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6편. 남쪽바다, 설레는 봄 청춘(靑春), 회춘(回春), 상춘(賞春) ‘봄’이란 단어는 듣기만 해도 늘 우리에게 설렘을 가져다준다.
코끝에 스치는 따스한 바람과 눈닿는 곳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유혹하는 시기.
어느 곳보다 봄이 가장 먼저 머물다 가는 남쪽 바다에도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찾아 온 이야기가 가득한데...
남쪽 바다에서 들려주는 기분 좋은 봄소식을 만나본다. 1부. 섬마을 봄밥상 4월 17일 (월) 밤 9시 35분
해풍 가득 향기로운 봄 밥상
신안 도초도에 다리오가 떴다!
초목이 무성하다 하여 ‘도초’라는 지명이 붙은 이곳에 한국 문화에 관심 많은 독일인 요리 강사 다리오 씨가 떴다.
겨우내 잃어버린 입맛을 찾겠다는 설레임으로 도초도를 찾은 다리오. 그를 반기는 것은 섬 곳곳에 자리한 섬초.
“섬초 줄기가 맛있다니까요. 미나리보다 더 맛있어”
그곳에서 다리오가 만난 이는 요리 고수, 최경애 씨.
꽃, 나무껍질... 손에 닿은 모든 것이 식재료라는 섬 토박이 최경애 씨와 함께 섬초를 수확해 요리를 만들고
여름에 잡은 민어를 겨울부터 봄까지 말려 한 해 내내 사용하는 신안의 향토음식까지 섭렵한 다리오, 그곳에서 그는 의외의 적성까지 찾았다는데...
화전을 만들기 위해 진달래를 뜯는 동안에는 노래도 절로 나왔다는 후문.
“도시 생활은 답답하고 여유가 없어요... 이제 기운을 충전해서 다시 도시 정글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봄날의 입맛을 깨우는 섬밥상에 얽힌 섬 사람들의 추억 이야기와 함께 봄기운 충만한 도초도 여행에 동행한다. 2부. 소포마을 아리랑
4월 18일 (화) 밤 9시 35분
어깨춤 절로 나는 소포마을 봄 잔치
개도 노래를 부른다는 아리랑의 고장, 전라남도 진도. 그곳에 검정쌀로도 유명한 소포마을이 있다. 이곳의 또 다른 자랑은 지금까지도 많은 전통민요가 전승되어 온다는 것.
요즘 이 마을은 또 다른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3년 만에 크게 열리는 반가운 봄 잔치를 앞두고 준비가 한창인 것.
낮에는 잔치에 쓸 쑥떡을 위해 마을 아낙네들이 흥얼흥얼 노래하며 쑥을 캐고 밤에는 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농악 연습으로 불이 꺼질 새 없다.
특히 그 중심에는 마을의 모든 일에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김종민 이장과 차현지 씨가 있다.
소포마을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서로의 집안 일은 물론, 마을의 대소사도 함께 의논하는 동네 선후배이자 친한 형 동생 사이.
“자네가 참 많이 도와줘서 내가 고맙제. 이장은 혼자 하는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응께 하는 거지”
잔치 준비를 위해 오랜만에 써본 상모와 한 손 가득 느껴지는 징의 무게는 두 사람에게 그만큼의 설렘과 긴장을 가져오고
무대에 놓을 꽃과 마을 특산품인 흑미를 준비하는 얼굴에도 미소가 떠나지 않는데...
잔치에 방문한 손님들의 기분좋은 춤사위와 마을 주민들의 흥겨운 가락이 가득한
소포마을 봄날의 잔칫날에 함께한다.
3부. 서망항 24시
4월 19일 (수) 밤 9시 35분
봄꽃게가 가져온 항구의 활기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풍부한 어종으로 유명한 진도의 항구, 서망항이 봄을 맞아 시끌벅적해지고 있다.
장어, 갑오징어... 봄을 찾아온 많은 보물 중에서도 이맘때 이곳의 주인공을 꼽으라면 단연 봄꽃게!
전국 꽃게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서망항의 봄꽃게는 그 누구보다 반가운 손님이다.
4월부터 6월까지만 나오는 귀한 봄손님이다 보니 궂은 날만 아니면 바다에 나가있는 어선들과 몇 달씩 이뤄지는 망망대해 위 조업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배에 전달하고 꽃게를 실어 나르는 운반선도 수시로 힘찬 시동을 걸고 있다.
“연중 꽃게 맛이 가장 좋고 살이 가장 많을 때가 지금 3, 4월입니다”
꽃게 중도매인들도 엉덩이 붙일 새가 없다.
“막상 일할 땐 질려서 꽃게 보기도 싫거든요. 근데 먹으면 맛있긴 해요. 특히 봄게는 진짜 맛있는 것 같아요”
하루 서너 번 열리는 경매와 봄꽃게를 사고팔기 위해 찾은 사람들로 분주한 서망항.
“남들은 삶의 터전이다 뭐다 얘기하지만 나로서는 서망항이 나의 삶이자 전부라고 봐도 되죠”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봄손님에 행복한 설렘으로 분주한 서망항 사람들의 24시를 따라가 본다.
4부. 인생의 봄날을 그려드립니다
4월 20일 (목) 밤 9시 35분
우리네 봄날은 바로 지금
전라남도 신안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섬사람들의 삶을 한 폭의 도화지에 담아내는 화가 안혜경.
그녀의 이번 방문지는 산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다 하여 이름 붙은 섬, 흑산도다.
외지에서 그림을 그리겠다며 찾아온 그녀를 섬사람들은 처음부터 반갑게 맞아주진 않았지만 어느새 그녀는 이곳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었다.
시도 때도 없이 밭을 매며 하루도 몸을 그냥 놀리지 않는 할머니, 봄나물과 해초를 무쳐 향긋한 밥상을 차려주는 어머니, 어린 시절, 어머니 어깨너머 배웠던 그대로 누룩을 만들어 술을 빚는 어르신까지.
모두 이번 흑산도 여행의 ‘벗’이자 그림 속 주인공이다.
처음 붓과 종이를 꺼내들 때면 어르신들은 언제나 손사래치며 말한다. ‘다 늙어서 볼 것도 없는 사람을 그려서 뭐 하냐’고.
그럼 화가는 답한다. “지금이 제일 젊으시니까요” 라고.
앞으로 살아갈 날 중 가장 봄일 지금을 담은 화가의 그림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5부. 여가 내 고향이어라~
4월 21일 (금) 밤 9시 35분
세 친구의 ‘팬심’ 가득한 봄소풍
전라남도 진도군. 진돗개, 진도 아리랑을 넘어 최근엔 트로트 가수 송가인의 고향으로 유명한 이곳에 탈북민 세 친구가 놀러 왔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송가인 팬이라는 공통점으로 가까워진 삼 인방에게 진도는 가장 오고 싶었던 여행지였다.
송가인마을, 송가인공원, 추천 식당까지... 애정 하는 가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내내 친구들의 웃음소리는 시끌벅적 끊이지 않는다.
별것 아닌 대화로도 웃음이 나는 여행길은 마치 소녀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다는데...
도착한 곳에서의 반가운 만남과 진도의 멋진 풍경은 중년의 마음을 핑크빛으로 물들인다.
“한국 와서 정착하는 힘든 과정에서 송가인 님이 어떻게 보면 우리한테 희망인 것 같아요. 이렇게 따뜻한 봄날에 좋아하는 스타의 고향에 와 있으니까 올 한 해는 잘 풀릴 것 같아요”
팬심과 우정, 모두 한층 깊어진 세 친구의 진도 봄 소풍을 동행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