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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동영상 https://youtu.be/6Q7ZYkfWv6Q 지금 제주도에는 500여 명의 예멘 사람들이 들어와 있습니다. 난민 심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사람들이죠. 바로 이 사람들이 지금 우리 사회의 뜨거운 관심사입니다. 난민 문제. 사실 지금까지는 다른 나라 일 같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순간이 왔습니다. 오늘 뉴스쇼에서는 이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좀 해 보려고 하는데요. 우리 뉴스쇼 청취자들은 전에 인터뷰를 들으셨기 때문에 아마 이분이 난민 이슈에 관심 많다는 걸 알고 계실 거예요. 바로 배우 정우성 씨. UN난민기구의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배우 정우성 씨 오늘은 스튜디오로 제가 직접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정우성>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정우성입니다. ◇ 김현정> 스타를 만나니까 제가 좀 위축이 되는. (웃음) ◆ 정우성> 아닙니다. (웃음) ◇ 김현정> 굉장히 사실 지금 바쁘세요. 영화가 곧 개봉하죠.
◆ 정우성> 곧 개봉하는 영화도 있고요. 촬영 들어가는 영화도 있고. ◇ 김현정> 촬영 들어가는 영화도 있고 굉장히 바쁘신 와중인데 ‘전화가 아니라 오겠습니다’ 하고 와주셨어요. ◆ 정우성> 대면을 하고 차분히 얘기 나눠야 될 이슈인 것 같아서 제가 스튜디오로 꼭 왔으면 좋겠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김현정> 잘하셨습니다. 우선 우리 뉴스쇼 청취자들께 인사말 한 말씀. ◆ 정우성> 네, 안녕하세요. 김현정의 뉴스쇼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정우성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사실은 영화 홍보를 하러 오셔야 될 분이 무슨 난민 문제를 얘기하러 와? 이런 청취자들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UN난민기구의 친선대사? ◆ 정우성> 네, 맞습니다. ◇ 김현정> 활동한 지 꽤 오래되셨죠? ◆ 정우성> 꽤 오래는 아니고요. 지금 4년 됐고요. ◇ 김현정> 4년 되셨어요. ◆ 정우성> 5년째 접어들어가는 길이죠. ◇ 김현정> 정우성 씨. 사실은 94년도에 데뷔하셨죠, 구미호로? ◆ 정우성> 그렇죠. ◇ 김현정> 그때부터 쭉 지켜봐온 팬으로서. ◆ 정우성> 그랬나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이렇게 오래 활동하면서도 단 한 번의 악플도 안 달리는 배우를 저는 본 적이 없어요. 늘 개념 배우, 국민 배우. 어디 가든 찬사만 받는 배우 아니셨습니까, 솔직히. ◆ 정우성> 모르겠어요. 그런데 칭찬도 뭐... 그랬던 것 같네요. 이번에 좀 난민 문제로 인해서 많이 여러분들이 ‘너 왜 그래, 그러지 마.’ (웃음) ◇ 김현정> 그 얘기 제가 지금 하려고 했어요. 그렇게 항상 찬사만 받던 배우가 이번 난민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니, 정우성이 저런 사람이었어? 이번만은 지지 못 하겠다. 왜 딴 세상 얘기해?’ 이런 악플들이 달리기 시작... 괜찮으세요? ◆ 정우성> 당연히 해야 될 얘기이기 때문에 해야 되고. 이게 난민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 반대한다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난민을 얼마만큼 이해를 하고 있고 난민이 처한 그 어려움. 그리고 사실은 난민은 먼 나라의 이야기잖아요. 그리고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구분도 사실은 일반 사람들은 갖기 힘들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맞아요. ◆ 정우성>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한민국에서 난민에 대해서 반감을 얘기하시는 분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 사회가 불평등했고 또 불안하고 취업난도 있고 그리고 또 아이를 낳기 힘들고 또 아이를 키우기도 힘들고. 그런 사회였단 말이죠. 그런데 이제 갑자기 난민이 딱 다가온 거죠. 그러다 보니까 ‘아니, 난민이 어려운 건 알겠는데 우리의 어려움부터 먼저 해결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이런 마음이 드시니까. 받자, 안 받자 이게 아니라 거기에 대해서 ‘우리가 좀 우선시 됐으면 좋겠어요’라는 그런 바람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 ◆ 정우성> 당연한 것 같아요. ◇ 김현정>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알리고 모르시는 부분들은 알게 해야 할 의무도 있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정우성 씨 이렇게 나와주신 거고요. 저는 또 정우성 씨에게 할 질문들을 좀 모아봤는데 사실은 시중에 반론들이 많아요. 