, 勿論大小民, 收捧次. 面主人路貰, [夏年五刀/秋租五刀], 勿論大小民, 從計家收捧次, 從市刀, 前式勿施次. 獄鎮匠, [夏年一刀/秋租一刀], 從計戶收捧次, 前式勿施次. [不農家及挾戶, /勿論次.]]
[주1] 서원필채(書員筆債) : 하급 관리인 서원들이 공무를 볼 때 드는 종이, 먹, 붓 등의 비용을 백성에게 징수하던 항목.
[주2] 면주인(面主人) : 지방 행정 단위인 '면'의 업무를 서울이나 감영에서 대행하던 사람.
[주3] 노세(路貰/路貰) : 길 위에서 쓰는 비용, 즉 출장비나 여비를 의미함.
[주4] 도(刀) : 화폐나 곡물 수량을 재는 당시의 특수 단위 중 하나임.
[주5] 전식물시(前式勿施) : "이전의 방식은 시행하지 말라"는 뜻으로, 폐단이 많았던 옛 관습을 고쳐 새로운 규정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주6] 감성(减省) : 덜어내다, 줄이다, 삭감하다는 뜻임.
[주7] 협호(挾戶) : 한 울타리 안에 두 집 이상이 살 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얹혀사는 가난한 가구를 뜻함.
(3) 「고치질(姑置秩)」 우선 제쳐 놓은 목록
*군수본전(군수 물자 마련을 위한 원금) 1,020냥 중, 510냥은 원금을 보존하여 이자를 낳게 하고 510냥은 감축하여 없앤다.
*화무세(무당에게 걷는 세금) 쌀 115석 12두 2도에 대해서는, 1석당 10냥씩으로 계산하되 이미탁지부(재무 부처)에서 총액을 파악하여 관리하고 있으므로 우선 그대로 둔다.
*별포답(포수들의 비용 마련을 위한 논) 240마지기는 비록 중앙 부처에서 거두어 관리하더라도, 우선은 별포(포수)들이 농사를 짓게 한다.
*어조전(어장 세금)은 고을에서 관리하여 중앙 부처에 납부하는 것 외에, 그 나머지는 호포(집집마다 내는 군포)의 폐단을 바로잡고 구제하는 비용으로 충당한다."
[軍需本錢, 一千二十兩內, [五百十兩, 存本給利/五百十兩, 減革.] 火巫稅, 米一百十五石十二斗二刀, 每石十兩式兺, 既有度支部執摠, 以去故姑眞. 別砲沓, 二百四十斗落, 雖自京部執去, 姑令別砲耕作次. 漁條錢, 若自邑句管京部上納外, 餘當戶布矯捄次, 漁條價]
[주1] 고치(姑置) : "우선은 제쳐 놓다", "잠시 놓아두고 논하지 않다"
[주2] 감혁(減革) : 덜어내고 없앰.
[주3] 탁지부(度支部) : 대한제국 시기 국가의 재무를 총괄하던 중앙 부처.
[주4] 두락(斗落) : 논의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마지기).
[주5] 호포교구(戶布矯捄) : 당시 백성들에게 부담이 컸던 호포제의 폐단을 수정하고 보완한다는 뜻임.
(4) 「혁파질(革罷秩)」
*혁파한 목록(革罷秩) : 조선후기 진주 민란(1862년) 당시 백성들이 관가에 항의하며 제출한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는 항목들'과 매우 유사한 성격을 띤다. 국가 공식 세금(결전) 외에도 마을 단위로 짚신값, 술값, 횃불값, 심지어 형틀 만드는 비용까지 백성에게 전가했음을 보여준다.
*군사 및 방위 관련 명목(군정)
•보역전(補役錢) 명색 : 군역의 부족분을 채우기 위한 돈.
•균청무망반세전(均廳無亡般稅錢) : 균역청에 납부하는 각종 상세(商稅) 및 운반비 관련 세금.
•각항구폐전(各項俅弊錢) : 각종 폐단을 보충한다는 명목의 돈.
•동하방전(冬夏防錢) : 겨울과 여름의 방비 비용.
•신보향전(新補餉錢) : 새로 보충한 군량미 비용.
•환대전(還代錢) : 환곡을 돈으로 대신 내는 비용.
