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의 여자 최강 최정 9단을 또 한 번 꺾은 조승아 4단. 8월 여자랭킹은 4위지만 오는 6일 발표되는 9월랭킹에서 개인 최고인 2위가 유력하다.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1R 3G
조승아, 최정 상대로 206수 불계승
무섭게 폭발하고 있는 조승아 4단이 9일 만에 다시 마주한 최정 9단에게 연승을 거뒀다. 조승아 4단은 3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1라운드 3경기에서 206수 만의 불계승으로 최정 9단을 재차 꺾었다.
통산 9번째, 올해 들어서 4번째 맞대결을 벌였다. 대국 전까지의 상대전적은 최정 기준으로 7승1패. 1패가 지난주의 삼성화재배 여자조 예선 결승이었다. 본선 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국을, 가장 최근의 맞대결을 패한 것.
▲ 최정 9단이 동일 여자기사한테 연패를 당한 것은 손에 꼽힐 정도로 극히 드물다.
그런가 하면 조승아는 개인적으로 최고 성적을 냈던 올해 여자리그 13승1패 중의 1패가 최정에게 당한 것이다. 조승아에게 역전승했던 최정은 14전 전승으로 정규시즌을 퍼펙트로 마무리했다.
실질적인 '여자 투톱' 간의 때이른 만남이라 할 만했다. 최정 9단은 93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를 독주하며 국내 여자기전을 석권하고 있고, 조승아 4단은 올해 엄청난 기세로 전체기사를 통틀어 다승ㆍ승률ㆍ연승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 전승 목표가 첫 판에서 어긋났다.
반상의 형세는 조승아 4단이 우위를 점한 시간이 길었다. 그렇긴 했어도 최정 9단에게도 여러 차례 기회가 왔다. 접전 속에서 마지막 패인은 하중앙 방면의 끝내기.
K바둑 박지은 해설자는 "진다면 패착이 될 것 같다"고 지목하면서 "형세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 후 최정 9단이 승률 그래프를 회복한 장면은 오지 않았다. 아래는 국후 감상.
▲ 최정 9단은 169수째에서 초읽기에 들어갔고 조승아 4단은 종국시에도 16분 56초를 남겼다.
▲ 실전진행으로 하변 한점을 살린 최정 9단의 165가 최후 패착. 168로 따내자 백 승률은 95%를 넘겼고 흑 승률은 끝까지 회복되지 않았다.
▲ 흑1로 따내야 했던 것. AI는 흑 승률 59%로 진단했다.
▲ 이어지는 실전. 최정 9단에게서 또 한 번 수읽기 착오가 나온 장면에서 조승아 4단이 결정타를 날렸다.
▲ 앞 그림 178 때 이 그림처럼 흑1로 나가는 수는 없다.
"시간안배를 잘못한 것 같다. 좌변에서 귀를 잡은 게 별로 좋지 않았고, 그 후에도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중앙에서 더 잘 버텨 가야 했던 것 같다." (최정 9단)
"처음에 패를 해소했을 때 조금 괜찮다고 보았는데 그 후 느슨한 수를 두면서 조금 좋은 것 같기는 한데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흑이 잘 두었으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다." (조승아 4단)
▲ 올해 17연승을 달리기도 했던 조승아 4단은 다시 8연승 중이다.
2라운드에서 조승아 4단은 조혜연 9단을(9월 10일), 최정 9단은 오유진 7단을(9월 11일) 만난다. 4일에는 이민진-김은선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로 이어진다.
41명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한 4명, 시드 3명과 와일드카드 1명이 합류한 본선리그, 본선 1ㆍ2위 간의 결승5번기로 초대 여왕을 가리는 2021 호반배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2014년의 오늘은 최정 4단(당시)이 여자기사 최연소 기록(17세 11개월)으로 세계여자대회(제5회 궁륭산병성배)를 우승한 날이다. 입단 4년 4개월 만이었다.
▲ 올해 50승째를 올렸다. 50승11패(82%)로 다승ㆍ승률ㆍ연승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자기사 상대로는 45승4패(91.8%).
▲ 컨디션 관리에 대해 "딱히 관리하는 것은 없고 좀 피곤하면 더 많이 자는 편"이라는 조승아 4단, "평소처럼 운동도 하고 잘 챙겨 먹는다"는 최정 9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