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G 졸하다.
나보다 몇살 연하인지는 잘모르나...몰라도..
거의 20년전 우리 모임의 총무를 맡은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잘나가는 업계였는데...
점점 가라앉더니 나중엔 실로 궤멸로 내몰리게 되었었다.
하여 거의 노가다로 빠진 사람도 있고 보안업계(경비원)로 진출한 인재도 여럿이며
하청 회사에 들어가 겨우 풀칠만 하는 수재도 여럿이다.
하여간 H는 드물게 식품을 제조하는 쪽으로 진출해 나름 충직하게 살아온듯 싶다.
그러나 집엔 일주일에 한번 올 정도로 먼 직장에서 먹고 잤었는데.
술한번 먹을 짬도 못낼만큼 각박한 삶이었던 것 같다.
안면도..황학시장..인사동..등등 모임에 대한 추억이 많았었는데...
나도 동감했지만 꼭 am동우회 씨즌2는 이어질 것이라는..믿음일지..미련을 공유했었다.
그러며 거의 계절마다 꼭 전화로 자상하게 내 근황이나 건강을 묻곤 했던
다정다감한 친구였다. 그랬는데...
왜인지 지난 년말부터 전화나 카톡을 해도 영 무반응인지라 전화가 바뀌었나 했을 뿐.
차마 건강에 문제가 있었는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왜냐하면 그는 마르고 체구도 작지만 담배는 물론이고 술도 잘 안먹는 건강체질이었기 때문이다.
헌데 바로 어제 전화가 왔기에 반가이 받았더니... k가 아니라 그의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 k가 돌아가셨다는 것이었다. 왜냐고 묻지도 못했는데..
사고는 아니고 건강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보다 젊은 친구가..나보다 꼼꼼하고 마음씀이 성의가 있었던 인간이
그리 덧없이 세상을 등지다니...'이건 반칙이잖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충격받았다.
친구친지들에 부담이나 폐를 끼칠까봐 그랬을 것이 분명한데....살아있을 때 봐야지.
장례식장에 가서 영정사진이나 봐서야 그 무슨 맥빠지는 풍경일 것인가.
아주 오래전 6촌 친척 아저씨가 30대? 나이로 타계한 적이 있었다.
결혼도 하고 자식도 있었는데..그분도 일체 사람들을 만나길 거부했다는데...간암이란다.
아마 치유가능성이 희박한 악성 중증이었던 모양이다.
이제에 이르러 곰곰 생각해보니...
내가 만약 죽을 병에 걸렸다면 남에게 친구친척에게 심지어 가족에게도 알릴 것인가 말 것인가?
갈등스러운 문제다. 알려서 상투적인 위로의 홍수.. 걱정을 끼치기 보다는....
다행 이겨낸 후 전에 그랬었다고 밝히는 해피엔딩이란 그림이 훨 보기 좋을 것 같다.
누가 말하길 인생 오는 것은 선착순이지만 가는 것은 선발순이란다(이문구).
한번도 못본 터에 건강 챙기세요. 등등..진부한 위로가 넘쳐나는 세태다.
제목을 잊었는데 외국 형사? 액션물같은데..시한부인지 죽을 병에 걸린 경찰이 가족들을 위해
순직연금을 노리고 오로지 죽기위해 위험한 일에 자청해 마구 뛰어드는데...죽기살기?...
그래서 큰 공도 세운다. 헌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사람과 피가 바뀐 검사결과로 인한
해프닝이었다.
암튼 전과는 달리 암이든 백혈병이든 에이즈든 현시대는 약과 기술이 발달하여
이른바 죽을 병이란 것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나친 위로와 관심 동정심이 부담스러워
사람들이 자신의 병을 알리지 않는 것 같다.
혼밥 혼술이 유행하듯 혼병..인 것 같은데 자기 혼자만 편하자는 이기심의 방편인 것도 같다.
조선시대 남해 바다의 어떤 명장이 했다는 유언이 전해진다.
[싸움이 한참 급하니 내 죽음을 알리지 말라]
이제에 이르러 내 유언은 어떻게 할지 연구해본다.
지금 평화로우니..내 죽음을 누구에게도 알려서 한치의 부담도 주지 말라.
적은 물론 아군에게도..
......나두 혼사하고 싶단 말이다.
2019.8 ...... 직후에 코로나가 터졌던가..?
첫댓글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하는 마지막
언젠가는 그 누구도 거역할수 없는 삶의 끝자락
병원에 가보면 넘쳐나는 환자들 모습
희망이 있는 병 그렇치 않고 마지막 을 기다리는 아픔
아마 나같아도 끝을 생각하는 아픔이면
어디에도 알리지 않을듯 싶다
마지막을 가볍게 툭툭 털고 갈수 있는 삶이면 얼마나 좋을까 ~~~
갑자기 주신 글이 나를 넋두리 하게 합니다 ㅠ ㅠ
돌아보면 주변에 너무 어이없달지...ㅜ
인생 무상..결국 백년가량이니
한이백년만 살아도 너무 지겨워서
죽는게 소원이 될지도, 요양원 고독사든.ㅠ.
위에 사진을 보니
상여로 장사지내는 그 모습을 언젠였는가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이젠 나도 그길을 갈날이 돌아오는데
왜 이러게 마음이 쓸쓸해지는지 요
하긴 자식들이 나이가 있는걸 생각하면 ~~
그런데 어찌 갈려나
주변서 간간 넘 안좋은 질병 소식...
그래도 대개는 무난?히 넘기는듯
폐암4기라는 여친구는 7년 넘게..
악화도 호전도 아니지만..힘들듯 😢
어차피 한번와서 가는인생 그러려니 살다가
가는것이 좋은거 나닌가요? 잘보고 갑니다!
유언이라든가 입관체험등이 일리가 있는것 같습니다. 죽음이 친숙해져야 덜 무서울듯...
人生 無상 이 라드 니 무소식이 히 소식이라고
소식 없으면 잘 사는 줄 알아 하든사람이 소식이 온 게 부고장이네
너무도 허망하네
그러게 기껏 온 소식이라곤...안좋은 일이
대부분이라 어떨땐 전화가 밉기까지...ㅠ
떠날때는 말없이
죽는거 보다도 내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통보받고 견뎌내는 그세월이 더힘들거 같아요
나는 죽어가는데 건강한 이의 위로와 걱정을 맞이하면 더 비참하니까 아무에게도 연락 안하고 안만나려고 하는거 아닐까요
나는 그마음 그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다들 그런 마음 아닐까요?
그러기에 한국인은 암보다는 심근경색을 더 선호?한다고 어디서 들었어요
근방의 선배는 사위가 결혼 한달만에
돌연사하여 어찌나 고생했는지...ㅠ
그리 태어난 외손자가 어느새 열살
해는 뜨고 지고..선라이스선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