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날씨만큼 정영진 군도 강렬한 한 달을 보냈다.
해가 길어진 덕에 놀이터에서 놀고 싶은 마음이 커져 미룡복싱체육관은 그 다음이 되었다.
하지만 그 또한 정영진 군의 선택이기에 존중한다.
취미란 것이 그런게 아니던가! 그리고 자기의 것이 커져가는 시기 사춘기이기도 하다.
6월 들어 복싱장에 간 날을 손꼽는다.
몇 번은 정영진 군이 늦게라도 가길 원하면 엄마와 함께 다녀왔다.
반복될수록 오가는 길에 어려움이 생기니 하교 후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면 가지 않기로 했다. 그러기를 몇 번.
“영진아, 복싱장 정말 안 갈거야?”
고개를 푹 숙인다.
“영진이가 원하는 것을 말 해주면 되는데 고개를 숙일 것이 아니라. 다시 물을게. 영진아 학교 끝나고 복싱장 안 갈거야?"
손가락으로 놀이터 방향을 가리켰다.
“영진아. 너가 말해줘. 복싱장 안 갈 거면 인사 드리고 짐 챙겨 오자고 하려고 묻는거야.”
고개 끄덕이는 정영진 군이다.
“알겠어. 그럼 오늘 가서 관장님께 인사 드리고 오자. 그동안 감사했다고.”
“네.”
“그런데 영진아 언제든지 원하면 다시 갈 수 있으니까 다음에 가고 싶을 때 또 올게요 하고 인사 드리고 오면 어때?”
“네.”
복싱장에 가니 마침 관장님이 계셨다.
그동안 있었던 내용을 간략히 말씀드리며 인사 드리고, 짐 챙기러 왔다고 했다.
별로 해준 것도 없다며 엄마 말 잘 들으라 당부해 주시는 관장님이다.
있는 동안 감사했다고, 다음에 영진이가 잘 다니겠다고 하면 다시 와도 되냐 물으니 그렇다하셨다.
정영진 군은 그 간 감사한 마음을 담아 허리 숙여 인사 드렸다.
23년 8월 2일 처음 등록하여 미룡복싱장 다녔다.
그 사이 많이 큰 정영진 군이다. 그때와 비교해보면 줄넘기 한 개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금은 그것을 한다.
땀 냄새 흥건한 복싱장이었고, 연령층이 성인 분들이 많아 정영진 군에게 그닥 관심이 없었다.
무심한 듯 하다가도 한 번씩 건네는 인사와 말들이 반가웠던 곳이다.
정영진 군이 혼자 런닝머신을 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여느 남학생과 다르지 않음을 느꼈었다.
아쉬움이 남지만 그 다르지 않음에 감사했기에 다음을 기약해 본다.
여느 남학생처럼이 중요했지요. 여느 사람이 이용한 곳에서,
그 사회 그 연령대의 여느 사람처럼 취미 복지를 이루려고 했지요.
이전처럼, 지금처럼, 앞으로도 그렇게 나아가길 바랍니다. 더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