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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낙일(孤城落日)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뜻으로, 도움이 없이 고립된 상태 또는 남은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쓸쓸한 심경을 비유한 말이다.
孤 : 외로울 고(子/5)
城 : 재 성(土/7)
落 : 떨어질 락(艹/9)
日 : 날 일(日/0)
(유의어)
고립무의(孤立無依)
무원고립(無援孤立)
사고무인(四顧無人)
사고무친(四顧無親)
맹자(孟子)가 처음 말한 고독(孤獨)은 부모 없는 어린아이와 자식 없는 늙은이를 뜻했다. 이들만큼 외롭고 쓸쓸한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고독이 뛰어난 정신을 가진 사람의 운명이라거나 영감을 얻는 것은 고독 뿐이라며 예찬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혼자 이 세상에 와서 혼자 떠나는 존재이니 고독을 멀리할 수만은 없다. 그렇더라도 보통 사람들은 고독을 무서워하며 어떠한 고통이라도 외롭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 스스로 고독을 자초하는 사람은 드문 법이다.
타의로 고립된 외딴 성(孤城)과 서산으로 지는 해(落日)라는 이 성어는 세력이 다하고 남의 도움도 바랄 수 없는 매우 외로운 처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왕유(王維)는 당(唐)나라의 이두(李杜)와 비견되며 시불(詩佛)이라 불리는 시인이다. 수묵 산수화에도 뛰어나 동양화와 같은 맛과 그윽한 정을 풍기는 시를 많이 써 자연시파를 대표한다.
그의 칠언절구 중 송위평사(送韋評事/위평사를 보내며)란 시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평사는 관리들의 범죄행위를 조사하고 재판을 담당하는 관리를 말한다. 사연을 알아야 하지만 우선 내용을 보자.
欲逐將軍取右賢(욕축장군취우현)
沙場走馬向居延(사장주마향거연)
장군을 좇아 우현을 잡으려고, 모래밭에 말을 달려 거연 땅으로 향하네.
遙知漢使蕭關外(요지한사소관외)
愁見孤城落日邊(수견고성락일변)
멀리 한나라 사신이 소관을 나가노니, 외로운 성 저녁 해를 근심스레 바라보겠지.
당나라 때의 시이지만 한(漢)나라 위청(衛靑)이 흉노의 우현왕을 잡은 고사를 인용했다. 거연(居延)과 소관(蕭關)은 만리장성과 가까운 황량한 지역 이름이라 한다.
황무지에 자리한 성채와 떨어지는 낙조를 보면 장수라도 수심에 잠길 것이다. 그래서 도망가는 흉노왕을 잡으려고 의기충천해서 달려 나가는 것처럼 꾸며 전방에 나가는 위평사를 위로한 내용이다.
시에서 보듯 처음엔 요새 밖의 쓸쓸한 풍경을 말하다 세력이 쇠퇴하여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를 나타내는 뜻으로 넓어졌다.
고성낙일(孤城落日)
고성낙일(孤城落日)이란 외딴 성과 서산에 지는 해라는 뜻으로, 멀리 외로이 서 있는 성에 해마저 서산으로 기운다는 뜻이다.
쓸쓸한 심정이나 삭막한 풍경을 비유하여 하는 말로, 세력이 다하고 남의 도움이 없는 매우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이다.
고(孤)는 ‘외롭다’ 의 뜻이다.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어떤 원인으로 어느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길이 막히거나 끊어지거나 하여 그곳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 고아(孤兒)라고 한다.
성(城)은 적군이 쳐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로 높이 쌓아올린 큰 담을 말한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이룰 성(成)으로 이루어졌다. 성의 주인을 성주(城主), 성의 담벼락을 성벽(城壁), 성의 출입구에 있는 문을 성문(城門)이라 한다.
낙(落)은 풀(艹)잎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떨어지다’를 뜻한다.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락(洛)으로 이루어졌다. 지는 해를 낙일(落日), 지는 달을 낙월(落月), 희망을 잃음을 낙망(落望), 지붕에서 빗물이 떨어짐을 낙수(落水), 산이나 벼랑에서 돌이 굴러 떨어짐을 낙석(落石)이라 한다.
