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가렛 미첼
마가렛 미첼이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이 여인은 신문기자였는데, 사고로 다리를 절게 되었습니다. 신문사 기자가 다리를 저니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신문사에서 해고되었습니다. 자기 인생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아 좌절했습니다. 큰 꿈을 안고 기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26살의 처녀가 다리를 못 쓰게 되었으니 얼마나 낙심이 되었겠습니까? 그러나 마음을 잡고 뭔가 일을 하려고 마음 속으로 생각합니다. “내가 비록 다리를 다쳐 기자 생활은 못하지만 그래도 무엇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신문사 기자였기 때문에 글은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쓴다는 것이 쉽습니까? 신문에 내는 기사하고는 완전히 종류가 다른 것 아닙니까? 스토리가 잘 생각도 안나고 제대로 이어지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인내하면서 열심히 소설을 썼습니다. 소설 한 권을 쓰는데 10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를 찾아다니는데 3년 동안 이곳 저곳의 출판사를 찾아 다녔지만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고 읽어보려고도 하지 않습니다.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쓴 것도 아니고 누가 그걸 보겠습니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출판사를 쫓아다닙니다. 나중에는 원고가 다 헤어져 너덜너덜해질 정도입니다.
어느날 뤠이슨이라는 출판사 사장을 만나려고 하는데 만날 길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출판사 사장이 여행하는 시간에 맞춰 기차역에 나가 있다가 사장이 기차를 타려고 하는 순간 붙잡고 “사장님, 기차 여행을 하시면서 이 원고를 딱 한번 만 읽어 주세요”하고 사정을 합니다. 하도 간절하게 부탁하니까 받아들고 가방에 넣었는데, 일정이 바쁘다보니 원고를 읽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자기 앞으로 전보가 와 있습니다. “원고를 한 번만 읽어 주세요. 미첼로부터”
그 뒤로 몇 달 후에 전보가 또 왔습니다. “원고를 한 번만 읽어 주세요. 미첼로부터” 세 번째 전보가 왔을 때 기차역에서 아가씨가 “사장님, 딱 한번만 읽어주세요”하고 간절하게 부탁하던 얼굴이 생각나 너덜너덜한 원고를 가방 속에서 꺼내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소설을 읽으면서 푹 빠졌습니다. 10년간에 걸쳐 썼던 소설을 순식간에 다 읽었습니다. 그리고 출판을 했는데 하루에 오만부가 팔렸습니다. 이 때가 1936년인데, 당시에는 굉장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소설이 여러분이 잘 아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의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작가의 열심이 없었다면 그냥 묻혀버릴 수도 있었을텐데 열심이 있었기에 결국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