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정보를 보니 2001년에 가입했다고 하네요.
카페 들어와서 쓴 글은 손가락 꼽을 정도지만,
방문횟수만 보면 나름 오래된 회원이네요.
다른 분들도 언급했던 것처럼 카페 많이 한산하네요. 이 수준이면 커피 다 눅눅해졌겠어요.
드림씨어터를 알게 된 건 1992년이었으니까,
20년,
제 삶의 반을 함께 한 밴드네요.
처음 another day를 듣고 의외로 색소폰 소리가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정말 말그대로 테잎 늘어져라 들었던 images & words였네요.
당시 드림씨어터는 프로그레시브로의 인도라기 보다는 메탈로의 입문을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알게된 밴드가 참 많았거든요.
live at the Marquee의 another hand/killing hand와 awake 전곡으로 전 드림씨어터는 남다르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A change of season과 커버곡들,
falling into infinity에서의 실망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metropolis pt.2
...
말하면 끝이 없겠지만 거의 비슷비슷한 레파토리를 가지고 있는 회원분들께는 두말하면 잔소리니까 여기까지.
전 드림씨어터를 통해 알게 된 밴드들이 참 많습니다.
락, 메탈, 그리고 프로그레시브 락 밴드들 말이죠. 시간 역순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한 밴드들과 있고 같은 시간대로 함께 좋아하게 된 밴드들도 많고,
다리를 놔준거죠. 관심확장형인 관계로 드림씨어터보다 더 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밴드도 많았고요.
그런 밴드들중 프로그레시브라는 틀안에 있는 상당수가 드림씨어터resque하다는 이유로 활동을 접거나 방향을 선회하거나, 그리고 그렇게 해체한 경우가 참 많았던 것 같네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들어보니,
그때 참 열심히 듣던 그 때의 열정에 비해 상당히 덜해진 지금과 비교가 많이 됩니다.
그때의 열정과 함께 했던 밴드들의 음악을 다시 찾아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이미 해체된 밴드들도 많고, 아쉬운 뉴스를 전하는 밴드도 많고, 드림씨어터처럼 여전히 활동하는 밴드들도 있네요.
그때 기억으로 잠시 돌아가봤습니다.
1992년 드림씨어터의 테입이 늘어져 다시 테입을 사러 간 음반가게 사장님께
"이 밴드와 비슷한 괜찮은 밴드 없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의외로 그 사장님께서 "있다!"라고 답을 하셨고 이 밴드를 권해주셨습니다.
아시잖아요. 그때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다던가 뭐 그런게 많이 어려웠던 시절,
거의 음악잡지에 목메야 새로운 밴드를 발견할 수 있던 그 시절,
음반가게 사장님은 일종의 운영자였다는 거.
Without Warning.
정규앨범 3장을 밴드멤버 변동없이 내고 해체한 밴드입니다.
밴드에 대한 설명과 함께 3집 step beyond (1998)의 수록곡을 올린 유투브 영상을 보면 이 밴드에 대한 간단한 역사를 알수 있습니다.
prophet -step beyond
들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뭔가 좀...하는 느낌이 있네요.
아마 프로그레시브하다는 느낌보다는 하드락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것 같고,
아마 보컬이 다른 밴드, 특히 본조비랑 비슷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cheesy한 느낌이 있어서이기도 하고,
좀 손발이 오그라드는것 같은 톤과 곡 구성이 있어서 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학교에서 만난 친구 5명이 10년동안 최선을 다해 3장의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팀내 불화보다는 예상컨데 생계에 대한 이유때문에 밴드활동을 접기까지,
호흡맞는 친구들과 함께하며 만들어낸 그 결과물(들),
세상은 그런 열정을 모두 다 알아주지는 않습니다만
이 밴드 계속 있었으면,
rain-making time
1집 making time(1993) 수록곡중 rain이라는 곡입니다.
서사적인 피아노연주로 시작해 점층적으로 고조하는 연주를 보여주는 곡으로,
뒤에서 멜로디라인을 꾸준히 깔아주는 키보드(빗방울이 또르르하고 떨어지는 듯한 멜로디)가 놀랍도록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화려한 기교를 뽐내려 인위적으로 곡을 늘리거나, 곡의 흐름을 끊거나, 이유없이 바꾸거나 하지 않고,
딱 적당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taste of sin - making time
같은 1집에 수록된 taste of sin이라는 곡입니다.
심각한 오르간으로 시작하는 곡입니다.
드림씨어터를 가장 온전히 따라한 따라쟁이일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곡입니다.
역시 보컬이 꽤 팝적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키보드와 기타의 연주가 귀에 착착 감기는 곡 같아요.
