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을 정치?군사?행정적으로 지도 또는 지휘하는 3대 군사실무기구 즉, 총정치국, 총참모부, 인민무력부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조직은 총정치국이다. 그것은 총정치국이 북한 지도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직과 선전사업을 군대에서 담당하고 군 간부들에 대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북한 군부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위상이 높은 인물이 최용해 총정치국장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이처럼 군 총정치국장이 당(黨)이나 국가에서 겸직했던 직책은 시기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총정치국장 직은 북한 군부에서 가장 핵심적인 직책이 되고 있다. 본고는 북한군 총정치국의 위상 및 역할과 권력승계문제(정성장, 세종연구소)자료를 참고하여 살펴보았다.
당중앙위원회의 지도
개정 헌법 제109조(2009년)는 국방위원회가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사업을 지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군대에 대한 지휘와 군사작전 관련 지시들은 국방위원회가 아니라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나오고 있다.
이는 헌법상 국방위원회의 ‘국가의 전반적 무력’ 지도 권한이 인민무력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국가군사기구’에 국한되고 국방위원회의 기능이 군수보급과 후방사업 등에 초점이 맞추어져있음을 시사 하는 것이다.
북한 헌법이 국방위원회에 대해 ‘국가의 전반적 무력’을 지도하기 위한 수단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은데 비해, 당 규약은 군대에 대한 당중앙위원회의 지도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당 규약 제47조는 “조선인민군 각급 단위에는 당 조직을 두며 그를 망라하는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를 조직”하고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는 당중앙위원회 지도 밑에 사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선노동당이 북한군을 확실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군대의 모든 단위에 당 조직을 설립하고 군대의 최고 조직이며 ‘단순한 협의기관이 아니라 집체적인 군사 정치적 영도기관’인 조선인민군 당위원회를 직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규약 49조는 조선인민군 각급 단위에 정치기관을 조직하고 정치기관인 ‘조선인민군 총정치국’은 ‘조선인민군 당위원회의’ 집행부서로서 당중앙위원회 부서와 같은 권능을 가지고 사업하며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아래 각급 정치부들은 해당 당위원회의 집행부로서 당정치사업을 조직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의해 북한군 총정치국도 당중앙위원회에 직속되어 그 지도 밑에 사업하며 활동 결과를 당중앙위원회에 보고하게 되어 있다. 이처럼 북한군의 ’최고조직(조선인민군 당위원회)‘과 그 ’집행부서(군 총정치국)‘모두를 당중앙위원회에 종속시킴으로써 북한군은 당중앙위원회의 지도와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어 있다.
한편 2010년 개정 당규약 제27조는 당중앙군사위원회가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군사 분야에서 나서는 모든 사업을 당적으로 조직?지도하고 당의 군사노선과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대책을 토의?결정하며 혁명무력을 강화하고 군수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비롯하여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한다고 밝히고 있다.
2010년 9월 이전까지만 해도 당중앙군사위원회는 비 상설 협의기구의 성격을 띠고 있었는데 당규약이 개정되어 “당 대회와 당 대회 사이에 군사 분야에서 나서는 모든 사업을 당적으로 조직지도”하게 됨으로써 상설 지도기관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그리고 “군수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비롯하여 국방사업 전반을 당적으로 지도”하는 권한을 부여함에 따라 국방위원회가 관장하는 국방사업에 대한 지도도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당중앙위원회와 당중앙군사위원회 모두 북한군에 대해 지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이 두 기관 간에 역할상의 차이가 있다면 당중앙위원회의 지도는 주로 정치, 사상, 인사 등의 부문에, 당중앙군사위원회의 지도는 군사노선과 정책, 군수산업 등의 부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최용해 총정치국장을 당중앙군사 위원회 부위원장 직에 임명하면서 이영호 총참모장 겸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정각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호명한 것은 김정일 시대처럼 총참모부와 인민무력부에 대한 총정치국의 상대적 우위를 재확인하는 것이었다.
북한군 총정치국에 대한 당중앙위원회의 지도와 통제는 일반적으로 당중앙위원회 전문부서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먼저, 당중앙위원회(또는 중앙당)조직지도부는 총정치국지도과, 행정과, 간부과를 통해 북한군을 지도?통제하고 있다.
중앙당 조직지도부 총정치국지도과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조직부 당생활지도과를 통해 북한군 지휘관과 정치간부들의 당생활을 지도?통제한다. 그리고 중앙당 조직지도부 행정과는 군 총정치국 조직부 행정과를 통해 군 사법?검찰 및 군 보위사령부(또는 보위총국)를 통제한다. 또한 중앙당 조직지도부 간부과는 군 총정치국 간부과를 통해 군 정치간부들의 인사를 결정한다.
