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84
천자문270
동봉
0989어리석을 우愚Stupid
0990어릴 몽蒙Ignorant
0991무리 등等Crowd
0992꾸짖을 초誚Blame
위멍떵챠오愚蒙等诮yumengdengqiao
0989어리석을 우愚Stupid
어리석을 우愚 자는 꼴소리 문자며
마음심心 부수에 획수는 총13획입니다
마음 심장의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과
소릿값을 나타내는 동시에
번거롭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긴꼬리원숭이 우禺로 이루어졌습니다
마음의 움직임이 느리다는 뜻입니다
어리석을 우愚에 담긴 뜻은
1. 어리석다, 우직하다, 고지식하다
2. 어리석게 하다, 어리석은 사람
3. 나, 자기의 겸칭, 어리석은 마음
4. 자신과 관계되는 사물에 붙이는 겸칭입니다
어리석을 우愚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戇 : 어리석을 당
癡 : 어리석을 치
呆 : 어리석을 매/어리석을 태/지킬 보
蚩 : 어리석을 치
芚 : 어리석을 춘/싹 나올 둔
嚚 : 어리석을 은
憃 : 천치 용/어리석을 창/어리석을 송
啉 : 어리석을 림/술 순배 람
㯎 : 어리석을 논 자 등 60여 자가 있습니다
'지우책인명至愚責人明'이란 말이 있습니다
지극히 어리석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남의 잘못을 꾸짖는 데는 밝다는 뜻입니다
내 허물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아예 찾아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리석다는 말의 뜻이 무엇일까요
불교에서는 잘못된 견해를 얘기합니다
탐욕 분노 어리석음을 삼독三毒이라 합니다
탐욕과 분노의 독소는 얘기가 가능하지만
어리석음에도 독소가 있다고요
질량불변의 법칙에서 보면
우주 내에 물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를 어느 한쪽에서 탐욕을 부려 가져간다면
가져가는 쪽과 놓치는 쪽이 균형을 잃습니다
따라서 탐욕은 평등을 해치는 독소입니다
분노도 마찬가지입니다
분노를 불교에서는 진에瞋恚라고 합니다
눈부릅뜰 진瞋에 성낼 에恚 자입니다
진瞋은 언어와 표정으로 분노함이고
에恚는 마음으로 분노함입니다
분노의 독성은 분자分子로 퍼져나갑니다
당연히 독소가 심하겠지요
탐독貪毒과 진독瞋毒의 피해는 당연합니다
그런데 어리석음癡의 독소毒는
탐독처럼 물리적 이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진독처럼 분자로 퍼져나감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리석음이 왜 독이 될까요
어리석음은 길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따라가는 사람들이 길을 모르는 것쯤은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길을 가리키고
길을 인도하는 자가
길을 모르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탐욕 분노 어리석음 가운데
어리석음의 독소가 가장 강하고
분노의 독소가 다음이며
탐욕의 독소는 가장 약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질량은 변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다만 고르게 주어져야 할 물질의 균등이
지역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포되겠지만
이 또한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따라
언젠가는 고르게 고르게 퍼져나갈 것입니다
관련된 한자에 치매癡呆가 있습니다
어리석을 치癡 자에 어리석을 매呆 자입니다
어리석을 치癡는 의심疑으로 병疒이 들었고
어리석을 매呆는 가지木 위의 언어口입니다
나뭇가지木 위에 올라 앉은 입口처럼
상황따라 흔들리고 바뀌는 말이 치매입니다
어리석음이란 확고하게 정해진 길이 없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음입니다
0990어릴 몽蒙Ignorant
어두울 몽蒙 자는 꼴소리 문자며
초두머리艹 부수에 획수는 총14획입니다
덮어쓸 몽冡이 옛글자며
청맹과니 몽矇 어두울 몽懞의 간체자입니다
풀의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와
소릿값으로 '덮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무덤 총冡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덩굴풀의 이름과 소릿값을 빌어
'덮다' '어둡다'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에 담긴 뜻으로는
1. 사리에 어둡다, 어리석다, 어리다
2. 무릅쓰다, 덮다, 받다, 속이다, 입다
3. 괘卦의 이름, 몽골Mongol 등이며
4. 성씨의 하나며 몽괘蒙卦입니다
어릴 몽蒙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䝉 : 어두울 몽과 통하는 자
懞 : 어두울 몽의 본자
矇 : 청맹과니 몽/어두울 몽의 본자
冡 : 덮어쓸 몽/무덤 총의 옛 글자
冥 : 어두울 명/어두울 면
昏 : 어두울 혼/힘쓸 민
昧 : 어두울 매
暗 : 어두울 암 자 등이 있습니다
어른이란 말이 어르다에서 왔듯이
어리다라는 말은 '어린아이'에서 왔습니다
또한 어리석음에서 따온 말이라고도 합니다
어른이란 '어르다' 라는 움직씨에서 왔는데
'어르다'는 남녀의 사랑 행위입니다