왕유(王維)의 칠언절구(七言絶句) 송위평사(送韋評事)에서 비롯되었는데, 내용은 장군을 쫓아 우현(右賢)을 잡고자, 모래땅에 말을 달려 거연(居延)으로 향한다.
멀리서 짐작하노니 한(漢)나라 사신이 소관(蕭關) 밖에서, 외로운 성에 지는 해의 언저리를 수심으로 바라볼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는 쓸쓸한 풍경과 외로운 심정을 노래한 데 불과하지만 보통 고성낙일(孤城落日)이라 하면, 멸망하는 그날을 초조히 기다리는 심정을 나타낸다.
원군이 오지 않는 고립된 성과 낙조(落照), 즉 세력이 쇠퇴하여 도와 주는 사람도 없고, 홀로 마음이 가녀린 상태에 빠져있는 것을 비유로 사용하는 말이다.
다음의 시(詩)는 왕유(王維)의 칠언절구인 송위평사(送韋評事)에서 읊은 것이다.
欲逐將軍取右賢(욕축장군취우현)
장군을 따라서 우현을 취하고자 하니
沙場走馬向居延(사장주마향거연)
모래밭으로 말을 달려 거연으로 향하네
遙知漢使蕭關外(요지한사소관외)
멀리 한나라 사자가 소관 밖에 옴을 아니
愁見孤城落日邊(수견고성낙일변)
근심스러워 보이는구나 고성낙일의 가여
이 시는 평사(評事 ; 재판을 맡아 다스리는 관직)가 장군을 따라 변방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내는 시이다. 시대는 한(漢)나라를 빌어서 쓰고 있다.
한(漢)나라 시대에 흉노족에는 좌우에 현왕이 있어서 우현왕이 한번은 한(漢)나라 군대에 포위되어 간신히 도망친 사건이 있어 우현을 사로잡는다는 역사적 사실을 역은 것으로, 마치 장군을 따라 변방에 나아가 외적의 대장을 사로잡은 것처럼 의기가 충천하여 사막으로 말을 달려가는 듯한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이 시는 자신의 기력이 쇠퇴하여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마음이 불안한 상태에 있음을 비유하여 고성낙일(孤城落日)이라 부른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요새 밖의 쓸쓸한 풍경을 노래한 것이며, 그곳에 간 친구가 느낄 안타까움을 상상하여 그것을 위로하는 기분을 위로하는 것이다.
도와줄 수도 없는 상태이지만, 풀이 죽어서 지쳐있는 친구의 고성낙일(孤城落日) 상태를 생각하면 처량하여 도와주고 싶은 심정이 일어난다는 내용의 시이다.
▶️ 孤(외로울 고)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동시에 적다는 뜻을 가진 瓜(과, 고)로 이루어졌다. 아버지를 여읜 의지할 곳 없는 아이, 고아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孤자는 ‘외롭다’나 ‘의지할 데가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孤자는 子(아들 자)자와 瓜(오이 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瓜자는 덩굴줄기에 매달려 있는 열매를 그린 것이다. 孤자는 이렇게 열매가 덩그러니 매달려있는 모습을 그린 瓜자에 子자를 결합한 것으로 ‘외롭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열매가 홀로 매달려 있는 모습을 외롭고 고독한 아이와 연관시킨 것이다. 그래서 孤(고)는 (1)왕후(王侯) 자신(自身)의 겸칭(謙稱) (2)고려(高麗) 25대 충렬왕(忠烈王) 2년 이후 짐(朕)의 고친 이름 등의 뜻으로 ①외롭다, 의지할 데가 없다 ②떨어지다, 멀다 ③고아로 만들다 ④불쌍히 여겨 돌보다, 염려하다 ⑤버리다, 벌하다 ⑥저버리다, 배반하다 ⑦작다 ⑧고루(固陋)하고 무지하다 ⑨어리석다 ⑩고아(孤兒) ⑪나랏일을 하다 죽은 이의 자식(子息) ⑫늙어 자식(子息)이 없는 사람 ⑬벼슬의 이름 ⑭나, 왕후(王侯)의 겸칭(謙稱) ⑮단독(單獨) ⑯홀로, 하나, 외따로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홑 단(單), 외로울 혈(孑), 홀로 독(獨)이다. 