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해 보이고 할인을 하길래 샀다며 아내가 손가방을 건넨다.
할인했다고는 하는데 그 가격이 기가 막힌다.
'지금 들고 다니는 것도 아직 쓸만한데'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왔지만 입 밖으로 낼수는 없고,
'아니, 어떤 미친놈이 손가방 하나에 그런 돈을'
이 말도 정말 하고 싶은데 꾹꾹 참는다.
선물이라고 받았는데 성질을 낼수는 없으니,
태연한 척 하기에는 기분이 떡이다.
그래도 성의를 생각해서
'그 참, 괜찮네' 한마디 하고
사진도 한 장 찍는 걸 보여주었다.
그래야 뒤탈이 없다.
그래도 어차피 내 것이 되었으니 찬찬히 살펴보니 좋기는 하다.
가죽 냄새도 나고.
아내가 나의 손가방을 챙기고 신경을 쓰는 이유가 있다
작년에 열쇠를 잃어버리고 식겁을 했던 일이 있었는데,
아래 작년에 썼던 글이 내가 당했던 일이다.
(목걸이 - 멍에)
사업장의 출입문 열쇠를 어디에 빠뜨렸는지 찾을 수가 없으니 문 닫기를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이런 난감한 경우가 몇 번 있었지만 이렇게 종일 열쇠를 찾지
못한 것은 처음 겪는 일.
열쇠를 찾지 못하면 여간 큰일이 아니다.
사업장 앞뒤 출입문, 내부의 각종 잠금장치, 뱅크 머신, 경보 시스팀 등 영향 끼치는 것이 한둘이 아니다.
저는 두 가지 열쇠 뭉치가 있습니다.
하나는 자동차, 집 열쇠 뭉치,
두 번째 것은 우편함 열쇠, 사업장 열쇠, 각종 잠금장치, 경보 시스팀 뭉치입니다.
하나로 간직하기에는 사업장용 열쇠의 가짓수가 많기 때문이지요.
저의 일상은 이른 아침 사업장 문을 열어준 뒤,
낮에는 다른 일을 한 후 집에 들러 식사를 하고,
동네 어귀에 있는 우편함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저녁 시간에 사업장으로 되돌아와 챙기고 마감을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영업시간에는 사업장의 열쇠가 없어졌는지를 몰랐던 것입니다.
아침에 사업장 문을 열었으니 그 이후의 동선이 문제입니다.
동선을 커다란 종이에 시간대별로 복기를 했습니다.
복기한 종이를 들고 하루의 동선을 거슬러 열쇠뭉치 찾으러 나섰습니다.
자동차 시트,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학교,
은행,
도매상,
집 안 구석구석..
찾지를 못합니다,
속이 타들어 갑니다.
못 찾으면,
열쇠 가게, 경보 시스팀 회사는 5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빨리
결정을 해야 합니다.
오늘 사업장으로 오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우편함입니다.
아, 그런데 열쇠뭉치가 우편함에 꽂혀 있었습니다.
' 아이구, 하나님 감사합니다 '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우편물을 확인할 때,
광고물이 많으므로 바로 분류하여 옆 쓰레기 통으로 버리면서
그대로 열쇠 뭉치를 꽂아 두고 챙기지 못했던 것입니다.
저는 평소 여자들이 손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챙길 것이 많으면 저렇게 한 사람도 빠짐없이 손가방을 들고
다닐까?
그런데,
자주 자동차 열쇠, 지갑, 안경,
손전화등을 빠뜨린다며
아내가 손가방을 마련해주었습니다. - 제발 이 가방 안에 소지품 잘 좀 챙기라고.
사용해보니 이 손가방이 여간 편리한 게 아니더군요.
그런데 그 손가방을 빠뜨리고 다니는 경우도 가끔 있었었는데,
급기야 사업장 열쇠 뭉치를 빠뜨리는 대단한 일을 겪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고심 끝에 나름 해결책을 마련했습니다.
24시간 목걸이 (멍에)를 하고선 자리 띁때마다 꼼꼼히 항목별로 챙겨 보기로 하였습니다.
보기에 조금 흉할지 모르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효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Apr. 2017)
첫댓글 어느날 갑자기
지갑 키 폰은 읽히는디~~~
나머지가 안 읽히믄 우짭니껴ㅠ
16년 키운 멍이를
누가 시츄 맞쥬???
