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축제날
학생들은 축제 연습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었고 선생님들도 축제때 전시할 작품들을 열심히 준비하였다. 과연 축제라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하였다. 드디어 그날이 바로 지난 수요일이었다. 여느때와 같은 시간에 출근하였으나 수업은 없는 날이었다. 오전에는 학생들의 전시물들을 관람하고 각 반 교실 및 특별실에서 개최되는 체험부스/ 테마체험마당 을 자유롭게 참석하여 체험하면 된다.
우선 삼층에 전시해놓은 학생들의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영어는 전혀 배우고 싶지 않다면서 늘 한국어 책을 읽고 그림을 그리던 학생이 쓴 글이 선정되어서 크게 진열되어있었다. 읽어보니 그는 영어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이였다. 내용은 공부는 정말 하기 싫은데 우연치 않은 계기로 그림그리기에 취미을 붙였다 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읽고 보면서 즐감하고 있는데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인다. 사진을 찍을려고 하면 모두들 손을 흔들면서 “노” 란다. 그런데, 한학생이 나를 부르면서 진열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였다. 내가 특별히 아끼는 제자(영식) 였다. 그는 사진을 찍는 일에도 응하였다. 평창 올림픽에 대한 작품이였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드려서 잘 만들었지 모른다; 한국어, 영어, 일어를 사용하였다.반생들이 왁자지껄 할때 영식이는 차분히 책상에 앉아서 무엇이든 배우는 일에 심혈을 기우린다. 뼈속깊히 느껴지는 아름다운 그 모습을 목격할때 마다 나는 가슴속 깊히 그를 응원한다.
먹거리장터 체험이 기가실에서 있었다. 떡복이, 오뎅, 주스를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였다. 먹고 싶은것을 없었지만 혹여 학교에 도움이 될까 하고 좀 살려고 했는데 그럴 의도를 파는것 같지 않았다, 거저 주는셈이였으니까. 솜사탕 만들기 체험은 저마다 할려고 줄을 서 있었다. 두리번 거리는데 뜻밖에 누가 나를 반겨주어서 눈군가 보았더니. 첫눈이 내리던 날에 만났던 나의 육촌동생이였다! 그녀는 학부형들이 주관하는 먹거리 장터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도 만나보지 못한 조카, 인섭, 가 바로 위층 음악실에 있다고 알려줘서 얼든 올라가 보았다.
음악실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학생들 셋이 오봇이 앉아있었다. 중간에 있는 학생인듯 하였고 내 주측이 맞았다. 인섭이를 반갑게 포옹하고 왜 일찌기 아는척 하지 않았냐고 물으니 “바빳다고” 했다. 자랑스로운 귀여운 조카였다. 몇일 후면 졸업하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뻤다.
맑고 신선한 공기를 뒤덥은겨울 하늘도 이제는 어두움이 드리웠다. 가로수등과 상점에 불빛이 하나둘 켜진다. 축제공연할시간이 다가왔다. 영어회화시간에는 긴 겨울밤을 자던 학생들에게 요정들이 마술 지팡이를 흔들었듯이. 최면에서 깨어난듯 발랄하게 춤을 추고 온갓 재능을 활발하게 펼친다. 영어반에서 보던 학생들이 의상복을 입고 무대에 위에서 활략하는 새로운 모습에 완전 매료 되었다. 어머 저 학생이 저런 텔런트가 있었네, 어… 제는 그애잖아, 헐 선글라스 끼고 강남스타일 하네… 영어도 잘하던데 피아노도 저렇게 잘치네….내 아이들이 어렸을때 따라붙으면서 셔터를 눌러데던때처럼 재롱떠는 남중학생들의 모습들을 포착하기 위해 노칠세라 바빴다. 감탄사를 연발로 터트리면서.
한창 한반이 무대에서 춤을 추고 있는데, 체육부장님께서 도움반 학생을 데리고 무대로 올라 가셨다. 그리고 그 학생에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추셨다. 제일 기억에 남는 감동의 모습이였다. 부장님께서는 필요에 따라 도움반 학생의 팔 혹은 등도 붙잡아 주셨고 같이 흥겹게 추는춤은 새하얀 눈속에 어여쁘게 피어있는 고운 장미꽃송이 처럼 아름다웠다. 인간애가 듬뿍 확실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였다.
팔이 속으로 굽는다고. 바로 그날 오전에 처음으로 대면하였든 조카가 무대위에서 맨 앞줄에서 춤을 곱게 추고 있었다. 뿌듯하였다. 몇몇 학생들은 여자처럼 화장하고 가발쓰고 옷을 입었다. 가끔씩 선생님들도 학생들 사이에서 장단에 마춰 춤을 추며 분위기를 북돋아주고 빛내주었다. 학생들을 가르치시고 학습평가 등 하시는 일들이 많으신데 무대에 올라가셔서 같이 기븐을 내시는 선생님들이 더 없이 존경스러웠다.
모는 순서를 마치고 공연장을 청소하는 작업에 일조해서 버려진 쓰레기 줍는 일에 잠시 참여 하였다. 그동안 끊임없는 열정으로 연습하고 그날 저녁 공연을 대성공으로 해낸 여러학생들이 나를 보고 반가워 하였다. 나역시 같은 마음이였다. 한창 무대위에서 긴장되었을터인데 신나게 춤을 추고 피곤하겠지만 맑은 모습들이였다.
문화예술관에서 걸어나오니 불빛가득한 시내와 헤드라이트를 키고 어두움 속에서 배회하는듯한 차들로 가득하였다. 그 많던 학생들은 이제 뿔뿔히 흐터지고 몇명 남아있었다. 주차장에서 모여있던 몆몆 학생들이 나오는 나를 보더니, “하이 티처” 하면서 하이하이브를 하잔다.
아 사랑스러운 나의 학생들. 고맙고 소중한 재주꾼들!
첫댓글 2016년의 마즈막 시간들을 고국에서 혼자 보내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 2017년의 첫해가 뜰때
동해바닷가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같이 목격하고
떡국을 주는 행사가 있다고 하여 참석할려고 합니다.
2016년이 다 가기 전에
그동안 못다쓴 글들을 마감할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듭니다.
2016년도에 남은 시간들 의미있게 보내시고
밝아오는 새해에 복많이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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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