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회복된 것 같아서 다시 일용직을 나갔습니다. 30분 일찍 작업을 시작
했고 프레스 공장 내, 지지대를 세우는 일 입니다. 빔에 홀을 뚫어 볼트를
조이는 일이에요. 대형 드릴로 세면 바닥을 뚫는 일이 무거운 바벨을 드는
것만큼이나 힘든 생 노가다였습니다. 점심을 사내 자택에서 닭 도리 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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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30분 일찍 오후 4시간을 빡세게 채웠어요. 새 사업장으로 기계들을
옮기는 일에 2단 지게차와 호스트가 동원되었고 저는 물건을 1톤 트럭에
실어 세팅 장소까지 이동하는 일과 세팅 때 단도리를 하는 잡일입니다.
이렇게 죽기 살기로 일하고 받는 일당이 13만 원, 한 달(20일) 3백, 일 년 3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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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 이 짓을 천직으로 수십 년을 밥벌이 해온 동료는
바보일까요? 살다 보면 때때로 너무 지체해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너무
서둘러서 일을 그르칠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신앙의 영역에서는
너무 빨리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고 결론을 예측하는 것이 불신앙의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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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일 때가 종종 있습니다. 공격적 성격 탓에 추진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돌아보면 늘 한 템포 빨라서 일을 그르친 적이 더 많았습니다. 이제
부터라도 섣불리 장담하지 않고 오랜 기다림과 침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광릉수목 트래킹을 하다가 고모리 쪽을 경유하면서 상권이 놀랍게 번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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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보았어요. 00호텔이 10년 전에 21억에 매물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부동산 소개비를 2억 준다고 했고 은행 대출이 11억이 가능했을 터, 제 돈
8억이면 호텔이 내 손에 들어오게 된 물건이었는데 미적거리다가 놓쳐
버렸습니다. 많이 아쉽습니다. 지금 시세를 따져보지 않았으나 대략 6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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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은 가지 않겠습니까? LH 임직원들이 은행 돈으로 대출을 받아 코로나 정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저는 이번 사안의 핵심을 대략 3가지로 봅니다.
정보 유출, 대출, 기득권 관행 말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황당할 것입니다.
왜 그런지는 아는 사람만 알 것이고 주제가 아니니 패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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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처럼 한국토지공사와 대한 주택공사가 통합(2009) 되어 지금의
LH 공사가 되었어요. 공사는 기본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따라가는 준 공무원입니다.
철 밥통과 높은 임금을 모두 몰아 받기 때문에 꿈의 직장이지요. 80년대는
한국전력 공사 문턱이 스카이만큼 높았을 때가 있었고 증권사가 보너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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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0% 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국세청 9급 공무원이 50억을 뇌물로
받기도 했고요. 지금은 두 직장 모두 다 한물갔고 오직 주택공사만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된 이유는 집장만 열기가 이를 반증한다고 봅니다. 이번 사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LH 직원 13명이 시흥 10곳, 광명 4곳의 땅을 매입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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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 평에 100억이 들어갔으면 대략 평당 100만 원을 줬네요. 물론 이 직원 13명
이 토지보상 직원들이었을 테지요. 이 돈을 박으면 무조건 10배 이상은 오른다고
봤을 때 매입 카드를 안 쓸 바보는 없을 것입니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보상과 개인이 이 땅을 자의로 샀느냐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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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습니다. LH 윗선에서 지시를 했을 개연성이 높습니다. 물론 개인도 떡고물을
스톡옵션으로 받았을 테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한때 교통과 직원이 경찰서
전체를 먹여 살린 시절이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저는 개인이 이처럼 정보를
알고서 손을 쓴 케이스를 몇 번 봤어요. 한탄강 개발 계획을 알고 이 지역 6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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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이었던 양반이 땅을 사서 혼자만 호의호식하고 덕분에 전국 개발 꼴찌의
오명을 받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고, 최근에 모 정치인은
7억 주고 산 아파트가 43억이 된 예도 있습니다. 어차피 인생은 '배고파 죽거나
배 터져 죽는 것'이니 할 말 없지만 투기꾼들이 투기를 잡겠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근데 왜 나무를 빽빽이 심은 줄 아시나요?
2021.3.8.mon.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