하는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는겁니다ㅉ
말티즈란 말이 언능 안 나와서ㅠㅠ
어제 만나본 59세 아재는
오직 눈 앞에 있는거만 알구
밥 묵는것두 잊은지 몇 년 됐다 해서ㅠ
몇 년 전
치매검사는 백점 받았지만
은근 걱정이 된다능요
걱정 마십시요, 일반적인 현상 같아요.
그래도 혹 모르지,
검사에 이상 없다면 검사가 잘못될수도 있는데 ..
사업장도. 갖고 계시고. 아내가
지갑도 챙겨주시고. 이순길
행복한 풍경이. 연상됩니다.
아직도 부대끼며 사는 저의 모습입니다.
올,내년쯤에는 접어야 될것 같은데
노후대비가 부실해서 집사람은 근심이 커지요.
마마님 말씀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합니다.ㅎㅎㅎ
손가방 . 필수품이죠.
내 것이 되면 더 예뻐보입니다^*^
맞아요,
주머니 불룩불룩하고
이전엔 어떻게 없이 지냈는지
이젠 손가방 없으면 안되겠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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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요렇게 하라는 꾸지람이라 생각할랍니다.
허술하면 그래도 괜찮습니다.
저는 매사 엄청 부실한 편이지요.
그런데 도대체 어떤 분 이시길래
댓글을 두번씩이나 읽어보게 달수 있을까? 고마워요.
지인중에 모임 때마다 마지막에 외치는 말이 있지요
핸 지 열- 핸드폰 지갑 열쇠
이제는 모임의 마지막 구호가 되었답니다~
그렇네요,
번쩍하는 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저도 목걸이 대신, "핸지열"
이거 정말 좋은데요. 핸지열,핸지열,핸지열. 자리 뜰때마다 ..
판돌씨는 좋으시겠습니다.
명품가방도 받으시공.
자랑으로 알겠습니당.
배골는 베리꽃 보단 그래도 나아 보이능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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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행히 아직 약통은 안챙겨도 됩니다.
아내에게 걱정 끼치지 않으니 고맙지요.
후후, 비닐에서 가죽으로 바뀌었으니 저에겐 명품이긴 하네요.
저렴하고 튼튼하고 안경알에 스크래치 안생기는 것으로 고르는
안경이 제겐 유일한 사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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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잔소리 하지만, 챙겨주니 고맙긴 합니다. 가을노래는 향수가 으뜸이지요 ?
아내에 사랑이 예쁘네요
저두 집떠나 어다고 갈때는
1234 요것을 꼭 실행합니다
1 전기 고대기로 머리를 하기에 스윗치 확실히 빼어나
2 가스는 잠거나
3 지갑은
4 꺼진불도 다시보자 또 한번 확인
에효 나이는 어쩔수 없네요 ㅎ
맞아요,
'가스 잠그기' 요것도 제 목걸이에 쓰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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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일만 하는것도 그다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해서
저도 이제는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은퇴후의 삷방 선배들의 생활이 어떤지
선배님들 글도 찾아 읽어보려고 합니다.
여자들은 특히 핸드백을 메이커 있는것
좋아하지요
명품이 박히면 더 좋아하구요
가급적 나이들어서는 여자 맘 안 상하게 하는것도 삶의 처세술입니다.
아이고, 명품은 아니고 비닐에서 가죽으로 바뀌었습니다.
네, 마음 안상하게 엄청 노력은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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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손가방 없으면 사용 해보시지요.
엄청 편리 하던데요. 아이고, 명품은 아니고 비닐에서 가죽으로 바뀌었습니다.
기분 좋으시면서 ㅎ
아내 에 사랑이 느껴집니다
편한 밤 되세요~
네, 원조 공주님 편안한 밤 되시길요.
챙겨주면 좋긴 합니다.
행복하고, 바쁘고, 탄실하게 짜인 일상의 모습을
잠깐 엿봅니다.
먼저, 가방 멋집니다.
따스한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꽉짜인 일상이 버겁기도 하고,
평생 일만 하는것도 그다지 바람직 하지 않다는 생각 가끔 들기도 해서
슬슬 준비 해보려 하지요.
노후대비 부실해서 집사람 근심이 커지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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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 봐야겠네,
내 꼴이 아무리 버거덕 거려도 , 어디 있긴 할거요.
진짜 배아플 이야기 양념좀 칠해서.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