용례로는 홀로 의지할 데가 없음을 고개(孤介), 한 자루의 칼을 고검(孤劍), 멀리 보이는 하나의 빛을 고광(孤光), 번성하지 못하여 외로움을 고단(孤單), 외따로 있는 성을 고성(孤城),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외로운 나그네를 고객(孤客), 외딴 섬을 고도(孤島), 홀로 시름함을 고수(孤愁), 쓸쓸하고 외로움을 고적(孤寂), 홀로 잘 때의 외로운 베개를 고침(孤枕), 외롭고 쓸쓸한 생각을 고회(孤懷), 외롭고 가난하여 궁핍함을 고궁(孤窮), 주위에 마음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혼자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는 상태를 고독(孤獨),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외톨이가 되는 것을 고립(孤立), 보고 들은 것이 없어 하는 짓이 어울리지 않고 용렬함을 고루(孤陋), 일가 친척이나 뒤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이 없는 외로운 사람이라는 고근약식(孤根弱植), 외로운 홀몸을 고독단신(孤獨單身), 고립되어 도움을 받을 데가 없음을 고립무원(孤立無援), 외롭고 의지할 데 없음을 고립무의(孤立無依), 외롭고 의지할 데 없는 형세를 고립지세(孤立之勢), 외딴 성이 해가 지려고 하는 곳에 있다는 고성낙일(孤城落日),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고장난명(孤掌難鳴) 등에 쓰인다.
▶️ 城(재 성)은 ❶형성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뜻을 나타내는 흙 토(土; 흙)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成(성)으로 이루어졌다. 成(성; 이루어지다)은 盛(성; 수북하다), 整(정; 일치하다, 정리되다)과 뜻이 통한다. 城(성)은 흙을 높이 쌓아 방벽을 지어 백성을 지키다의 뜻으로, 적군이 쳐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로 높이 쌓아올린 큰 담, 성곽(城郭)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동네 전체를 성벽으로 에워싸기 때문에 동네를 성시(城市)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城자는 ‘성’이나 ‘도읍’, ‘나라’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城자는 土(흙 토)자와 成(이룰 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성(城)은 적의 침입에 대비해 쌓은 높은 장벽을 말한다. 고대의 도시들은 대부분이 흙을 쌓아 만든 장벽에 둘러싸여 있었다. 城자에 쓰인 土자는 그러한 뜻을 전달한다. 그러니 城자는 성벽을 쌓고 창을 들어 지킨다는 뜻이다. 그래서 城(성)은 (1)적군(敵軍)이 쳐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로 높이 쌓아올린 큰 담. 성곽(城郭) (2)카프카(Kafka, F.)의 미완성(未完成) 장편소설(長篇小說) 등의 뜻으로 ①재(높은 산의 고개) ②성(城) ③도읍(都邑), 나라, 도시(都市) ④무덤, 묘지(墓地) ⑤구축하다, 성을 쌓다 ⑥지키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성의 주인을 성주(城主), 성의 담벼락을 성벽(城壁), 성을 새로 쌓거나 또는 고쳐 쌓는 일을 성역(城役), 적의 접근을 막기 위하여 성의 둘레에 깊게 파 놓은 연못을 성지(城池), 내성과 외성을 아울러 일컫는 말을 성곽(城郭), 성의 출입구에 있는 문을 성문(城門), 성문을 굳게 닫고 성을 지키는 것을 농성(籠城), 성문을 엶을 개성(開城), 흙으로 쌓아 올린 성루를 토성(土城), 높은 성을 고성(高城), 산 위에 쌓은 성을 산성(山城),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성이나 도시를 공성(空城), 성 밖에 겹으로 쌓은 성을 외성(外城), 수령과 백성 사이의 신분과 권리 상의 한계를 성화지분(城化之分), 수도의 성 밑까지 적군의 공격을 받아 할 수 없이 강화를 맹세하고 굳게 약속한다는 성하지맹(城下之盟),성곽에 사는 여우와 사단에 사는 쥐라는 뜻으로, 임금 곁에 있는 간신의 무리를 이르는 말 성호사서(城狐社鼠) 등에 쓰인다.
