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쯤 넘어 이경욱 선생님께 전화 왔다. “윤지가 올 때가 됐는데 안 와서요.” “선생님, 오늘 윤지 씨 전시회라서 하모니카 카페에 있어요. 여러 번 이야기 드렸는데요.” “아고. 내 정신 좀 봐. 내가 갈게요 거기로.” “네. 감사합니다.” 지난 번 식사 할 때도 말씀 드렸다. 몇 일 전에도 말씀 드렸는데 바빠서 전시회 못 갈 수도 있다는 말하셨다. 김윤지 씨가 서운해 할 것 같아 뭐라 전하기가 어려웠다. 전시회 기간 중에 김윤지 씨 수업 시간이 있으니 오셔도 될 법 한데라는 생각 때문에 여러 생각이 드는 찰나였는데, 오신다는 말이 정말 반가웠다. 전시회 오신 이경욱 선생님은 전시 된 그림, 밝게 인사하는 김윤지 씨를 보며 축하인사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셨다. 자세히 보니 이경욱 선생님 두 눈이 빨갛게 충혈 되어 있었다. 함께 차 마시자 권하며 무슨 일 있으셨는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니 그때부터 지난 몇 주 간 손주 건강 때문에 어려웠던 상황을 한참 이야기 해주셨다. 들어보니 충분히 그럴 만 했다. 김윤지 씨도 이경욱 선생님 이야기를 함께 앉아 들었다. “윤지 씨, 선생님이 그 간 일이 너무 많으셨다해요. 속도 많이 상하시구요. 우리는 전시회 못 오신다해서 서운했었는데. 선생님께 윤지 씨가 힘내시라고 이야기 해주시면 어때요?” “선생님, 아프지마요.” “알겠어. 윤지 덕분에 힘 나네. 이렇게 멋지게 전시회를 다하고, 정말 축하해 윤지.” 이경욱 선생님께 김윤지 씨는 그림일기장과 방명록을 가져다 드렸다. “뭐야 이게.” “써 주세요.” “그래야지. 이거 윤지가 그림일기장 한 거야. 세상에.” 이경욱 선생님이 처음 제안했고, 선생님과 의논하며 준비한 전시회다. 그래서 김윤지 씨 전시회에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이 순간이 더 의미 있었다. 22년 3월 이경욱 선생님을 천아트 수업을 수강하여 군산대학교평생학습관에서 처음 만났다. 그리고 23년 3월 선생님 개인화실로 옮겨 캔버스에 그림 그리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그렸던 첫 작품부터 바로 지난주 목요일까지 그린 모든 작품이 이 곳에 전시되었다. 그 모든 것을 알고 계신 이경욱 선생님이시기에 제자 김윤지 씨를 바라보는 눈빛에 애정 가득했다. 애정하는 마음이 고스라니 방명록에 남았다. ‘윤지 씨, 선생님이 두 손 모아 박수 보냅니다. 윤지 씨! 선생님은 윤지 씨가 그림 그리는 모습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멋져요.’
선생님 가시기 전 김윤지 씨와 함께 점심식사했다. 김윤지 씨가 가는 길 배웅하며 감사인사 전했다. '이경욱 선생님. 감사합니다.' 2024년 5월 30일 목요일, 김주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