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연애
[3]
아무리 달리고 달려도 어디에도 없다.
조금만 가면 보일 것 같아서 그렇게 달리고 달렸던 하늘은 결국 주저앉아 깊은 숨을 몰아쉰다.
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이마에선 땀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린다.
하필이면 그런 모습을 진에게 보이고 말았다는 사실에 하늘은 그저 망연자실할 뿐이다.
.....
삼일이란 시간이 흘렀고, 진은 삼일이란 시간동안 학교에 오지 않았다.
오늘은 오겠지.. 오늘은 오겠지 하며 진을 기다 린지 삼일이란 시간이 흐르자
하늘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너 또 어디가!!”
“조퇴”
“야!! 야!!!!!”
짝이 아무리 불러 보지만 하늘은 들리지 않는 듯 학교를 빠져나가 달리기 시작한다.
그러게 달리고 달린 하늘이 도착한 곳은 진의 집 앞
진의 집 앞에서 하늘은 들어가지도 그렇다고 돌아가지도 못한체 어찌할바를 모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를 낼 것 같은 진이 무섭고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자니 앞으로
두 번다시 진을 보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에 발걸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
문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하늘이 계단에 쪼그려 앉아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간다니까요”
신경질 적으로 전화를 받으며 나오던 진의 걸음이 멈춰 선다.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앉아 잠든 건지... 진은 대책 없어 보이는 하늘의 모습에
웃음만이 터져 버린다.
끊기지 않은 핸드폰 반댓편에선 중년의 여자 목소리가 계속해서 진을 부르지만
진은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지 오늘 못 간다는 말을 남긴체 핸드폰을 끄고는 아예
밧데리를 빼버린다.
혹여나 하늘이 깰까 진은 하늘을 안아 들어 조심스러운 걸음을 옮긴다.
보고 또 봐도 보고 싶다는 말을 하늘을 보면서 깨달은 진의 시선이 하늘에서 떠날 생각을 않는다.
자신의 침대에서 잠든 하늘을 보고 있자니 1년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진은
차라리 아예 하늘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이렇게 보고 싶을 때 실컷 볼 수 있게 말이다.
살며시 눈을 뜬 하늘이 놀라 몸을 일으킨다.
익숙한 듯 낯선 집안을 한참을 둘러보던 하늘의 시야에 들어오는 건,
침대 옆에 작은 서랍 위에 올려져 있는 사진 한 장,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집어든 하늘의 눈에서 떨어진 눈물이 사진 위로 흘러내린다.
애써 눈물을 닦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방안을 두리번 거리는 하늘의 시야에
잠들어 있는 진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 진에게로 조심스레 다가간 하늘이 진의 이마에 살며시 손을 대어본다.
다행히 열은 없다.
혹시나 어디가 아픈건 아닐까 걱정 했던 하늘은 괜찮아 보이는 진의 모습에
다행이라고 몇 번이나 속으로 되새기다 꼭 해주고 싶었던 미안하다라는 말을 건낸
하늘이 자리에서 일어서지만 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자지 않고 있던 건지 자신의 손목을 꽉 붙잡은 진의 행동 때문에...
“자는거 아니였어?”
“니가 옆에 있는데 어떻게자..”
“진아..”
“나.. 안보고 싶었냐?”
진의 물음에 하늘은 아무런 대답도 건내지 않는다.
“난 미치도록 보고 싶었는데...”
하늘의 대답대신 진의 대답이 건내져 오고, 간신히 참고 있던 하늘의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하늘도 진이 보고 싶었다.
진의 말처럼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진이 전학가기 전까지 진 몰래 학교에 찾아가곤 했었다.
멀리서 진을 볼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하늘은 행복했고, 좋았다.
하늘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진은 그런 하늘을 잡아당겨 품에 안는다.
“난,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고, 바보야”
오랜만에 안기는 진의 품이 너무 따뜻해서 하늘은 그렇게 오늘 하루만,
딱 오늘 하루만 그렇게 1년 전으로 돌아가 진의 사랑을 받기로 한다.
“잊을거야”
“응?”
“그날 옥상에서 내가 본거 나 다 잊을거야”
“진아..”
“니가 이렇게 다시 와줬으니까.. 딱 한번만 눈감아 주는거야”
진이 어린 아이 달래듯 그렇게 하늘을 달랜다.
