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201) 오우가(五友歌)
출처 중앙일보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07631
오우가(五友歌)
윤선도(1587∼1671)
내 벗이 몇인가 하니 수석(水石)과 송죽(松竹)이라
동산(東山)에 달 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섯밖에 또 더하여 무엇하리
- 고산유고(孤山遺稿)
자연에 벗이 있다
나의 벗은 물과 돌, 그리고 소나무와 대나무다. 동산에 달이 떠오르니 그 더욱 반갑다. 나는 이 다섯 친구면 족하다.
그런데 여기에 인간은 없다. 윤선도(尹善道)가 이 시조를 지은 것은 1642년(인조 20). 쉰다섯 살의 그는 은거지에서, 좌절을 안겨준 현실에 무상함을 느끼고 변하지 않는 자연의 다섯 벗을 찬양했다.
둘째 수에서는 그칠 줄 모르는 물의 부단(不斷)함을 노래하였다.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좋고도 그칠 뉘 없기는 물뿐인가 하노라.’
셋째 수에서는 ‘꽃은 무슨 일로 피며는 쉬이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는 듯 누르나니 아마도 변치 아닐손 바위뿐인가 하노라’며 변하지 않는 바위를 그리워했다.
‘친구는 하나도 많다’는 말이 있다. 인간에 절망한 고산은 자연에서 벗을 찾아 이를 시로 형상화함으로써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빛명상
은행나무 잎새에
그리운 마음을 담아
황금으로 물든 은행나무 언덕길
하늘도 땅도 황금빛으로 쌓여있다.
신발 닫고 가기가 미안해서
맨발이 되어 걷는다.
간간이 불어오는 초겨울 바람은
개구리랑, 뭇 풀벌레들, 산천초목들에게
겨울 채비하라고 속삭여준다.
샛노란 은행잎 몇 잎 얻어
책갈피로 넣어두었다.
그리운 이 생각나면
편지지로 써야겠다.
청소년 그때가 생각난다.
출처 : 빛VIIT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2021년 1월 18일 초판 1쇄 P. 145
은행나무 잎새에 그리운 마음을
자연은 나의 친구
돌이켜 보면 나는 어릴 적부터 유달리 꽃이나 동물들을 좋아했다. 어릴 적 우리 집에는 팔형제에 사촌들까지 사내아이들 장난에 세간이 제대로 배겨날 틈이 없을 지경이었다. 그러니 형이나 동생들과 치고 박고 뒹굴다 화분을 넘어뜨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는데 그러면 누구보다 내가 먼저 달려가 쏟아진 화분을 다시 정성껏 담고 물을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내가 공을 들여 돌본 꽃나무가 다시 싱싱하게 생기가 돌며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마치 기력을 되찾은 꽃이 방글방글 웃으며 내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 봄이나 여름이 되어 나비나 메뚜기, 잠자리 같은 곤충들을 잡는 재미는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잡는 재미만큼이나 좋은 것이 놓아주는 재미였다. 수통 한가득 벼메뚜기를 잡아들였다가도 다시 녀석들이 훨훨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메뚜기와 같이 푸른 하늘을 향해 훨훨 날아가곤 했다.
가끔 마당에 병아리를 놓아기르기도 하였는데 늘 먹을 것을 찾아다니는 병아리들이 안쓰러워 눈에 뜨일 때마다 모이를 한주먹 가득 가져다주곤 하였다. 그래서인지 내가 모이를 준 병아리는 늘 배가 볼록했는데 결국에 지나치게 모이를 많이 먹은 까닭에 배가 터져 모이가 새어 나온 적도 있었다.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들이 벌어진 살을 바늘로 꿰매어 수술을 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 병아리의 터진 부위를 정성껏 꿰매고 빨간 약도 발라 주었다. 그리고 부디 병아리가 완치되기를 바라며 쓰다듬어 주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병아리는 터진 옆구리를 흰 실로 꿰매어진 채 마당을 누비며 잘도 자랐다. 나중에는 실밥도 저절로 빠져 눈으로 보아 여는 다른 닭과 똑같이 정상이 되었다. 이렇게 정성을 들인 병아리들이 행여 죽게 되면 마음이 아파 그냥 버릴 수가 없었다. 집 밖에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병아리를 묻으며 부디 병아리가 천국에 가기를 기도하며 나무로 십자가를 만들어 세워주곤 하였다.