그것들을 좀 모아가지고 왔습니다. 우선 우리 사회로 들어오는 난민들에 대한 정우성 씨의 입장은 뭡니까? ◆ 정우성> 대한민국은 법과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어요. 그 법과 제도 안에서 그들을 심사하면 되는 거예요.‘ 지금 내가 어려운데 무슨 남을 도와?’ 이런 표현은 맞아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또 국제사회 하에 난민지위협약이라는 약속을 해 놨고. 협약은 국가 간의 약속이거든요. ◇ 김현정> 지금 약속을 해 놓은 거죠, 우리는 밖에다. ◆ 정우성> 우리 입장에서만 받자, 안 받자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이슈는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켜가면서, 국내에서의 이런 우려의 목소리를 잘 귀담아 듣고 그런 우려를 최소화하고 불식시킬 수 있는 그런 노력을 지금 동시간대에 해나갈 수밖에 없는 게 이 이슈인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국제사회와 우리와 한 약속도 있고 규칙에 따라서 우리가 정해 놓은 그 법에 따라서, 난민이면 받으면 되는 것이고 난민이 아니면 그분들은 돌려보내면 되는 것이고. 이렇게 하자는 입장이신 거예요? ◆ 정우성> 맞아요. ◇ 김현정> 그런데 난민을 받는 것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제가 해 볼게요. ‘불법 취업하기 위해서 브로커 통해서 이렇게 들어오는 가짜 난민들도 꽤 많다더라. 난민 신청자들이 진짜 난민인지 가짜 난민인지 어떻게 아느냐’? ◆ 정우성> 우리 사회에서도 법률적 지식이 없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돼요. ◇ 김현정> 받죠. ◆ 정우성> 그런데 한 국가를 넘어서 그 국가에 난민 신청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법률 제도에 대한 시스템을 모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거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지금 브로커라는 말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에요. 비단 비행기를 타고 건너지 않는 근접국으로 가는 데에도 브로커들이 존재를 해요. 그런데 사실은.그 브로커가 문제인 거예요. 이 브로커가 법과 제도와 진짜 난민들 사이에서 도울 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그 난민들은 어려움을 안 겪어요. 물론 최소한의 비용은 지출하죠. ◇ 김현정> 수수료는 주는 거고. ◆ 정우성> 그런데 브로커 중에서 굉장히 나쁜 브로커들이 있어요. 심지어 여성들은 인신매매로 팔아넘기기도 해요. 브로커를 얘기하시는 분들은 어떤 의미에서 얘기하시는지 알겠어요. ‘쟤네가 난민이 아닌데 돈을 주고 난민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 브로커를 쓰는 거 아니야?’ ◇ 김현정> ‘가짜 서류 같은 거 만들어주는 사람이 아니야, 그 브로커라는 것이’? ◆ 정우성> 그런데 가짜 서류는 존재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대한민국 법과 제도를 무시하시는 말과 똑같아요. ◇ 김현정> 걸러낼 수 있습니까? 보면 압니까? ◆ 정우성> 충분히 이 사람이 예멘에서 어떤 생활을 했고 그러니까 그걸 입증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심사 과정이 긴 거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렇게들 지금 많이 대기하고 있는 거예요? ◆ 정우성> 그런데 천만다행으로 각자 접근하는 관점이 조금 다른데도 ‘심사 과정이 길다, 줄여라.’ 찬성하는 쪽도 그렇고 반대하는 쪽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의견으로 모아진 것 같아요. ◇ 김현정> ‘줄여라. 왜 이렇게 제주도에 오래 머물게 하느냐, 불편해 죽겠다, 불안해 죽겠다.’ 이런 거잖아요. ◆ 정우성> 그런데 심사 과정이 길고 엄격하기는 해요. 그렇기 때문에 난민 인정률도 낮을 수밖에 없는 거고. ◇ 김현정> 심사 과정을 줄이면 심사가 그만큼 심사가 허술해질 수도 있으니까. ◆ 정우성> 사실은 인력 문제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전국에 38명의 심사관이 있다 보니까. 그리고 거기에는 아랍어를 할 줄 아는 전문 통역인이 필요하잖아요. 전문 통역도 부재했고 그러다 보니까 긴 시간이 소요됐던 게 사실이고. ◇ 김현정> 그렇군요. 말씀을 좀 정리해 보자면 브로커가 있느냐, 없느냐. 개입했느냐, 안 했느냐가 진짜냐 가짜냐를 가리는 기준은 절대 될 수 없다는 말씀이세요. 그런데 ‘브로커를 살 정도의 돈이 있으면 그럼 난민 아닌 거 아니냐?’ 이런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정우성> 그러니까 난민이 모든 재산을 잃은 사람은 아니잖아요. 전쟁의 위기에서 생명에 위협을 받는 사람들인 거지. 