드림씨어터의 images & words와 awake중간 지점에 발매된 첫 앨범이라는 점 감안하면,
당시 프로그레시브의 전형에서 살짝 벗어난 듯 하면서도 그 전형안에 온전히 들어가는 대곡같아요. 특히 곡을 마무리 짓는 방식이 언뜻 유치한듯 해도 매우 공격적이고 드라마틱 합니다.
tale of years - making time
역시 1집 making time에 수록된 tale of years라는 곡입니다.
거의 모든 곡이 그렇지만 그 흔한 키보드 솔로 없이 곡을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풀어내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하는 듯한 중반부 기타 솔로 참 멋집니다. 굉장히 남성적인 솔로에 꽤 여성적인 키보드 백킹같아요.
전체적으로 꽤 심각한 1집이였습니다. 전체적인 곡들이 약간 오버스러울 만큼 비장하고요. 노래 가사들도 매우 유치한 듯 하지만 현학적입니다.
기술적 한계가 있었던 시절이긴 하지만 좀 너무 구리다는 느낌 강한 프로덕션이 좀 아쉬운 앨범이었고,
너무 심각한 비장미 중간중간 쉬어가는 소품격의 곡들- 매우 팝적이고 매우 귀에 착 감기는 곡들-이 오히려 전체적인 밴드의 정체성을 좀 흐트려 놓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는 앨범입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나름대로 잘나갔던 미국밴드였기에 우리나나에서도 지구레코드에서 발매가 될 수 있었습니다.
93년도 첫 앨범이후 95년에 두번째 앨범 <believe>를 내놓습니다.
전작보다 한 층 업그레이드된 프로덕션,
좀 더 깔끔해진 곡구성이 눈에 띕니다.
곡이 세련돼짐에 따라 아이러니하게 밴드의 톡특한 특징이 감해진 것 같은 아쉬움도 공존합니다.
evil needs - believe
evil needs라는 곡입니다. 전체적인 2집의 특징을 골고루 담은 곡입니다.
1집보다 드림씨어터 clone이라는 평을 들은, 즉 독특함이 증발했다는 평을 받는 이유를 단도직입적으로 보이는 곡이기도 하고,
여전히 남아있는 그들만의 곡 특징이 남아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 표현의 한계로 그들만의 특징을 설명하지 못하겠네요.)
what-believe
역시 2집에 있는 what이라는 곡입니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리프와 백킹으로 분위기 잡아주는 키보드.
2집 <believe>는 전체적으로 곡 길이도 길어졌고, 1집의 소품처럼 껴있는 팝락, 하드락의 느낌을 상당부분 배제했습니다.
즉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실히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범주안에 묶으려는 시도가 강했던 앨범입니다.
그래서 제게는 좀 더 아쉬움이 강했습니다. 1집때만해도 아닌 것 같았는데, 2집에 이르러 너무 시대흐름에, 좁혀서 얘기해보면 드림씨어터 트랜드를 너무 따랐던 것이 아닌가 해서요.
2집이 좀 더 다른 방향이었다면 어땠을까요?
그리고 3집 <step beyond> (1998)으로 넘어왔습니다.
그들의 마지막 앨범입니다.
step beyond - step beyond
step beyond라는 곡입니다.
3집에서는 다시 1집의 정체성으로 돌아온 느낌입니다.
글쎄요. 2집후 그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계적인/필사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드디어 솔로다운 키보드 솔로를 들을 수 있습니다.
3집 수록곡이 유투브에 많지 않아 링크를 걸순 없지만,
이쯤까지 읽고 음악 들어보셨다면,
이 밴드 괜찮다 생각하시는 분일 것 같네요.
amazon같은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CD구입이 가능합니다.
글쎄요.
이 밴드 계속 있었으면...
어땠을까요?
10년을 밴드메이트로 활동하면서 열심히 했을 사람들.
단순히 old school 스타일락으로 정의하기엔 아쉬움이 많은 밴드입니다.
1집에서 3집까지 가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시행착오도 있었겠지만 분명 순서대로 들어보면 조금씩 조금씩 자신들의 틈을 메워나가던 밴드였습니다.
1집이 일본에서 발매되고 아마 한국에 발매되고,
2집은 일본에서만 발매됐습니다. 예전에 읽어봤던 인터뷰에서 밝혔듯 법적인 문제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3집에 이르러 전세계 발매가 가능해졌지만,
그간의 시간을 보상해줄만한 정도, 밴드를 유지해갈만큼의 결과를 맞이하진 못했습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을,
형제처럼 10년동안 스스로 다듬어내려 노력했던 밴드입니다.
주변에서 조금더 체계적으로 도와줬다면 거기에 좀 운도 있었다면,
이 밴드 계속 있었다면...
Without Warning
- Ted Burger / guitars
- Jack Bielata / vocals
- Vinnie Fontanetta / keyboards
- Steve Michael / drums
- Graham Thomson / bass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찾아들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