•사상전(射賞錢) : 활쏘기 시험 때 상금으로 쓰는 비용.
•팔부전(八夫錢) : 여덟 가구당 한 명씩 내는 군역 보조금.
•봉군입번전(烽軍立番錢) : 봉수군이 근무할 때 드는 비용.
•군포전(軍布錢) : 군역 대신 내는 베(布)의 대금.
•신연지엽마태(新延支葉馬馱) : 신임 사또가 부임할 때 짐을 싣는 말과 여비.
*관아 운영 및 행정 비용(전정 및 잡세)
•소차전(疏劄錢) : 상소문이나 문서를 올릴 때 드는 비용.
•조보채(朝報債) 및 신정조보채 : 중앙 정부의 관보(조보)를 구독하는 비용과 그 빚.
•경각사 필봉예목(京各司 筆俸禮木) : 중앙 관청 서리들에게 주는 붓값과 예물용 무명.
•중기전(重記錢) : 장부를 다시 작성할 때 드는 비용.
•호적도감 및 수단(收單) 명색 : 호적을 정비할 때 마을(동임)에서 거두는 수수료.
•장방구류채(杖房拘留債) : 형방이나 장방에서 사람을 구류할 때 뜯어내는 돈.
•구류전 및 신연별형구전 : 형틀을 만들거나 새로 부임한 사또의 특별 형구 제작비.
*공물 대전 및 물품 비용
•진주 궁삭목 등 목가시목(晉州 弓朔木 等 木柯柴木) : 활 제작용 나무 및 땔감 비용.
•춘추등소목전(春秋等燒木錢) : 봄가을 땔감 비용.
•어상전(漁商錢) : 어부와 상인에게 거두는 세금.
•표고전(蔈古錢, 표고버섯), 사부약채전(四府藥債錢, 약재값) : 특산물 징수 비용.
•우피전(牛皮錢) : 소가죽 대금.
•화약전대전(火藥錢代錢), 염초대전(㷔焇代錢) : 화약과 염초를 만드는 재료비.
•축양모대전(蓄羊毛代錢) : 양털 비축 대금.
*접대 및 부역 관련(환대)
•순영춘추납수물(巡營春秋納雖物) : 감영(순영)에 봄가을로 바치는 물품.
•순사본전(巡射本錢) : 순찰 및 사격 훈련 비용.
•각영진상 및 감채전 : 각 군영에 바치는 진상품과 그 빚을 갚는 돈.
•배인량미(配人粮米) : 귀양 온 죄인(배인)이나 죄수를 지키는 자들의 식량.
•도방동거화(路傍洞炬火) : 길가 마을에서 밤에 켜는 횃불 비용.
•기양제(祈兩祭) 아래 기재된 비용 : 기우제 등을 지낼 때 드는 비용.
•면주인/차사 족세 및 주초혜 : 면 주인이나 심부름꾼의 신발값(족세), 술값, 짚신값.
*이자 및 금융 수탈(식리)
•각청식리(各廳殖利) : 관아의 각 부서에서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이자.
•면전(面錢)·동전(洞錢) 식리조 : 면과 마을 단위 공금을 굴려 이자를 내는 항목.
•창공석채(倉空石債) : 창고의 빈 가마니에 대해 물리는 빚.