진의 시선이 자신에게 고정 된게 뻘줌 한 듯 하늘이 배를 매만지며 말한다.
“배고프다”
배고프다는 하늘의 말에 진은 웃어버린다.
이 상황에 오랜만에 만나 어떻게 지냈는지 얘기도 하지 못했는데
대뜸 배가 고프다고 말하는 하늘의 천진난만함에 진은 행복해진다.
보고 싶었다. 하늘의 저 천진난만함이..
“뭐 해줄까?”
“나, 진이가 해주던 떡볶이 먹고 싶어”
“집에 재료 하나도 없어”
“음.. 사러가자 진아!!”
신이난 하늘이 얼른 나오라며 진을 재촉한다.
지갑을 챙겨 그런 하늘에게로 걸음을 옮긴 진이 하늘의 손을 꽉 잡는다.
다시는 잊어버리지 않으려는 그런 마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자신의 손을 꽉 잡은 진을 향해 하늘은 최대한 밝게 웃어 보인다.
어쩌면 두 번 다시 이렇게 진의 손을 맞잡을 수도 없을 지도 모르니까..
.....
“아아~ 파 넣지마, 응?”
파를 넣지 말라며 하늘이 진의 팔에 매달려 조르기 시작한다.
뭘 먹고 큰 건지 진의 키는 하늘보다 십여센치 이상이 크다.
그래서 하늘은 늘 진을 올려다봐야만 진의 얼굴을 볼 수가 있었다.
오늘도 그렇게 진을 올려다 보며 팔을 넣지 말라는 하늘의 투정 아닌 투정에
진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빠르게 장을 봐 와서 떡볶이를 만들기 시작한 진은 뚝딱 떡볶이를 완성 시켰다.
식탁에 앉아 떡볶이를 기다리는 하늘앞에 떡볶이가 담긴 접시를 내려놓는 진이
얼른 먹으라며 하늘 앞으로 접시를 밀어 준다.
“진아 너도 얼른 먹어”
떡볶이를 한입 베어 물고는 신이 나 말하는 하늘의 입가에 떡볶이 양념이 잔뜩 묻어있다.
그런 하늘의 모습에 진은 또 다시 웃음을 터트려 버린다.
하늘이 떠난 지난 1년 동안 이렇게 웃어본 날이 없었다.
오랜만에 이렇게 웃는 진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티슈로 하늘의 입가에 묻은 떡볶이 양념을 닦아주자 하늘은 그런 진을 향해
눈이 반달이 되도록 환하게 웃는다.
그런 하늘을 빤히 바라보던 진이 하늘의 옆으로 자리를 옮긴다.
하늘은 그런 진에게 포크에 떡볶이를 찍어 건내지만 진은 고개를 저을 뿐
떡볶이를 먹을 생각을 하지 않고, 하늘은 왜 그러냐는 얼굴로 떡볶이를
한입 베어 물기 무섭게 진이 그런 하늘의 입술을 덮친다.
놀란 하늘의 손에선 들고 있던 포크가 식탁위로 떨어져 버리고, 진은 빠르게
하늘을 탐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하늘의 입술을 한참동안 탐하던 진의 입술이 간신히 진에게서 떨어진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는 하늘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진의 입술이 다시 한번
하늘에게 닿았다 떨어지고, 이내 입술을 지나 목으로 옮겨지고, 목에 닿았던
진의 입술은 그렇게 점점 더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갑작스런 진의 행동에 하늘이 자신의 옷속으로 들어온 진의 손목을 잡아 보지만
이미 늦은 듯 진은 멈추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손목을 잡은 하늘의 손을 꽉 지고 그렇게 점점 더 하늘을 탐하기 시작한다.
조심스럽게 하늘을 안아 들여 침대로 옮긴 진은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린 하늘의
귓가에 작게 속삭인다.
“사랑해, 강하늘”
★
<애루(愛淚)> <※더없이하얀 >
세상에서 제일 예쁜이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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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성
미친 연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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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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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앗!!중요한 순간에 끝내는건가요...ㅡㅡ;;;아주 중요한 순간에 끝남을 슬퍼하며 잘 읽고 가요...ㅜㅜ
시후도은근불쌍~~~~~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