▶️ 落(떨어질 락/낙)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으로 이루어졌다. 풀(艹)잎이 떨어진다는 뜻으로 떨어지다를 뜻한다. 各(각)은 목적지에 도착하다, 안정되는 일, 음(音)을 나타내는 洛(락)은 시내가 아래 쪽으로 흘러가는 일, 초두머리(艹)部는 식물을 나타낸다. ❷형성문자로 落자는 ‘떨어지다’나 ‘떨어뜨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落자의 생성과정은 비교적 복잡하다. 落자의 갑골문을 보면 비를 뜻하는 雨(비 우)자와 ‘가다’라는 의미의 各(각각 각)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지금은 쓰이지 않지만 각(떨어질 각)자가 본래 ‘떨어지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각자는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당시에는 각자와 落자를 서로 혼용했지만 지금은 落자만 쓰이고 있다. 落자는 나뭇잎이나 비가 ‘떨어지다’를 표현한 것으로 각자에 艹(풀 초)자를 더해 의미를 확대한 글자이다. 그래서 落(락)은 풀이나 나무의 잎이 떨어지다, 떨어지다, 떨어뜨리는 일 등의 뜻으로 ①떨어지다 ②떨어뜨리다 ③이루다 ④준공하다 ⑤두르다 ⑥쓸쓸하다 ⑦죽다 ⑧낙엽(落葉) ⑨마을 ⑩빗방울 ⑪울타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떨어질 추(墜), 떨어질 타(墮), 떨어질 운(隕), 떨어질 령(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탈 승(乘), 들 입(入), 날 출(出), 더할 가(加), 미칠 급(及), 더할 증(增), 얻을 득(得), 회복할 복(復), 덜 손(損), 더할 첨(添), 오를 척(陟), 오를 등(登), 더할 익(益), 들일 납(納)이다. 용례로는 선거에서 떨어짐을 낙선(落選), 성적이 나빠서 상급 학교나 상급 학년에 진학 또는 진급을 못 하는 것을 낙제(落第), 떨어진 나뭇잎을 낙엽(落葉),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맥이 풀리는 것을 낙담(落膽), 세력이나 살림이 줄어들어 보잘것이 없음을 낙탁(落魄), 문화나 기술 또는 생활 등의 수준이 뒤떨어지는 것을 낙후(落後), 천거 또는 추천에 들지 못하고 떨어짐을 낙천(落薦), 경쟁 입찰 따위에서 입찰의 목적인 물품 매매나 공사 청부의 권리를 얻는 일을 낙찰(落札), 말에서 떨어짐을 낙마(落馬), 여럿이 줄을 지어 가는 무리에서 함께 가지 못하고 뒤로 처지는 것을 낙오(落伍), 과거에 떨어지는 것을 낙방(落榜), 높은 곳에서 떨어짐을 추락(墜落),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죄를 범하여 불신의 생활에 빠짐을 타락(墮落), 기록에서 빠짐을 누락(漏落), 이리저리 굴러서 떨어짐을 전락(轉落), 당선과 낙선을 당락(當落), 성하던 것이 쇠하여 아주 형편없이 됨을 몰락(沒落), 빠져 버림을 탈락(脫落), 물가 따위가 갑자기 대폭 떨어짐을 폭락(暴落), 물가나 시세 등이 급히 떨어짐을 급락(急落), 지키는 곳을 쳐서 둘러 빼거나 빼앗김 또는 적의 성이나 요새 등을 공격하여 빼앗음을 함락(陷落),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이라는 뜻으로 가는 봄의 경치로 남녀 간 서로 그리워 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을 낙화유수(落花流水), 가지가 아래로 축축 늘어진 키 큰 소나무를 낙락장송(落落長松), 함정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떨어 뜨린다는 뜻으로 곤경에 빠진 사람을 구해 주기는 커녕 도리어 해롭게 함을 이르는 말을 낙정하석(落穽下石), 가을이 오면 낙엽이 펄펄 날리며 떨어짐을 낙엽표요(落葉飄颻), 몹시 놀라 얼이 빠지고 정신 없음을 낙담상혼(落膽喪魂), 끓는 물에 떨어진 방게가 허둥지둥한다는 뜻으로 몹시 당황함을 형용하는 말을 낙탕방해(落湯螃蟹), 낙화가 어지럽게 떨어지면서 흩어지는 모양을 낙영빈분(落英繽粉),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등에 쓰인다.
