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거울 보니 다리가 휘었다… 노화 때문일까?
양반 다리, 짝다리, 다리 꼬고 앉기 등과 같은 자세는 다리를 휘게 만든다.
전신 거울이나 사진을 봤을 때 자신의 휜 다리를 발견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노인 중에서 다리가 O자나 X자로 휜 경우가 많은데, 젊었을 때 다리가 곧은 모양이었어도 나이가 들며 변형되기도 한다. 선천적, 후천적으로 다리가 휘는 원인은 뭘까?
잘못된 자세
후천적인 다리 변형의 가장 흔한 이유는 바르지 못한 자세나 보행 습관에 있다. 특히 ▲팔자걸음 ▲양반 다리 ▲짝다리 ▲다리 꼬고 앉기 등과 같은 자세는 다리를 휘게 만든다. 연세하나병원 정형외과 박승찬 원장은 "이런 자세는 무릎 근육이나 유연성의 균형을 깨뜨려 무릎관절이나 엉덩이, 발목관절 등에 압박을 주면서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뼈라는 조직은 강하고 두껍기 때문에 단순히 자세가 압박을 준다고 쉽게 변형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자세와 함께 뼈를 구성하고 단단하게 만드는 비타민D나 칼슘, 인 등의 부족과 운동 부족 등이 결합되면, 쉽게 휜 다리가 될 수 있다.
외상
외상 후 다리가 휘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땐 무릎의 골간단(뼈 몸통 끝, 뼈의 길고 곧은 주요 부분인 골간과 뼈의 끝 부분인 골단 사이 부위)에 골절이 생겼을 때다. 이 부위 골절 후 제대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다리가 휘어진다. 보통 외상을 겪고 1년경에 가장 심해진다.
감염
감염 자체가 다리를 휘어지게 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무릎 주변의 감염으로 무릎 관절이나 연골이 파괴되고 약해지면 다리가 휠 수 있다. 무릎은 발과 함께 몸통 체중을 지탱하는 중요한 부위인데, 여기가 약해지면서 비틀어질 수 있다. 특히 체중의 80%를 지탱하는 무릎 안쪽으로 다리가 휘어지기 쉽다. 종양도 마찬가지로 무릎 연골이나 뼈를 약하게 만들어, 휜 다리의 간접적인 위험 요소가 된다.
구루병
구루병은 생후 4개월~2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잘 발생하는 비타민D 결핍증이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대사를 조절하는데,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 칼슘과 인의 혈액 내 농도가 충분히 높아지지 못한다. 칼슘은 뼈에 축적돼 골격을 강화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뼈가 약해진다. 머리나 가슴 그리고 팔이나 다리뼈의 변형과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
골이형성증
골이형성증은 태아 때 뼈가 생겨나는 세포에 유전적 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희귀병이다. 뼈는 성장이 멈춰도 지속적으로 재생 과정이 반복되는 조직이다. 이 과정은 뼈를 흡수하는 세포와 뼈를 생성하는 세포가 균형을 이루면서 반복된다. 그런데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성장은 빠르고, 뼈를 생성하는 세포의 성장이 느려지는 경우, 뼈가 약해지면서 변형 되기 쉬워진다. 이러한 골이형성증이 다리뼈에 생겼을 때 휜 다리가 발생한다. 보통 골이형성증은 유아기 때 시작되는데, 골절이나 통증은 20~30대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한편, 휜 다리는 미관상 안 좋은 것만 생각하기 쉽지만, 무릎 안쪽 연골이 급격히 닳아 퇴행성 관절염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게 더 문제다. 휜 다리를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되돌리긴 힘들고, '근위경골 교정절골술'을 실시해야 한다. 이는 무릎과 가까이 위치한 종아리뼈를 일부 절골한 뒤, 필요한 각도만큼 뼈를 벌려 이식해 금속판과 나사로 고정하는 방법이다. 박승찬 원장은 "휜다리 교정술을 하면 무릎 내측으로 과도하게 실리던 하중을 외측으로 분산시켜 통증이 감소되고 관절염의 진행을 막거나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