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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다시는 잃어 버린 강아지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집안 식구끼리 단단히 약속했으면서도
강아지에 대한 미련이 남아
강아지 사진 100장을 다시 현상했다.
그러니까 지난 연말이다
개를 한마리 키운다 하면서도 2년이 지나서 마침 처가(해남)에 가는 길에 진도에 들려 강아지를 구입했다
족보는 없지만 진도에서 태어 났으니까 진돗개라 생각하고
서울(동대문구 이문동)로 데려 와서 보살피기 시작했다.
우선, 어미 젖을 떼고 왔으나 무엇이든지 잘 먹어서 좋았다.
그리고 서울 온지 그 다음날 부터 볼일은 꼭 세면장으로 가서
아주 예쁘고 귀엽게 보아 놓아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혼자 자기를 싫어해서 거실에 자는 당번을 애들에게 정해주어도
불평없이 따라 주었다 다만, 새벽에 잠을 깨우는 것을 싫어 하면서도
그래도 좋아했다. 외식을 하면서 자꾸 나갈려고 한 것을 식당 주인이 인상을 쓸까봐 탁자 밑에 꽉 잡고 있자 거기에 기어코 실례를 해 버렸어도
우리 가족은 나가려고 하는 이유를 못 알아 차린 것에 너무 미안해 하면서
시킨 갈비살 대부분은 강아지가 다 먹었어도 좋아했다.
결국은 수캐임을 감안하여 어느 부분(?)이 왕성해지리라는 생각에
생마늘을 주자 그것을 한참 씹다가 도로 뱉어 놓으면서 입맛을 버리긴 했지만
어쨌튼 온 식구들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말았다.
서울에 온지 4주째 되는 1월 13일 일요일날
오랫만에 날씨도 포근하고
집부근 이문초등학교에서 생활용품 판매행사를 함에
강아지를 안고 거기에 다녀와서
강아지는 오다가 걸어 왔기 때문에마당에 두고,
세탁소에 가고자 세탁물을 챙기기 위해 나만 실내로 들어오자
현관문 앞에서 강아지는 계속 칭얼거렸지만 나는 집사람에게 독촉하면서
세탁물을 거의 챙기자 마당에 있는 강아지 소리가 들리지 않아 밖을 보니
강아지가 대문 밖으로 나가는 것이 보여 얼른 뒤따라 나왔으나
이문 초등교 쪽으로 가는 것을 마지막으로(1.13일 일요일17:30분경)
지금까지 그 귀여운 모습을 다시 볼 수는 없었다.
애들은 그날 저녘 식사를 끝내 먹지 못하고
집사람은 추운날 어디에서 떨고 있는지 모른다고 동네를 몇번이나 돌고
나는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한 숨도 자지 않고 돌아 오지 않을까
기다렸지만 모두가 헛수고였다.
그러기를 몇일째
동네에 있는 전봇대에는 우리 강아지를 찾는다는 전단을 계속해서 붙이고
동네에 있는 개집를 몇번이나 찾아가고
날자가 지날 수록
10만원으로 시작한 찾아주는 사례금이
지금은 50만원으로 올라가고
사례금이 올라 갈 때마다
개집을 방문하자 그 주인은 50만원이면 그 보다 훨씬 좋은 개을 살 수 있다면서
구입을 권하고
2주째가 되자
너무 지쳐 버려
이제는 찾지 말고
좋은 주인 만나기를 기원하자고 약속해놓고
100장의 전단을 한번만 더 만들기 위해 사진을 현상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돌이(강아지 이름)를 키운 사람은
내가 키운 것 보다 더 아껴주기를 바라면서
정말로 찾기를 그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