그리고 오늘까지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갑자기 총탄과 폭탄의 포화로 인해서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곳에 있으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인 거죠. ◇ 김현정> 정치 난민도 있고 전쟁 난민도 있고 그렇죠. ◆ 정우성> 그리고 그 난민 중에서는, 난민 안에서도 챙겨나오는 자기의 재산도 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 김현정> 그러면 말씀 듣고 보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난민은... ‘보트피플’처럼 보트에 한 30명씩 타고 옷 다 찢어져가면서 와서 겨우 목숨 건지는 가난한 난민의 모습만을 그리게 되는데. 실은 난민에도 부자가 있는 거고. 비행기 타고 올 수도 있고. ◆ 정우성> 산을 며칠씩 넘어서. 산을 일주일, 열흘에 걸쳐서 넘어갈 수도 있는 거고. 그런데 하필 대한민국의 섬, 제주도에 들어올 수 있는 길은 보트를 타고는 여기 못 오죠. 그분들이 공교롭게 말레이시아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던 분들이고. 말레이시아는 난민지위협약 비준국이 아니다 보니까. ◇ 김현정> 나가야 돼요? ◆ 정우성> 3개월이면 바로 강제 추방되는 그런 상황들이 있었을 거고. 예멘이 내전에 휩싸이게 전에 거말레이시아에서 경제 활동을 하시던 분들도 있었을 것이고요. 같은 이슬람국이니까요. 그러다 보니까 이런 저런 각자의 사정이 있어서, 그곳을 통과했거나 그곳에 머물러 있었거나 그런 사람들의 사연이 있는 거지. 마치 대한민국을 오기 위해서 가짜 난민이 말레이시아에 모여서 비행기를 탁 예약하고, ‘저기 가서 불법 취업하면 좀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어’ 이렇게 단면적으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그리고 그분들은 그런 (제주도로 오는 동안) 지출 비용을 다 감당을 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는 지금 생활비가 거의 다 떨어져가고 있잖아요. ◇ 김현정> 예멘에서부터 여기까지가 얼마나 긴 여정입니까? 그걸 오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재산 다 털어서 비행기 타고 도움 받아가면서 이렇게 여러 군데 거쳐서 왔단 말이에요. 오고 나니까 재산이 없는 상태가 된 거다. 혹시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해 놓고 심사 기다리는 분들만나 보셨어요? ◆ 정우성> 제가 이번에 제주포럼에 가서 난민에 대한 얘기를 하고. 그런데 마침 또 제주도니까 제가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그분들을 만났죠. ◇ 김현정> 어떤 분들이에요? 우리가 겉으로 보기에는 500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90%가 남자다. 젊은 남자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더 이상해하는 거예요. ‘가족들이 와야 되는데 웬 젊은 남성만? 결국은 취업하기 위해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 아니야?’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시거든요. ◆ 정우성> 먹고살려면 취업은 해야죠. 그리고 또 우리 국가의 세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들에게 지급하는 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그들에게 취업을 장려할 수밖에 없는 거고. ◇ 김현정> ‘이분들 90%가 젊은 남자라는 얘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순수한 난민이 아니라 취업에 더 방점을 찍은 사람들만 들어오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와요. 한마디로 ‘진짜 난민 아니다.’ ◆ 정우성> 내전에 휩싸이게 시작하면 남자는 징집 대상이 될 수밖에 없죠. 그리고 반군이 어떤 지역을 장악하면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남자를 반군에 들이려고 하겠죠. 그러면 가족을 인질로 삼을 때도 있고요. ‘너 우리랑 싸우지 않으면 가족 다 몰살시켜버릴 거야.’ 그리고 또 반군이 나가서 정부군이 들어오면 ‘너 반군 활동했어?’ 이게 굉장히 6.25 때랑 굉장히 흡사한 상황인 거죠. 6.25 때 서북청년단, 보도연맹 해가지고 이념 색출하겠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을 학살했어요, 군인들이 경찰들이. 그러니까 약간 그런 상황인 거죠. ◇ 김현정> 그 상황을 피해서 온 젊은 남성들. 당연히 타깃이 되는 젊은 남성들이 많다 보니까 자연히 오는 사람 중에도 많아진 거다? ◆ 정우성> 그리고 그 안에는 사실 젊은 남자뿐만 아니라 기자 출신도 있어요. 제가 만난 사람은 2명이 기자 출신이었고. 한 명은 프로그래머였고, 또 한 명은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된 일이었고, 한 명은 또 셰프였고. 그런데 반군에 반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고 생명에 위험을 받았던 기자도 있고. ◇ 김현정> 아주 극단적으로는 ‘이 사람들 중에 테러리스트가 있을 수 있다.’ IS 이런 거 떠올리는 분들. 