자연을 가까이 하면서 자연스레 식물과 동물이 마음으로 발산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그들 또한 비록 인간과 똑같은 방식은 아닐지라도 나름대로의 생각과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사람과 동물 혹은 식물의 사이에도 진심이 통하고 교감할 수 있음을 느꼈던 것이다.
어른이 되고 빛(VIIT)을 만나고 난 후에도 더욱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철 따라 바뀌어 피는 꽃잎의 빛깔을 관찰하거나, 흙냄새를 맡는 일, 앞산 가득하던 비구름이 서서히 물러나는 광경을 보거나 바람소리를 듣는 즐거움은 내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일과이다.
때로는 사람이 아닌 자연과 직접 빛(VIIT)을 나누기도 한다. 의심이나 계산이 없는 자연의 친구들은 언제나 이 빛(VIIT)을 먼저 알아보고 또 좋아한다. 나무는 팔랑팔랑 손을 흔들고, 난꽃은 은은한 향과 꿀을 내며 내게 미소 짓는다. 마치 절이라도 하듯 엎디어 앉아 조용히 빛(VIIT)을 받는 두꺼비 같은 놈이 있는가 하면, 다른 좋은 곳다 놓아두고 하필 빛(VIIT)명상실 앞 처마 밑에 둥지를 트는 이름 모를 산새, 어디서 다쳤는지 피 흘리는 친구를 데려와 고쳐달라며 내방 창문을 두드리는 의리 있는 참새도 있다. 세상의 모든 풀과 나무와 꽃이, 동물과 새와 물고기가, 구름과 파도와 바람이, 별과 달과 태양이 내 마음으로 들어온다. 내 마음의 손짓 하나에 웃고 울고 오고 가며 참된 빛(VIIT)을 발한다. 그 무한의 기쁨, 억만금으로 도 살 수 없는 풍요로움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말 못하는 미물이지만 자연 속에 묻혀 본능대로 살아가기에 별다른 말과 설명이 없이도 이 빛(VIIT)을 알아본다. 이렇게 동물이나 식물들과 교감하고 가까이 지내다보니 풀 한포기도 함부로 대할 수가 없다. 나무를 베려고 톱이나 가위를 가져다 대면 잎이 오그라들고 불안에 떠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혹 나무를 베거나 가지를 다듬어야 할 때에는 반드시 ‘너를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이 부분을 자를 거야. 그러니 아파도 조금만 참아줘.’ 하고 이야기한 후 자른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나무가 불안해하지 않는다. 빛(VIIT)의 터에서 직접 키운 토마토나 고추도 그냥 뚝 따서 먹지 않는다. 자연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먼저 허락을 구한 후 따 먹으면 맛도 더 좋고 우리 몸에 보다 유익한 성분이 되는 것이다.
출처 물음표(?) 2005/07/10 초판2쇄 P. 125~127
살아 숨쉬는 모든 생명에게 초광력超光力을 보낸다
산사에 어둠이 내려앉자 풀벌레, 귀뚜라미, 이름 모를 벌레들이 온갖 소리를 낸다. 그러면서 그들이 가을을 불러들이는지, 가을이 뭇 벌레들의 재촉에 이끌려 오는지,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신선하게 이마를 스쳐간다.
대우주의 마음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들,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들 재잘거리며 생을 찬미하며 대우주의 법칙에 따라 살아간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들에게 대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을 보내며, 더욱 힘차고 강하게 우리들이 못 하고 있는 몫까지 보태어 대우주의 영광에 찬미와 감사의 마음을 부탁해 본다.
지난달 쪼막쪼막 꽃피우던 가지나무에 가지들이 내 팔뚝만큼이나 크게 자라있고, 초광력超光力을 받았던 감들도 주먹만큼이나 커져있다. 작년 식목일에 심었던 대추나무에는 엄지손가락만하게 자란 대추들이 조롱조롱 여물면서 제 몫을 열심히 하고 있다.
출처 : 빛(VIIT)으로 오는 우주의 힘 초광력超光力
1996.07.10. 1판 1쇄 P. 247 중
우주의마음님
정광호학회장님
공경과감사 마음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