또한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선전부를 통해 군대에서의 선전선동 업무를 지도함으로써 군 간부들의 사상을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당 간부부는 군 총정치국 간부부를 통해 군 지휘관 인사를 결정함으로서 중앙당 조직지도부와 함께 군 간부들의 인사를 담당하고 있다.
총정치국의 조직과 기능
북한에서 군대에 대한 당의 통제는 당조직과 정치기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당조직은 인민군 전체 당조직을 아우르는 인민군 당위원회-군단 당위원회-사단 당위원회-연대 당위원회-대대 초급당위원회-중대 세포위원회 체계로 되어 있다. 그리고 정치기관은 군대의 정점에 총정치국이 있고 군단에서 연대까지 정치부가 있다. 각급 부대의 정치책임자는 ‘정치위원’(대대 및 중대는 정치지도원)이다.
북한군 총정치국의 조직은 총참모부와 인민무력부에서 중대까지 군지휘체계의 구조와 1:1로 대응하도록 전 군대에 조직되어있다. 북한군의 최상층 조직에서 최하부 조직까지 당의 지도와 통제가 이루어지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북한군을 ‘당의 군대’로 유지시켜주는 비결은 바로 이 총정치국의 철저한 통제이다.
총정치국 부서는 조직부, 선전부, 청년사업부(또는 근로단체부), 공장당사업부, 간부부, 교육부, 검열부(또는 검열위원회), 총무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부서는 ‘조직부’이다. 조직부는 인민무력부 청사 2호동에 있다. 인민무력부 청사는 모두 10개의 동으로 구성되어있는데 그 중에서도 2호동은 군 최고수뇌부와 주요 부서들이 있는 청사이다.
2호동에는 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 총참모장, 총참모부 작전국장, 정찰총국장, 총정치국 조직부국장의 사무실이 있다. 부서로는 총참모부 작전국(부대명 제525군부대), 총정치국 조직부(부대명 제528군부대) 등 주요 부서들과 무력부의 모든 공문서를 취급하는 사무처, 변신부(각종 통신 암호를 만들고 관리하는 부서)가 있다. 선전부를 비롯한 총정치국의 다른 부서들은 청사 1호동에 있다.
총정치국은 설립초기부터 당의 제2인자가 책임자가 되어 운영되었고 김정일 시대에는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국방위원회에서도 제1부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에는 당중앙군사위원회에서 총정치국장은 ‘부위원장’직을 인민무력부장은 그보다 낮은 ‘위원’직을 맡는 등 총정치국은 인민무력부보다 높은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총정치국에는 조직부국장과 선전부국장 등이 있어 이들이 주로 총정치국장을 보좌한다.
그런데 2007년 3월부터는 조명록 총정치국장의 와병으로 인해 김정각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총정치국 제1부국장’직에 임명되어 2012년 4월까지 총정치국장의 임무를 대행했다. 2010년 조명록의 사망으로 인해 공석으로 남아있던 총정치국장 직에 2012년 4월 최용해 당중앙위원회 비서가 임명되고 김정각은 인민무력부장으로 승진해 이동함으로써 다시 ‘총정치국 제1부국장’직은 사라지게 되었다.
총정치국의 조직부는 군대 당원들의 당조직 생활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당생활은 크게 조직생활과 사상생활로 구분되는데 조직생활이라면 당조직들과 당원들이 노동당의 규약상 요구대로 각종 당회의를 제때에 소집하고 당회의에 빠짐없이 참가하여 문제 토의에 성실하며 당의 강화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부의 중요 임무의 하나는 군대안의 모든 당조직들과 정치기관이 당 규약대로 활동하는지를 지도, 검열, 통제하는 것이다. 또한 ‘중대장 및 정치지도원대회’ ‘조선인민군 선동대회’를 비롯한 대규모 회의를 계획하고 조직한다.
총정치국의 선전부는 주로 각급 당조직들과 정치기관, 당원들의 사상생활을 책임진다. 사상생활이란 주로 군인들을 김일성, 김정일의 사상과 노동당의 노선 및 정책대로 무장시키고 그대로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당조직들과 정치기관, 당원들이 정치학습(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사상으로 무장시키는 학습, 사회주의애국주의교양, 지주 및 자본가, 제국주의에 대한 증오심을 가지게 하기 위한 계급교양, 전투훈련을 강화하고 전투준비를 철저히 할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와 당중앙의 지시에 대한 학습 등),
강연회 등을 제때에 조직하고 당원들이 여기에 성실히 참가하는 문제, 자체적인 학습 등 정신적으로 무장하기 위한 학습이나 활동을 말한다.(konas) 출처:월간자유
코나스넷 칼럼 김선호(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