또 어떤 분들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결국은 한국 사회에서 정착을 제대로 못하고 주변부를 떠돌다가 범죄의 길로 빠져들 수도 있지 않느냐? 프랑스, 유럽 봐라. 유럽이 지금 그런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 않느냐?’ 이런 얘기들 많이 하세요. ◆ 정우성> 범죄자다? 글쎄요, 모르죠, 뭐. 우리 사회에도 범죄자는 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정우성> 그러니까 난민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과장된. ◇ 김현정> 편견? ◆ 정우성> 편견이지만 사실은 굉장히 불행하게도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 게 우리 사회의 문제인 거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또 난민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리하시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굉장히 조금 안타까운. 2007년인가요?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라는 한국 사람이 총기 난사를 했을 때, 그때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한국 사람들은 다 총기 난사범이 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 그러니까 쟤네 한국 애들 조심해’ 이랬을까요? 그러지 않았거든요. 그냥 '그 사람은 미국에 사는 한국계 미국인인 거야.' ◇ 김현정> 한국계 미국인인데 저 사람이 특이한 돌연변이고 저 사람이 문제 있었던 개인이야. ◇ 김현정> 그럼 그들이 적응 못 하고 주변부를 떠돌다가 원래는 안 그런 사람인데 범죄자로 빠져들지 않게 하려면 오히려 일단 난민이 확실한 사람이라고 심사 통과한 사람들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씀이죠. ◆ 정우성> 네. ◇ 김현정> 그러면 이런 반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우성 씨는 부자 아니냐. 어차피 부자 동네에 쭉 사실 분 아니냐. 쭉 살아왔고, 사실 분. 그러니까 치안 문제 걱정 없이 이런 걱정 없겠지만 서민들. 특히 가난한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그 난민들과 계속 부딪히면서 살아야 될 사람들인데.’ 이런 얘기들이 실제로 지금 많이 돌고 있어요, 각종 커뮤니티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우성> 글쎄요. 현실과 많이 멀어진 정우성인가요? (웃음) ◇ 김현정> 지금 정우성 씨가 머리를 긁적긁적 한참 긁으셨어요. 난처하게.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현실과 멀어진 정우성 ◆ 정우성> 글쎄요. 가난을 모른다는 얘기는 좀... 모르겠어요. 가난을 잊었을 수는 있겠죠. 제 어린 시절은 정말 산동네 철거촌을 늘 전전하던 삶이었기 때문에. ◇ 김현정> 철거촌? ◆ 정우성> 네. 그런데 아무튼 그건 지나간 얘기라서 그걸 강조해서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삶을 잘 압니다라고 얘기하는 것도 웃긴 것 같고. 이 난민 문제는 한 개인이나 한 국가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같이 책임을 동반해야 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회적 관심을 얘기하는 거지 여러분에게 책임을 지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거든요. 한 국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그 문제를 같이 공감하고 같이 가져가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는 거지, 여러분들의 어떤 삶의 질과 풍요를 뺏고자 말씀드리는 게 아니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그거네요. 다 일맥상통한 이야기들이에요. 결국은 그들이 이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돌다가 범죄자가 돼서 가난한 동네, 내 옆의 이웃이 되지 않도록. 그렇게 되지 않도록 정부가 우리 사회가 그들을 안아주고 적응시키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이 말씀이신 거잖아요. ◆ 정우성> 계속해서 말씀드리는 게 그것은 법과 제도가 이미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나라에서 그들에게 지출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그들의 취업 문제가 중요한 거고. ◇ 김현정> 그러면 괜찮습니다, 여러분. 