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 날의 삽화 -
가까이 지내는 선배 두분과 같이 강화도로 드라이브를 갔다. 서로 일정이 달라 전처럼 툭하면 뭉치기가 쉽지 않은데 오늘 일진이 좋은 모양이다.
벌써 떠날 때부터 비가 흩뿌렸는데 인천을 지날 무렵, 엄청난 비가 쏟아졌다. 폭우를 뚫고 광성보니 고려성지 전등사 마니산을 가봐야 영양가도 없이 더 젖을 것 같아 포기할까도 했지만 한껏 여가를 부리기로 작정한 나로서는 더 좋은 여건이다 싶어 강행키로 했다.
실은 30여년전쯤 가본 적은 있었다. 전등사도 보고 참성단도 올랐지만 한겨울이라선지 추웠던 기억만이...하여 강화를 잘 안다고 할 자신이 없다. 차질이 생기더라도 어디 암자나 어촌에서 하루 자고 오지 못할 것은 또 뭔가..
비는 그칠 조짐이 없건만 대동항에 잠시 머물다 다리를 건너 강화로 들어갔다. 아까 또 다른 선배가 선두리를 말해서 일단 그쪽으로 향했다.
그런데...비가 와서 그런지 더욱 정취있는 해변이었고 죽이는 절경이 많았다. 썰물이라서 마치 외계행성 같은 끝없는 갯벌...외딴 동네마저도 가슴을 적시는 감동풍경이 많았다. 동검도 갯벌은 세계 몇번째라는 전설도 있을 만큼 유명한 모양이다.
...왜인지...가도가도 선두리인데...비도 도무지 그칠 기미가 아니다. 차도 우리만이었고 사람마저도 거의 안보인다. 아마 피서씨즌이 끝나서인듯도 싶고 주말아닌 평일때문 같기도 하다.
마치 유럽 어느 동네 같은 펜션도 많이 보이고 고풍서린 별장이나 숙박시설이 널려있다.
비수기라 거의 닫혀있는 낌새였지만 분명 열린 곳도 있을 텐데.....살피는 내게 선배들 말이 들리다말다 한다.
정치나 세태..골아픈 업계야그를 이런 절경에서까지 꼭 해야 하는 건 뭐란 말인가ㅜ
여튼간에 이런 멋진 여행지를 후일 누구와 함께 올까 꼽아본다. 친구..친척..친지..한두명도 아니고 이루 헤아릴 수 조차 없다..그들이 더욱 기꺼워지고 가까이 느껴진다...이런게 여행의 참 의미중 하나일까...
헌데 순위를 먹여야되나 마나...각기 사정이 있을테니 불가능할 것인데...
그려. 언제..로또 당첨이 되면 이런 곳에 멋진 집을 지어놓고 그들을 부르면 되는겨...될겨...사람들을 초대해서 한껏 마시고 노래하고 대화를 나누는겨...누구말대로 인생이 뭐여..별거 없는겨...
헌데 현실로부터의 호출전화가 내 공상을 가차없이 깨버린다. 먼저 전화부터 꺼놔야 했었다는 것을 깜박하다니..ㅠ
양도면 내가면 하점면쪽으로 강화도를 거의 한바퀴 돌아 귀로에 올랐건만 아직도 비는 세차다.
비때문에 사진 한장도 못찍은 게 유감이지만 내 인생에 특별한 하루로 각인되리..
%%에 도착하니 비는 차츰 그치는 중이었다...
...내 인생의 비는 언제나 그칠런지....
2019,9
카페 게시글
▣-삶의 이야기
비오는날의 삽화
무이 잠파노
추천 1
조회 125
23.06.08 10:2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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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러시군요
비 오는 날의 여행 그림
글로 만나서 그런지
비 오는 날 무전 여행 떠남도
추억이 될 수 있겠는걸요 ~~ㅎ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