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메일을 확인했다.
아들이 보낸 거였다.
읽어 보았다.
금년 여름방학 때 국토 대장정 600K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것도 선착순 마감이라 벌써 지원을 했단다.
선 조치 후 보고였다.
23박 24일 간 숙식및 보험 포함 비용이 총 47만원이라고 했다.
그 비용을 내가 지원해 줄 수 있는 지를 묻고 있었다.
2년 전에 딸이 먼저 완주했던 국토 대장정.
이번엔 아들이 출사표를 던지겠단다.
좋았다.
적극 환영할 일이었다.
딸과 아들이 2년 간격으로 대학생이 되었다.
우리 가족 대화 시간에 이미 국토순례에 대한 얘기를 여러번 나눴던 터라 뜬금없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7월 10일에 대장정을 시작하는데 3월 하순부터 신청자들이 몰려드는 모양이었다.
아들의 메일을 받자마자 해당 계좌로 바로 송금했다.
뜸 들일 일이 아니었다.
이런 메일을 보내줘서 고맙기도 했고.
송금하고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의 뜨거운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젊다는 건 아름다운 것이다. 빛나는 청춘을 축복한다. 파이팅"
1학기가 끝나면 곧 배낭을 꾸려 힘든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 남쪽 끄트머리에서 대전, 서울을 거쳐 '임진각 망배단'까지 600K를 옹골지게 행군할 것이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으로 믿는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청춘들과 의미있는 교제도 큰 의미로 각인될 것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금수강산의 혈맥을 따라 경향각지에서 온 젊은이들과 함께 걷고 호흡하며 땀과 고행으로 범벅된 특별한 추억을 엮게 되리라.
그런 과정 속에서 '자아'를 알아가고 '조국'을 느끼며 '미래'도 그려 볼 것이다.
이따금씩 쏟아지는 장맛비와 작렬하는 태양의 열기로 인해 청년들의 발바닥엔 커다란 물집이 수도 없이 생길 것이다.
안 봐도 뻔했다.
600K 행군이 어떤 느낌이고 어떤 도전인 지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배낭에 어깨와 허리가 무지막지하게 짓눌릴 것이고 낯선 학교의 운동장에서 텐트치고 숙영하는데 식사와 잠자리가 엄청나게 불편할 것이다.
힘겨움과 곤고함이 뼈에 사무칠 수도 있을 터였다.
그래도 젊음과 도전정신으로 극기하다 보면 남들이 갖지 못한 매우 특별한 배움과 추억을 선물로 받게 되리라 믿는다.
대장정이 끝나고 또 시간이 흐르다보면 스스로 깨닫게 되리라.
고행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반듯한 신작로요 첩경이란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한 일이다.
그래서 더 멋지다.
아들의 흔쾌한 도전에 다시 한번 힘찬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젊음은 정녕 아름답고 향기롭다.
파이팅.
2012년 3월 28일.
이른 아침에, 큐티를 마치고 쓰다.
내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