난민에 대해서 포용력을 가지고 우리 같이 삽시다라고 계속 이렇게 설득만 할 수 없는 거고 어떤 대안, 어떤 대책이 필요할 거라고 정우성 씨가 장관이 아니신데 제가 그래도 저보다는 우리보다는 조금 더 고민하신 분으로써 어떤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세요? ◆ 정우성> 지금 어떤 대안보다는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나의 관점에 대한 객관성을 서로가 좀 가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그게 충분히 이루어졌을 때 우리 사회가 난민을 앞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해결 방안이 나올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게 가짜 뉴스? 그리고 가짜 난민. 가짜라는 단어가 지금 대두되고 있어요. ◇ 김현정> 화두예요. ◆ 정우성> 그분들은 계속해서 자기가 신뢰를 갖고 정보를 공유하던 커뮤니티 안에서, 그 안에서 얻은 정보이기 때문에. ◇ 김현정> 내가 믿고 있던 사람이 주는 거니까. ◆ 정우성> 그렇기 때문에 그 정보에 대한 신뢰도가 높고 그게 가짜라고 부정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심리적인 상태일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짜 뉴스, 가짜 뉴스 자꾸 가짜, 가짜만 얘기하지 말고 그게 왜 신뢰도가 떨어지는 뉴스인지에 대한 타당한, 맞는 그런 정보들을 계속해서 줘야 될 것 같고. 그리고 가짜 난민이라고 또 발언이 나온다고 해서 인권단체에서 가짜 난민은 없다, 가짜 난민은 없어, 왜 이해를 못 해. 이렇게 자꾸 화만 내지 마시고. ◇ 김현정> 왜 이해를 못 하고 편협한 사고를 갖고 있습니까, 이러지만도 말고. ◆ 정우성> 가짜 난민이 왜 없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서, 난민 심사 제도라든지 이런 거에 대해서 좀 더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알려야 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은 대책을 뾰족한 정답입니다라고 내기보다는 충분히 우리 사회가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소통을 좀 해 보자. 서로 귀 막고 상대가 상대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지난 주말에 찬반 집회 양쪽에서 열렸잖아요. 서로를 반대하는 이 상황 말고 좀 허심탄회하게 풍부한 정보를 듣고 어떤 게 가장 합리적인 방법일까를 찾아보자, 고민해 보자. 지금은 그 시간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 정우성>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서 난민은 난민 문제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우리 사회는 늘 불평등했어요. 불합리했고요. 그리고 상처가 치유 받지 못했던 사회였습니다. 이런 사회적 문제들이 있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갑자기 난민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문제가 커진 것 같은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이런 갈등. 이런 것들도 잘 해결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좀 만들면 좀 더 성숙한 대한민국으로서 국제사회에서 난민을 보살필 수 있는 국가도 될 수 있을 거고. 그리고 사회 안에서 이렇게 소외된 계층에 대한 돌볼 수 있는 성숙한 사회로 갈 수 있는 분위기로 이번 기회로 인해서 만들어나가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오히려 우리 사회가 정말 성숙하게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어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토론이 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청와대도 어떤 입장을 내야 될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 지금은 사실은 좀 보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우성> 볼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이해가 된다? ◆ 정우성> 저는 이해돼요. 저는 이해돼요. ◇ 김현정> 이해가 된다? 얼마나 고민이 깊을까. ◆ 정우성> 왜냐하면 안에서 이렇게 난민에 대해서 반감을 드러내시는 국민들도 있고. 국민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 김현정> 이쪽 얘기도 듣고 저쪽 얘기도 들어야 돼요. ◆ 정우성> 그런데 난민에서 시작된 이 문제를 좀 잘 현명하게 꿰뚫고 나갔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정우성 씨 여러분 만나고 계십니다. UN난민기구의 친선대사. 괜찮으신가 이분. 제가 걱정돼요. 왜냐하면 배우, 가수 이런 분들은 사실 사회적으로 이슈가 첨예한 대립이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제가 질문을 해도 피하세요. 이렇게 저는 스튜디오로 나오시는 분 처음 봤어요. ◆ 정우성> 사실 제 개인 인스타, SNS를 통해서 어떤 분들은 걱정의 목소리, 어떤 분들은 그냥 굉장히 감정적인 원색적인 욕설. 이런 것들을 남기는데. 사실 댓글을 안 보는데 이번처럼 이렇게 여러분들이 보내주는 모든 걸 다 두 번씩 읽고 이분들이 왜 이런 목소리를 낼까. 