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복진 작사 박태준 작곡 기러기
울 밑에 귀뚜라미 우는 달밤에
길을 잃은 기러기 날아 갑니다
가도가도 끝없는 넓은 하늘로
엄마 엄마 찾으며 날아갑니다
오동잎이 우수수 지는 달밤에
아들 찾는 기러기 울며 갑니다
엄마엄마 울고 간 잠든 하늘로
기럭기럭 부르며 울고 갑니다
감상
1920년대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의 비극과
아픈 마음을 절절하게
드러낸 대구계성중학교
윤복진 시인의 시에다 그 선배
박태준이 곡을 붙인
아름다운 동요입니다.
그런데 1950년대 이후
이 노래는 불려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동시를 쓴 윤복진 시인이
월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명 동시는
시대와 이데오르기를 초월하여
사람들에게 불리워지는 것,
기러기에 얽힌 이야기를
벽하(碧荷) 서주식(徐周植) 교장이
보내왔기에 그 전주곡으로 적어봅니다.
다음은 벽하 선생이 보내온 글
기러기의 세 가지 덕목
기러기는 다른 짐승들처럼,
한 마리의 '보스'가 지배하고
그것에 의존하는
그런 사회가 아니랍니다.
먹이와 따뜻한 땅을 찾아
시베리아와 한국,
4 만 킬로미터를 날아가는
기러기의 슬픈 이야기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합니다.
기러기는 리더를 중심으로
'V 자' 대형(隊形)을 유지하며,
계절에 어우러지는
삶의 터전을 찾아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가장 앞에서 날아가는
리더의 날개 짓은
기류(氣流)의 양력을
만들어 주기에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대장 기러기는 뒤따라오는
동료 기러기들이 혼자 날 때보다
70% 정도의 힘만 쓰면
날 수 있도록
맨 앞에서 온 몸으로
바람과 마주하여
용을 쓰며 헤쳐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먼 길을 날아가는 동안
끊임없이 끼럭끼럭
울음 소리를 냅니다.
그 소리는 기러기가 슬퍼서
우는 소리가 아니라
앞에서 거센 바람을 가르며
힘겹게 날아가는 리더에게
보내는 응원의 소리라 합니다.
기러기는 부산에서 서울 간을
왕복 40번에 해당하는 머나먼 길을
옆에서 함께 날개 짓을 하는 동료와
서로 의지해가며 날아 갑니다.
만약 어느 한 마리가
총에 맞거나, 아프거나, 지쳐서,
대열에서 이탈(脫)하게 되면,
다른 동료 기러기 두 마리도
함께 대열에서 이탈해 지친 동료가
원기를 회복해서
다시 날 수 있을 때까지
또는 죽음으로
생을 마감 할 때까지
동료의 마지막을 함께 지키다
무리로 다시 돌아온다고 합니다.
위는 동물학자 '톰 워삼
(Tom Worsham)'이 쓴
'기러기' 의 일부입니다.
어쩌면 미물(微物)인 새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요?
만약 제일 앞에서 나는 기러기가
지치고 힘들어하면
그 뒤의 기러기가
제일 앞으로 나와
리더와 역할을 바꾼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러기 무리는
서로 순서를 바꾸어
리더의 역할을 해가며
보금자리를 찾아 날아 간답니다.
물론 벌이 꿀을 채취하여
집을 찾아가는 것처럼
그들의 뇌속에는 방향 감각이
입력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돕는 슬기와
그 독특한 비행 기술이 없다면
기러기는 해마다 수 천 킬로를
이동하는 그 비행에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속담의 의미를 깨우치게 해줍니다.
결혼식 폐백(幣帛)시에
나무 기러기 두 마리를 들고
예(禮)를 올리는 것은
기러기가 가지고 있는
'세 가지 덕목'을
사람들이 본받자는 의미입니다.
첫째, 기러기는 사랑의 약속을
영원히 지킵니다!
보통 수명이 150~200년인데,
짝을 잃으면 결코 다른 짝을
찾지 않고 홀로 지낸다고 합니다.
둘째, 상하의 질서를 지키고,
날아 갈 때도 행렬(行列)을 맞추며
앞서가는 놈이 울면
뒤따라 가는 놈도 화답(和答)을 하면서
예(禮)를 지킨다고 합니다.
셋째, 기러기는 왔다는 흔적을 남기는
속성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삶은
어떤 삶이어야 한다고
규정(規定) 짓기는 어렵지만
우리는 적어도 누군가에게
의미(意味)가 되는 삶을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겠습니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삶이라도
그것이 나 뿐만아니라
누구에겐가 도움이 되는 삶을...
모두가 공유 할 수 있는 행복의 가치를
공유할 수만 있다면,
인류는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아픈 사람에게는
치유의 약이 되어야 하고,
지혜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지혜(智慧)를 나누어 주며,
인정이 메마른 곳에는
사랑의 감동을 나누어 줄 줄
알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비 오는 날 우산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어려울 때는
함께 비를 맞는 것도,
큰 위로가 될 듯 합니다.
오늘도 서로 사랑하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다 함께 살아가는
'대동사회'를 만들어 나갑시다.
(모셔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