[補役錢名色 均廳無亡般稅錢 各項俅弊錢名色 冬夏防錢名色 新補餉錢名色 還代錢名色 射賞錢 八夫錢 漁商錢 新延支葉馬馱 巡營春秋納雖物 晉州弓朔木等木柯柴木 烽軍立番錢 春秋等燒木錢 軍布錢 疏劄錢 人口錢 延逢卜馬代錢 蔈古錢 四府藥債錢 農形兩澤錢 結錢元納外戶首雜費 刑房廳稧房米, 三十石, 及各例納物種, 配人保囚店主次. 歲末勘錢 陪持錢 新定朝報債 朝報債 京各司筆俸禮木等錢 扇子竹伐錢 火藥錢代錢 蓄羊毛代錢 負持錢 㷔焇代錢 重記錢 軍餉穀 各營主人及京主人矯捄 巡射本錢 兵料錢 貢參錢 貫繩 官婢萊蔬錢 各營進上及勘債錢 狀頭民各色等下記排斂 配人粮米 倉庫子例納 牛皮錢 各廳殖利各洞分排條 倉磨勘及雜納 杖房拘留債 刑具錢及新延別刑具錢 水軍老頉勘錢 戶長禮木錢 親兵錢 各軍官番錢 京各司上納 補民庫色庫 京上番庫路子 巫夫番錢 100 倉空石債 東軒內衡修理木役條 路傍洞炬火 祈兩祭下記 面主人饒氣及酒草鞋 差使足貰及酒草鞋 官行次各樣供饋 鄕民會下記排斂 摘奸校吏馬貰及供饋 檢督吏校及跟捕將罹馬貰供饋例給 各樣勸善及債助遊街 各場市監考 詳定都監名色 戶籍都監及籍有司名色收單, 必以洞任舉行次. 場市各稅 面主人納各果及眞苽 戶籍收捧時例錢及勘情 各約情駄及勘情 各洞無土微還起卜, 自邑措處次. 邑人耤所捧單例錢 面錢┐ 洞錢┘殖利條 京各部各營府郡, 出使捕卒下記. 各處草料供饋 獵狗匠供饋 飢口時下記 大小站之供]
(5) 「고복하기(考卜下記)」 결부(結負) 변경 목록
친군영에 납부하는 삼수미(훈련도감 유지 비용), 신도포량미(포병 군량미), 호조에 납부하는 결전(토지세), 고을의 요역전(노동력 대신 내는 돈), 승발(공문서 전달) 공사채, 사복시에서 말을 나누어 기르게 하고 받는 대가인 분양마 대전, 봉군전(봉수대 운영비), 유황군전(화약 제조비), 각 기술자들에게 거두는 장인전, 도계수역가(접대비), 수군 및 병영의 세초(매년 군적 확인) 마감 시 드는 비용, 황첨전(죽은 사람이나 어린아이에게 군포를 물리던 악습 관련 비용), 각 영과 각 관청의 식년(3년마다) 호적 대조 비용, 각 영·진의 식년 수군 명단 수정 시 발생하는 채무, 수영의 수군 명단 수정 시 발생하는 채무, 별포(특별 포수)가 출사할 때 면주인(면의 행정 담당자)에게 관례로 주던 채무 명목들... 각 물건의 도(모임)... 어류 등 물품, 일곱 곳 목장의... 목리(목장 관리)들의 침탈과 어지럽힘을 다시 (조사하여) 기다렸다가 알리도록(시정하도록) 하라. 이 외에... 행차 비용 등. 거제군수 이건록(인). 사원 주사 서봉년(인). 관찰사(수결/서명)
[親軍營納三手糧米 訫都砲粮米 戶曺納結錢 邑徭役錢 承發公事債 司僕寺分養馬代錢 烽軍錢 硫磺軍錢 各匠人錢 都界首役價 水軍歲抄磨勘錢 黃簽錢 兵營歲抄磨勘錢 各營各司式年戶籍勘錢 各營鎭式年水軍改都案債 水營水軍改都案債 別炮出使
面主人例□…□債名色 各物都□…□魚屬等物 七牧場□…□牧吏等侵漁, 更待□□, 知委次. 此外□…□行次 巨濟郡守李建祿〔圖書〕 査員主事徐鳳年〔圖書〕 觀察使〔押〕]
[주1] 고복하기(考卜下記) : 결부(結負)에 이동과 변경이 있을 때에 실지(實地)로 이것을 조사하여 문서에 적은 기록.
[주2] 친군영/삼수량미 : 구한말 중앙 군대인 친군영의 유지를 위해 토지에 부과하던 세금.
[주3] 황첨전(黃簽錢) : 어린아이를 군적에 올려 세금을 거두던 황구첨정과 관련된 불법적인 비용을 뜻함.
[주4] 세초마감전(歲抄磨勘錢) : 매년 군인 명부를 작성하고 대조할 때 행정 비용이라며 백성에게 떠넘기던 돈.
[주5] 침어(侵漁) : 관리가 백성의 재물을 낚시질하듯 강제로 빼앗는 행위를 말함.
[주6] 거제군수 이건록(李建祿) : 1896년 초대 거제군수, 1895년 2월28일 ~ 1897년 5월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