程顥(정호)
南去北來休便休(남거북래휴편휴),
白蘋吹盡楚江秋(백빈취진초강추)。
道人不是悲秋客(도인불시비추객),
一任晩山相對愁(일임만산상대수)。
남북으로 오가다가 쉬고 싶으면 쉴 수 있는 곳
흰 마름꽃 바람에 모두 날리는 초강은 가을이라네.
도인인 나는 가을을 슬퍼하면 안 되는 나그네이니
해 질 무렵 마주한 산들에게 근심을 맡기려하네.
<원문출처>題淮南寺/程顥
千家詩/明道先生文集 卷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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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淮南寺(회남사) : 절 이름. 지금의 강소성 양주에 있는 절.
○ 休便休(휴편휴) : 쉬고 싶은 곳에서 쉬다.
○ 白蘋(백빈) : 마름 풀. 흰색 꽃이 피는 부평.
○ 楚江(초강) : 장강 하류의 별칭.
○ 道人(도인) : 정호 자신을 말한다.
○ 悲秋客(비추객) : 가을을 보고 슬퍼하는 나그네.
○ 晚山(만산) : 해질 무렵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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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千家詩)> 및 <명도선생문집(明道先生文集)>에 실려 있다. 북송의 저명한 학자인 정호가 지은 칠언절구로 정호가 잠시 회남사(淮南寺)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오강을 바라보며 지은 시이다. 가을 강과 가을 바람, 마름을 바라보며 가을이 주는 수심(愁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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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호(程顥, 1032~1085) : 중국 송(宋)나라 도학의 대표적인 학자의 한 사람이다. 성리학과 양명학 원류의 한 사람이다. 자는 백순(伯淳), 시호(諡號)는 순공(純公). 명도선생(明道先生)으로 호칭되었다. 한 살 어린 아우 정이(程頤)와 더불어 이정자(二程子)라 일컫고 그들의 학설을 ‘정학(程學)’이라 부르며 주자(朱子)의 학설과 함께 ‘정주학(程朱學)’이라 부르기도 한다.
[출처] [千家詩(천가시)/明道先生文集(명도선생문집)] 3-65. 題淮南寺(제회남사) - 程顥(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