▶️ 日(날 일)은 ❶상형문자로 해를 본뜬 글자이다. 단단한 재료에 칼로 새겼기 때문에 네모꼴로 보이지만 본디는 둥글게 쓰려던 것인 듯하다. ❷상형문자로 日자는 태양을 그린 것으로 ‘날’이나 ‘해’, ‘낮’이라는 뜻이 있다. 갑골문은 딱딱한 거북의 껍데기에 글자를 새기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둥근 모양을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日자가 비록 네모난 형태로 그려져 있지만, 본래는 둥근 태양을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갑골문에 나온 日자를 보면 사각형에 점이 찍혀있는 모습이었다. 이것을 두고 태양의 흑점을 표시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먼 옛날 맨눈으로 태양의 흑점을 식별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니 日자는 태양과 주위로 퍼져나가는 빛을 함께 표현한 것으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할 듯하다. 태양은 시간에 따라 일출과 일몰을 반복했기 때문에 日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시간’이나 ‘날짜’ 또는 ‘밝기’나 ‘날씨’와 같은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日(일)은 (1)일요일(日曜日) (2)하루를 뜻하는 말. 일부 명사(名詞) 앞에서만 쓰임 (3)일부 명사(名詞)에 붙이어, 그 명사가 뜻하는 날의 뜻을 나타내는 말 (4)날짜나 날수를 셀 때 쓰는 말 (5)일본(日本)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날 ②해, 태양(太陽) ③낮 ④날수 ⑤기한(期限) ⑥낮의 길이 ⑦달력 ⑧햇볕, 햇살, 햇빛, 일광(日光: 햇빛) ⑨십이장(十二章)의 하나 ⑩나날이, 매일(每日) ⑪접때(오래지 아니한 과거의 어느 때), 앞서, 이왕에 ⑫뒷날에, 다른 날에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달 월(月)이다. 용례로는 그 날에 할 일을 일정(日程), 날마다를 일상(日常), 날과 때를 일시(日時), 하루 동안을 일간(日間), 해가 짐을 일몰(日沒), 해가 돋음을 일출(日出), 그 날 그 날의 당직을 일직(日直), 직무 상의 기록을 적은 책을 일지(日誌), 하루하루의 모든 날을 매일(每日), 날마다 또는 여러 날을 계속하여를 연일(連日),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生日), 일을 쉬고 노는 날을 휴일(休日), 오늘의 바로 다음날을 내일(來日), 축하할 만한 기쁜 일이 있는 날을 가일(佳日), 일본과 친근함을 친일(親日), 일본에 반대하여 싸우는 일을 항일(抗日), 일이 생겼던 바로 그 날을 당일(當日), 일정하게 정해진 때까지 앞으로 남은 날을 여일(餘日), 날마다 내는 신문을 일간지(日間紙), 일상으로 하는 일을 일상사(日常事), 날마다 늘 있는 일이 되게 함을 일상화(日常化), 날마다의 생활을 일상생활(日常生活), 해와 달과 별을 일월성신(日月星辰), 아침 해가 높이 떴음을 일고삼장(日高三丈), 항상 있는 일을 일상다반(日常茶飯), 날마다 달마다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일취월장(日就月將), 날은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다는 일모도원(日暮途遠), 날이 오래고 달이 깊어 간다는 일구월심(日久月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