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삼성의 ‘처음’이 던지는 경고
오로라 기자
입력 2023.04.10. 00:50
업데이트 2023.04.10. 08:58
“현실감이 없을 지경이지, 이런 충격은 또 처음이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주말 사이 대화를 나눈 여러 삼성전자 직원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처음’이라는 단어를 쏟아냈다. ‘입사 후 처음으로 회사의 미래가 불안해졌다’ ‘처음으로 1등이 아닌 삼성을 상상해봤다’ 같은 말도 나왔다. 반도체 불황 여파로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을 밑돌았다. 한 직원은 “지난 연말에 프린트 용지까지 아끼라는 회사의 말에 반발심이 일었는데, 지금 진행 중인 연봉 협상에서 인상률이 역대 최저로 결정돼도 이해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충격적인 ‘처음’은 또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적인 감산에 나선 것이다. 감산 대상은 역대 최악의 수요 절벽에 시달리는 D램으로, 삼성전자가 지난 1992년부터 단 한 번도 시장점유율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품목이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감산은 시장점유율을 두고 하는 도박”이라 한다. 극약 처방이란 뜻이다. 생산을 줄이면 당장의 적자 폭은 줄일 수 있겠지만, 수요가 회복될 때 공급 물량이 부족해 시장점유율이 떨어질 위험이 높다. 한 번 밀린 시장점유율은 되돌리기가 어렵다. 삼성 내부 사정을 아는 한 증권가 고위 인사는 “삼성 고위층에선 어려움 속에서도 생산을 유지해 다음 ‘업턴’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결국 위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2등 기업’이 될 수도 있다. 뒤를 바짝 따라오던 대만 TSMC가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올 1~2월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주가 늘어나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 늘었고, 올 1분기에만 10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가 예상되는 데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빨라야 하반기에나 풀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TSMC의 매출 격차는 6조원(지난 1월 12일 환율기준)이 넘었지만, 올해는 그 격차가 줄다 못해 역전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토록 휘청거리는 삼성을 겪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라 경제에도 처음 겪는 경고 사인들이 넘쳐난다. 올 1~2월 경상수지는 반도체 직격탄으로 11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경기 후퇴 영향으로 4년 만에 처음으로 세수 펑크 위기를 앞뒀고, 앞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 역시 시간문제다. 제아무리 K팝·K드라마가 성공해도 제조업이 흔들리니 한국 경제는 퍼펙트 스톰을 겪고 있다. 핀란드는 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했던 노키아가 몰락하면서 침체된 경제를 아직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 겪어보는 삼성전자의 위기가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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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각] 삼성의 ‘처음’이 던지는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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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좀도
2023.04.10 03:37:53
삼성의 위기는 대한민국 경제의 위기다. 그 단초는 종북 좌파가 제공했다. 현 정부는 조속히 기업 하기 좋은 풍토 만들어 경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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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由
2023.04.10 02:19:08
문재인과 민주당국회의원들이 원했던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로 한발 더 다가가고 있습니다. 몇년을 오너를 감방에 집어넣고 있었으니 안망하는게 이상한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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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국지사
2023.04.10 06:33:14
이재용 정신차려라. 직원들부터 잘 뽑아라. 블라인드 가보면 대놓고 자기 회사 오너 구속되는거 반기는 좌익들도 있는데, 능력이 다가 아니다. 정치 이념, 지역 출신 가려가며 뽑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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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스박
2023.04.10 08:19:49
침몰은 항상 미세한 부분에서 새는 것 에서부터 비롯된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지금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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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배
2023.04.10 07:28:20
세수와 국력이 어디서 나오는데, 그렇게 못살게 흔드는 무리들은 국가 전복 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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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ch****
2023.04.10 09:13:20
국민들은 과거 5년동안 문재인이 나라의 곳간을 헐고 빚내서 공짜로 주던 달콤한 사탕맛에 젓어서 공짜를 주지않는 윤석열정권을 비난하고 있다 미래세대는 죽든 말든 현재만 잘먹고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다 좌파정권의 공짜에 취해서 다시한번 나라를 빚더미에 올려놓은 좌파 민주당정권이 대한민국을 삼키면 삼성도 현대도 더이상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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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심