혼인한 부부가 사랑의 몸짓을 어르므로써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움직씨의 변천입니다
이에 견주어 '어리다'는 '어림'입니다
어른이 되어 보지 못한 싱글을 포함하여
나이가 어린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저우씽스는 그의《천자문》에서 얘기합니다
첫째는 보고 경험한 게孤陋 없는 까닭이고
둘째는 귀로 들은 게 적은寡聞 까닭이라고요
보고 듣고 경험한 게 적다는 말 속에는
성현의 말씀에도 접한 바가 적다는 것입니다
본 게 적고
들은 게 적고
읽은 게 적고
경험한 게 적다면
몽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저우씽스의 배움이 적었을까요
이 또한 위대한 학자의 겸손입니다
0991무리 등等Crowd
무리 등等 자는 뜻모음 문자며
대 죽竹 부수에 획수는 총12획입니다
관청寺에서 쓰는 서류를
대쪽竹처럼 가지런히 정리하여
순서대로 놓는다는 뜻이 합合하여
'같다' 또는 '등급'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사寺는 일 하다, 일하는 사람, 관청의 뜻이고
죽竹은 일차적으로는 대나무의 뜻입니다
여기서 대쪽簡이란 대나무로 만든 패며
옛날엔 대쪽에 글자를 써서 서류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등等은 관청에서 서류를 정리하다
흩어진 것을 가지런히 하다, 같게 하다
또는 구별한 등급을 가리킵니다
이 무리 등等 자에 담긴 뜻으로는
1. 무리, 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부류
2. 등급, 계급, 순위, 계단, 저울, 따위
3. 분기, 일 년을 4등분 한 3개월씩의 기간
4. 같은 또래, 통틀어, 같다, 차이가 없다
5. 가지런하다, 기다리다, 견주다,
6. 비교하다, 달다, 저울질하다
7.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고자 비교하다
8. 구별하다, 나누다 따위입니다
같은 종류의 사실들이
앞에 열거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말로
우리말로는 '따위'도 풀이되며
기타 등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무리 등等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荨 : 지모 담/무리 등과 통하는 자
䓁 : 무리 등과 통하는 자
彙 : 무리 휘/고슴도치 휘
徒 : 무리 도
部 : 떼 부/거느릴 부
隊 : 무리 대/떨어질 추/길 수
暈 : 무리 훈/어지러울 운
曹 : 무리 조/성씨 조
群 : 무리 군
衆 : 무리 중
輩 : 무리 배
類 : 무리 류/치우칠 뢰
黨 : 무리 당 자 등이 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글이 '무등등無等等'입니다
잠을 자다가도 '무등등' 얘기만 나오면
나는 곧장 일어나 가부좌를 틀고 앉습니다
적어도《반야심경》에서 이 말씀이 갖는 뜻은
반야부 전체 경전을 대표한다 할 것입니다
'무등등'은 '무등이등無等而等'에서
말 이을 이而 자가 생략된 말씀입니다
다시 말해서 반야의 가르침은
매우 신비로운 가르침大神呪이고
매우 밝은 가르침大明呪이고
위 없는 가르침無上呪이고
견줄 수 없으無等면서 두루等한 가르침呪입니다
이를 '견줄 수 없는 가르침'으로 풀었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이렇게 풀고 있습니다
이 풀이는 '위 없는 가르침' 에서 언급되었지요
이미 '위가 없다'는 비교를 떠난 가르침
최상의 가르침으로 다 풀어놓고
다시 '무등등주'를 놓을 필요가 있겠습니까
산스크리트語《반야심경》얘기가 아닙니다
쉬엔짱玄奘Xuanzang의 한역본입니다
어떤 것과도 견줄 수 없는 가르침이란
절대진리絶對眞理an absolute truth입니다
이 절대진리가 절대진리가 되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어디에나 두루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상대적인 세계가 끊어져 손이 닿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진리라도 나와는 상관없습니다
쉬엔짱(602~664)은 이렇게 옮깁니다
'시무등등주是無等等呪'라고 말입니다
견줄 수 없는 무등無等의 가르침이면서
동시에 모든 공간과 모든 시간은 물론
모든 존재 모든 생명 온갖 사물에 이르기까지
다 적용될 수 있어야만 절대진리입니다
따라서 절대란 철저히 상대성이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 박사의 이론을 빌리지 않더라도
가장 온전한 가르침은 가장 일상적이고
최상의 가르침은 가장 편안한 가르침입니다
0992꾸짖을 초誚Blame
꾸짖을 초誚 자는 꼴소리 문자며
말씀언변言에 획수는 총14획입니다
말씀의 뜻을 나타내는 말씀언言괘
소릿값 닮을 초肖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이에 담긴 뜻으로는
1. 꾸짖다
2. 책망하다입니다
꾸짖을 誚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诮 : 꾸짖을 초의 간체자 외에
責 : 꾸짖을 책/빛 채
何 : 꾸짖을 하/어찌 하/멜 하
譴 : 꾸짖을 견
詰 : 꾸짖을 힐/물을 힐
喝 : 꾸짖을 갈/목이 멜 애
罵 : 꾸짖을 매
叱 : 꾸짖을 질
咤 : 꾸짖을 타
訶 : 꾸짖을 가/꾸짖을 하
詈 : 꾸짖을 리
譙 : 꾸짖을 초
咄 : 꾸짖을 돌 등 60여 자가 있습니다
11/22/2016
싸락눈小雪을 맞아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