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회에서 더위에 고생을 한 후 양평대회 풀코스접수 후회하며
집에와 바로 하프로 돌려야지 했던것이
차일피일 미루다 몇일이 지나니 그냥 달려볼까...
20번째 달리는 풀코스대회...
의미는 크게 부여하고 싶지 않았지만
다른대회보다 훈련을 열심히 한다던지
최고기록에 근접한 기록을 내야한다던지
그랬어야 했는데...
1키로지점을 지나니 벌써 얼굴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맨하탄...아리아하우스...오페라하우스...시실리...이름도 멋스러운 모텔들....
장미꽃 아취의 예쁜카페....거대한 피라미드 모양의 양식당...
두리번 두리번 구경하며 달리니 심심하지 않다
호반대회에서 4시간페메를 했던 윤정철님이 나를 알아보고는 입상축한다고 말을 건넨다.
츠~암 이제 나도 이바닥에서 잔뼈가 굵었나보다 페메가 다 알아보고....
오늘은 4시간15분페메 풍선을 달고있었다
잠시 페메그룹과 함께 달리다 힘에겨워 혼자 천천히 달리니 몸도 가볍고 달릴만하다
오늘은 걷고 기더라도 이 멋진길을 달리자
그 많던 하프주자들이 다 빠져나간 귀여리 입구...
커브길의 멋스러움과 잔잔한 강물...벚나무그늘...
새가 노래하고 풀 향기가 전해온다
우연인지 앞뒤로 아무도 없었다
아....아름다운 세상......
5키로 지나서 힘들것같은 예감에 하프반환점에서
돌아가야겠다 마음먹었었는데
내가 이 길을 왜 돌아가려 했던고...
어느 새 반대편에서 선두주자가 힘겹게 달려온다
이제부터 천클식구들과 힘을 외치며 달려가면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몇 명 안지나갔는데 미스터투님이 달려온다
오늘같은 날씨에 힘들텐데 잘도 달린다
조금 지나자 현월님이 씩씩하게 힘을 외치고
오늘 힘들어 보이시는 천리마님이 달려오시고 기관차님 부앙~ 지나가고
동갑이신(맞나?) 짱가님과 치타맨님 동반주하는 모습이 참 보기좋다
반환점을 돌아 얼마를 가고있는데 회장님과 보스턴님이 열심히 달려오신다
회장님은 하프를 신청했는데 내가 풀을 달린다고하니 그렇게 말렸는데도 무조건 풀을 달리고 계신다.
동병상련의 힘을 외쳐드리고 앞에서 내리쬐는 햇볕을 받으며 달려간다
나무그늘 하나가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25키로를 지나니 뒤에서 힘을 외쳐주며 많은 주자들이 앞으로 나간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충주대회이후 1키로도 달리지않고 나왔다
달리는 자체가 싫었고 저녁 9시 이후에 운동장에 나가 달려야할 몸이
아주 긴 교향곡을 틀어놓고 멍하게 시간을 보내기도하고
노래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허접한 공연도 다니며 그렇게 2주를 보냈다
발이 안떨어져 잠시 나무그늘밑에 앉았다
가야할 길은 힘들고 먼데 강건너 장난감처럼 움직이는 자동차소리는 정겹다
갈등이 일었다
초보도 아니고 20회를 완주하면서 초보시절의 기록으로 완주하는것이 창피하단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이렇게 있다가 청소차를 탈까^^
부상도 아니고 위급한 몸상태도 아니고 남에게 보여주기위한 삶을 사는사람들을
제일 싫어했는데 그깐 기록좀 늦다고 이런생각을 하다니...
벌떡 일어나 4시간 40분까지는 들어가야지 마음먹고 남은 파워젤을 하나먹고 출발을 한다
한 젊은이가 어머니를 휠체어에 태우고 달리고 있다
토요일... 복지회관으로 영정사진 찍으러 간다고하신 엄마가 보고싶다
사진찍느라 앉아있는 엄마를 생각하니 얼마나 마음이 시리던지....
울 엄마 예전에 대회에 나갔다오면 몇등했냐고 물어보시더니
요즘엔 기록은 잘 나왔니? 라고 세련(?)되게 물어보신다
빨리 달리고 영정사진 예쁘게(?) 찍었냐고 물어봐야지
나무그늘에 누워있는 사람
뻐찌 따먹는 사람
급수대는 철수를 준비하고
교통통제 풀어놓아 길가로 달리고
잠시 걷다가도 차안에서 내다보며
저렇게 걸을거면서 마라톤을 왜하느냐는것 같아서 다시 걷고
내가 뭘 믿고 훈련도 안하고 하프만 달릴것이지 이고생을 하고 있는건지....
