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도 상품별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토지의 경우 고가 낙찰이 잇따르고 있는 반면 아파트는 유찰을 거듭하며 낙찰가율마저 떨어지고 있다.
20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토지는 감정가 대비 1000%가 넘는 물건이 나오며 가을 경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8월30일 충남 공주지원에서 있었던 공주시 정안면 임야 2160평에 대한 입찰에서 최초 감정가 939만원의 13배가 넘는 1억2300만원에 낙찰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이 무려 1309.8%를 기록했다. 평당 4350원짜리 땅이 순식간에 5만6970원으로 뛴 것이다. 입찰경쟁률 역시 98대 1로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가월리에 있는 500여평에 대한 입찰에서도 44명이나 몰려 낙찰가율이 282.6%나 기록했다.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의 1145평 규모의 땅도 감정가 1억3254만의 3배 정도 많은 3억100만원에 낙찰, 227%의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오는 10월 4일 성남지원 경매1계에서 진행될 예정인 경기도 광주시 목현동 임야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신행정수도 바람에 토지경매 낙찰가율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최근 상승 분위기를 감안할때 선두자리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파트 경매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6일 재건축이 추진중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AID차관아파트가 서울 중앙지방법원 경매7계에서 경매에 부쳐졌지만 응찰자가 단 1명도 없었고, 13일에는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아파트가 경매에 나왔지만 유찰됐다.
지난 7월 중앙지방법원 경매 6계에 나온 강남구 청담동 청구아파트는 두차례나 유찰돼 최저경매가가 감정가의 64%까지 떨어진 채 오는 21일 3번째 경매에 부쳐진다.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72평형도 21일 경매에 부쳐질 예정인데 최저경매가가 27억원에 이르러 전문가들은 지금의 시장분위기로는 유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매정보제공업체 디지털태인 이영진 차장은 “아파트보다 규제가 다소 덜한 토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 낙찰가율 고공행진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최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수정아파트 50평형이 한번 유찰됐음에도 107.5%(감정가 5억2000만원, 낙찰가 6억9880만원)의 낙찰가율을 보여 아파트 경매 흐름 역시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