2023.04.10 08:26:48
삼성의 위기는 문재인과 그 일당인 더불당에게 책임이 있다. 어리석은 국민들아! 제발 각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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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이할머니
2023.04.10 08:04:04
삼성이 재계1위의 위상을 내놓는다면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뒤떨어진다는 지표라고본다.삼성은 어느 한개인의 기업을떠나 대한민국의 자존심이고 서연을 매기는 척도다.나라가 이사태를 도와야하고 국민모두가 동참해야할것이다.기사에서도 언급된 스페인의 노키아를 반면교사 삼기를 정부와국민들에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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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모별
2023.04.10 07:41:12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제 그렇게 매일같이 삼성을 찍어누르던...지긋지긋한 종북좌파 문재인 정권도 바뀌었으니...잘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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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벌자
2023.04.10 08:29:35
삼성이 이렇게 불구가 된건 문제잉이를 위시한 공산진영의 기업말살정책 때문 입니다. 코로나를 교묘히 이용해 더 피해가 컸습니다. 감옥에간 이재용회장은 촌각을 다투는 경제전쟁에서 할수있는 일이 거의 없었죠. 이젠 좀 내버려 둡시다. 기업 삥 좀 그만 뜯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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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사냥꾼
2023.04.10 09:04:28
관리자가 (비속어/비하) 사유로 100자평을 삭제하였습니다
hduwqjqnnf****
2023.04.10 08:39:04
이런데도 개버린놈의 활개치고 돌아 다니도록 내버려 둘거냐? 여기서 이게 문재인과 무슨 상관?이라던지 윤정권 잘못이라는 우동사리들은 빠져라. 세계적인 불황도 말하지 말라. TSMC는 불황과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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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샘
2023.04.10 10:22:39
문재인 정권 때 삼성을 못잡아 먹어 안달했던 결과의 일부가 아닌가 싶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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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미
2023.04.10 10:02:12
더블당 승냥이 들이 민노총 제단에 구정물 올려놓고 빌던 바가 아니던가? 삼성은 시작일 뿐... 정치 개판 대한민국 언젠가는 이런 사달이 날줄 알았다만, 차라리 잘됐다, 국가 전체가 한번 폭삭 망하고 가난한 나라가 되어 봐야 정신을 차릴터! 지금의 대한민국...4류,5류 조폭 좌파 정치꾼이 활개 치는 나라...이재명이 같은 것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이게 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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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5156
2023.04.10 07:25:02
반도체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묶어놓고 무슨 탈중국, 중국은 필요없다, 이제 미국으로 간다 식으로 윤통 부하들이 떠드니 당연한 결과 아닌가..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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푀이멘
2023.04.10 11:26:49
대표를 감옥에 넣고.. 잘 되기를 기대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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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star
2023.04.10 10:30:20
심각한 이슈 기사 말미에 교묘하게 숨겨 놓은 전 정권 비판. 대안을 찾자는 거야, 비난을 하자는 거야.... 한심하다. 조선일보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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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해소
2023.04.10 09:33:38
문재인이가 이 재용 구속 시킬때는 삼성 걱정하는 기사 안 쓰더니...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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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2023.04.10 09:31:56
삼성을 나누어 먹자는 주사파도 있었는데......................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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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2023.04.10 09:31:14
그래도 메모리는 1등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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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s
2023.04.10 09:23:25
10년 후 삼성은 어떤 위치에 서 있을까. 지금은 국가 간에 패권 전쟁으로 세계화를 추구했던 지난 시기와 다르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지 못하면 훗날도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치 앞도 못 보고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준비조차 없던 자들이나 지금도 위기를 인지 못하는 자들로 인해 위기 극복에 장애가 예상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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