저 멀리 기차카페가 보이니 이제 살것같다
길가에 세워놓은 찜통 차안에서 회원들이 박수로 맞아준다
4:56:12
간신히 5시간안에 골인을 했다
이제 준비없는 대회는 달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양평.....
남한강의 아름다운 그림만 기억하리
새소리와 풀내음
강건너에서 들려오는 기차소리
나무그늘 아래 멈춤의 시간
그리고 완주의 기쁨
그것만 기억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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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일 양평대회 4.2키로 강변달리기로 마라톤을 시작했고
4년이 지난 같은 대회에서 20회의 풀코스를 완주하게 되었습니다
4년이라는 시간....
음악이나 듣고 책이나 볼 것같은 흰피부의 여인네...
그 여인에게서 이젠 낯설지 않은 마라톤 향기가 나고
40에 더 가까웠던 나이가 이제 50에 가까워졌습니다
친구들을 만나 잘나가는 신랑자랑...공부잘하는 자식자랑...
아파트가 얼마가 올랐드라 보다는
누가 서브-3, 서브-4를 했는지 몇회를 완주했는지 어디가 좋은대회인지
그 이야기가 더 재미있고 시간가는줄 모르게 변해있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오늘은 서브-4라는 기록도전이 무색하지만
곧 다시 떠올리게 훈련을 할것이고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20회 완주를 할 수 있게 함께 해 주신 천클님들
함께했던 4년의 시간 너무나 고맙습니다
흐르는 바이얼린 선율에 눈물이 나네요
30회 완주하는날 한턱 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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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20회 완주를 힘겹게 이루셨군요. 감축드립니다. 무더위와 힘겨운 언덕코스를 완주하시느라 정말정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알토님 힘!
저는 고작 8번 뛰었는데 앞으로 2년은 더 뛰어야 20번에 도달 할 것 같네요.가만히 계산해보니 부산을 뛰어서 왕복하셨네요.그러면 패도 받고 한턱 쏘셔야죠.나 같으면 그런다고요.30번을 언제 기다려요.이제부터 매주 출전하세요.올해안에 배터지게 먹게...
매주 대회참가...고려해 볼께요. 한가지 아실일은 현월님이 배터지기전에 알토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것을....ㅋㅋㅋ
20회 완주 축하드립니다. 연약한 여성의 몸으로 늘 42km를 가볍게 완주하신 알토님을 보면서 뭇 남성회원들이 더 열심히 달려야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될 것입니다. 차분하게 마라톤을 즐기면서 30회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알토님 힘
20회 완주를 축하합니다. 20회를 완주한 런너 답지않게 주루에서 생각이 많았나봅니다 알토님 힘힘힘힘 ㅋㅋㅋ
20회 축하~~~~~힘
말톤을 지보다 일년이나 늦게 시작했는데도 벌써 20회(지는 19회..인가?) 축하합니다 .전국구 등수도 해보셨구 횟수도 채웟으니..섭-4 와 50회,100회 줄기차게 달리길 기대해 봅니다.
20회 완주 축하드립니다.근돼~~~언제 기다리죠? 만약 1년에 풀 한번 도전하시면 10년인데...제가 너무 길게 잡았나요?그죠? 현월님 말씀처럼 1주일에 1번씩 풀 뛰세요!!!! 정말 배 터지게 먹게.ㅎㅎㅎㅎㅎ 알토님 아무튼 부럽삼...수고 하셨습니다. 빨리 회복하세요...*^^*
20회 완주 축하 드립니다. 축하가 많이 늦었지요??/시간을 떠나 어려운 완주를 확 와닫게 위로해 드려야하는데...부라보~`힘!!!
20회 완주때 마라톤이 진정 이런것이로구나 하는것을 느끼게 해준것 같네요.알토님이 힘들게 달리셨다면 얼마나 난코스이고 더운 날씨였는지 짐작이 갑니다.그리고 충주대회 이후 연습도 안하고 풀코스에 도전한 알토님의 용기에 감탄할 따름입니다,늦게나마 20회 완주를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일요일날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