계속해서 그 이면의 그분들의 감정을 보려고 노력하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아니, 사실 악플 달리면 피하거든요. 일부러 안 읽는 분도 많은데 두 번씩, 세 번씩 읽으세요? ◆ 정우성> 이번 이슈에 대해서는요. ◇ 김현정> 왜요? ◆ 정우성> 분명히 반대하거나 그리고 비판하는 목소리 이면에 감춰진 감정을 봐야지 같이 소통할 수 있잖아요. ◇ 김현정> 이해해 보려고. ◆ 정우성> 네. ◇ 김현정> 와. 정말, 정말 대단한 정우성 씨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에게 쏟아지는 비난도 두 번, 세 번 읽으면서 도대체 어떤 감정일까? 내가 잘못한 건 혹시 없나? 이분들은 어떤 감정이길래 이러는 것인지 이해해 보자라고 연구하고 공부하고 소통하시는 거예요. 앞으로도 사회 문제, 정치 문제 이런 거 툭툭 튀어나오면 소신이 생기면 입장 내실 거예요, 계속? ◆ 정우성> 그래야죠. 저희 세대가 가장 중요한 나이대인 것 같아요. 다음 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지금 저희 세대가 어떻게 목소리를 내고 어떻게 행동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조금 속상한 게 ‘우리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거냐’라는 그런 얘기들을 하세요. 엄마들이. ◇ 김현정> 부모님들이? 우리 정우성 씨는 결혼 안 하셨으니까 애가 없으니까 이해 못 하시지 애 키우는 엄마들은 얼마나 불안한지 아세요, 난민 들어온다고 해서? 이런 얘기. ◆ 정우성>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거 충분히 이해하는데, 저 진짜 대한민국 너무 사랑하고 우리 아이들 너무 사랑합니다. 아마 그 부모님들도 그렇고 이쪽도 그렇고 다 좀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거기 때문에. 지금 6850만 명이라는 난민의 숫자가 집계가 되고 있는데 6850만 명의 개인사를 갖고 있는 각자 다른 삶을 살고 있던 누군가잖아요, 평범한. 우리가 또 그런 어려움을 겪으면 안 되고. 결국에는 난민을 얘기하고 난민을 돕자라고 하는거는 이런 말도 안 되는 분쟁과 전쟁은 없어져야 된다라고 난민들이 얘기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난민에 대한 관심은 그냥 어려운 사람을 돕자라는 그런 단순한 온정의 얘기가 아니라 이 분쟁을 어떻게 하면 없애자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까라는 그런 의사 표명인 것 같아요. ◇ 김현정> 정우성 씨하고 얘기하다가 마지막에는 좀 뭉클해지는데 사실은 UN난민기구 무슨 대사, 친선대사, 홍보대사라고 해도 그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도 많은데. 정우성 씨 보니까 너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계셔서. 아예 본업 접고 이쪽으로 가시는 건 아니에요? 그런 생각은 안 하세요? (웃음) ◆ 정우성> (웃음) 저는 본업이 영화배우이기 때문에, 그리고 영화 얘기를 하는 게 제일 행복해요. ◇ 김현정> 행복해요. 그래요. 이제 오늘은 여러분 난민 인터뷰로 만나셨지만 이제 스크린에서 정우성 씨를 만나셔야 합니다. <인랑> 7월 25일 개봉하는 거 저는 가서 보겠습니다. ◆ 정우성> 감사합니다. ◇ 김현정> 브라운관에서 만나뵙겠습니다. ◆ 정우성> 스크린(웃음) ◇ 김현정> (웃음) 브라운관은 TV군요. 스크린에서, 스크린에서 만나뵙겠습니다. 그래요. 오늘 출연 감사드리고요. 청취자들께 마지막으로 뉴스쇼. 발음 잘하셔야 돼요. 김현정의 뉴스쇼 청취자들께 한 말씀. ◆ 정우성> 청취자 여러분, 인터뷰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쉽지 않네요, 마지막 인사가. 대한민국 역사에 있어서 이렇게 중요한 시기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난민 문제로 인해서 대한민국 안에서의 사회 갈등이 크게 확산되는 건 우리 모두를 위해서 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접하고 계시는 정보. 그리고 말하려고 하는 말이 서로의 눈높이에 맞는지 양쪽에서 다 심사숙고하면서 논의하는 그런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렇게 김현정의 뉴스쇼.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해서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 김현정> 저도 정말 귀한 자리였고요. 여기까지 바쁘신데 나와주신 정우성 씨께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청취자 대표해서 제가 인사드릴게요. 고맙습니다. ◆ 정우성>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영화배우, UN난민기구 친선대사 정우성 씨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CBS 김현정의 뉴스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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