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의 축복(창 27:29)
오늘의 성경은 거짓과 속임수로 삶의 반전을 이루는 놀라운 사건으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성경 사건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나이가 들고 눈이 어두워진 이삭이(1절) 맏아들 에서를 불러 사냥을 해서 별미를 부탁했고, 에서에게 축복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엿듣고 이삭의 아내 리브가가 동생 야곱을 불러서 아버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서 아버지에게 드리고 축복을 받으라고 조작을 했습니다.
쌍둥이 형제이지만 에서와 야곱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성경은 사냥에 능한 외형적인 에서와는 달리 야곱은 조용한 인물로 기록합니다. 에서의 사냥한 고기를 좋아하는 이삭은 에서를 자신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반면 조용한 야곱은 어머니 리브가의 아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5-6절). 야곱은 주저했지만 어머니가 시키는대로 음식을 준비해서 아버지께로 들어갔습니다. 야곱은 장자의 권한 혹은 축복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오래전 사냥에서 돌아온 에서에게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권리를 속여서 샀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삭이 별미를 만들어온 야곱을 경계했습니다. 손을 만지며 에서의 털을 확인해보고 입을 맞추며 에서의 향취를 맡으려 했습니다. 눈이 어두워진 이삭은 결국에는 야곱의 속임수에 넘어가서 야곱을 축복했습니다.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장자의 권한과 축복은 특별했습니다. 장자는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갈 수 있으며, 다른 형제들과 비교한다면 특권을 가진 자녀였습니다. 이삭은 야곱에게 먼저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이슬을 내려주시고, 땅을 기름지게 하시고, 곡식과 새 포도주가 넘치게 되리라(28절 새번역)’고 축복했습니다. 그러나 이삭의 축복은 기업을 물려주는 곡식과 소와 양을 물려주는 재물의 축복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야곱은 아버지의 축복을 받았음에도 아무 것도 없이 형을 피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우리는 정치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는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신의를 잃고 자존심도 잃어야 하는 지경에 내몰리며. 국내적으로는 지도층의 비상식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보로 사회를 혼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나를 이만큼 살게 해주시면 하나님을 믿어 볼께요’라고 하나님의 믿음조차 경제적으로 물량화하려는 시도입니다.
성경은 많은 곳에서 ‘복’을 주시는 하나님과 ‘복’을 받는 이스라엘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에게 복을 주시기를 원하시는 분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의 성경은 야곱이 속임수로 아버지의 축복을 에서에게서 빼앗는 긴장이 최고조로 이르기도 합니다. 우리도 예수를 믿으면 복을 받는다고 믿으면 배우고 있지만 복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이삭의 축복, 장자의 축복이 농경 사회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농사의 축복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과 재물의 축복이 야곱이 아버지에게 받은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이삭은 야곱에게 ‘여러 민족인 너를 섬기고, 백성들이 너에게 무릎을 꿇을 것이다(29절 새번역)’고 축복을 이어갔습니다. 쌍둥이가 태중에 있을 때 이미 ‘큰 자가 작은 자를 섬길 것이라(25:23)’는 성경의 약속이 확인되는 아버지의 축복이었습니다. 에서가 야곱보다 한 발 늦게 아버지께 들어갔지만 이미 이삭의 축복은 끝났고, 그는 야곱을 죽이리라는 분노를 했습니다. 에서는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의 권한을 팔았던 무지의 댓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에서는 이삭에게 야곱의 종이 되어 야곱을 섬기는 삶(39-40절)을 살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습니다. 에서는 이스라엘의 인접 국가 에돔의 조상이 되었고, 이스라엘의 가시와 같은 국가로 존재하면서 이스라엘의 통치 아래 있었던 민족이 되었습니다.
야곱의 음식을 먹은 이삭이 정말 야곱을 알아채지 못했을까 하는 의구심은 있습니다. 야곱을 의심하며 경계하였지만 결국에는 야곱의 속임수로 놀라운 축복을 했습니다. 야곱은 이스라엘이 되었고, 이스라엘에서 메시야(그리스도)가 오셨습니다. 예수님은 유대인의 왕(마 2:2)으로, 왕 중의 왕으로 오셔서 열방과 모든 민족의 경배를 받으신 분이십니다. 이삭의 축복은 야곱의 자손을 통해서 모든 나라와 민족이 구원을 받는 왕이신 예수님의 오심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야곱의 속임수는 자신의 몸을 치는 치열한 회개의 과정을 지나게 됩니다. 이삭의 축복은 야곱의 속임수를 넘어서 메시야의 조상이 되는 영예뿐만 아니라 하나님 구원의 약속과 함께하는 축복이 되었습니다. 열방과 민족 가운데 우리를 부르시고 자녀 삼으신 하나님의 축복으로 살아가는 바다교회 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