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야영을 나섰다.
1월 1일 다녀온후 두번째이다.
며칠전에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다녀오면서
그 언저리에서 야영이나 차박을 할까 하였지만
장소도 마땅치 않고 또 혹한 날씨여서 미루었던 야영이라 하겠다.
금요일 오후.....
역시 이날도 연천,포천,철원지역은 한파주의보가 나려서 추운날이지만
어쩌면 이번 야영이 나에게 있어서 혹한기 야영으로서는
마지막이 되어질수도 있겠다 싶어서 내심 애착이 되어지고
차갑고 시린 한기마져 파고들고 싶은 맘이다
한탄강 야영지
한파로 인해 야영을 하는 팀이 손가락으로 꼽을만치 많지 않고 한산하지만
동절기 장비를 단단히 갖춘 모양새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변 야영장
앞쪽 아래 빈자리에 텐트를 치기로 한다.
탠트를 치고서.....
땅이 꽁꽁 얼어서 팩이 박혀지지 않아 애먹었다^^
텐트를 치고서 둘레길 걷기를 나선다.
늘 같은 길이기에 다소 밋밋하여서 설레거나, 짜릿한 맛은 좀 덜하다.
낯선길을 걸을때는 내심 은근한 긴장속에 되돌아와야할 강박감이 있지만
늘 같은길은 내 발이 기억을 하여서 여유스럽게 길따라 간다.
여유스럽다 함은 그만큼 더 널널하여서 내안에 사유하는 심정이 깊숙해진다고나 할까....
그래서 매양 같은길을 걷으면서도 지루하지 않는것 같다. ^^
여기 둘레길은
내가 둘레길을 걷는다기보다는 오히려 둘레길이 나를 데리고서
걷는 내내 해찰하면서 나에게 맞장구 치고 참견해주며 사귀어 준다^^
그래서일까? 이제는 둘레길이 만만한 친구같다.
저만치 끝 (종착지) 이 보인다.
사진도 찍으면서 알맞게 걸어온 길이다
차갑고 시린만큼 투명하고 맑다.
지난번 장마때 떠내려온 바위돌 2개가 징검다리에 끼여있었는데 안보이네......?
혼자서 걸어갔을리는 만무하고 아마도 동네 사람들이 뻬내어준것 같다.
이제, 아쉽지만 되돌아가야할 시간이다.
여름철에는 징검다리에 걸터앉아 맨발로 물장구 치면서 한참 머무르다 갔는데......
왕복 약 12Km, 해찰하면서 두시간반에서 세시간정도 걸린다.
되돌아가는길
해를 등지고 걷는 둘레길과 숲길은 유난스레 하늘이 파랗다.
마음도 청명해지는 기분이다^^
그리고, 이제는 내 자리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에서인지
못보고 지나쳤던 길풍경이 의외로 솔깃해진다^^
그꽃
"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 "
고은선생님의 시를 새삼스레 음미해 봅니다
바람잘날없는 이파리들을 다 떨구고서 이제는 잔가지에 햇살받으며 쉼을 갖는다.
인생의 뒤안길과도 비슷하게 비교되어지는 겨울 숲길의 헐렁함이다.
되돌아보니 노을이 설핏하다
야영장에서 여기까지 와서 차를 두고 둘레길을 시작한다.
되돌아와서 반가운 차 뒷모습이다 ㅎㅎㅎㅎ
저만치 앞에 앉은뱅이 다리와 무궁화동산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야영장
바람이 거칠게 불고, 몹시 추워서 모닥불 피우는것을 생략했다.
맑은 하늘에 반달이 청명하다.
우러른 하늘바라며 한개피 사루고픈 충동이 간질간질 하지만
펄럭대는 텐트 안에서 커피 한잔 끓이며 숨을 삭이었다.
영화 한편 보다
You've Got Mail (유브갓메일),
코미디/로맨스/멜로 1998 제작
노라 에프런 감독 톰 행크스, 멕 라이언,주연
줄거리 :
제임스 스튜어트와 마가렛 설리번이 출연했던 고전 작품 <모퉁이 서점>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유명한 <유브 갓 메일>은 로맨틱 코미디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는
노라 애프런 감독과 맥 라이언, 톰 행크스 트리오의 작품이다.
두 사람은 문학과 뉴욕에 대해서 채팅을 하며 서로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랑’의 메신저로
실제 얼굴을 보지 못하고 사이버 공간에서만 만나지만......
마을의 오래된 명소인 아동 전문 서점인 길 모퉁이 작은 서점 주인(맥라이언)과
초대형 체인 서점 사장(톰행크스)의 다툼과 사랑을 그린
스크러블(남, 여 주인공의 토닥거리는 말싸움과 이어지는 로맨스와 행복한 결말)
코미디이자 로맨스^^ 그리고 해피앤딩이다^^
톰행크스, 맥라이언.....
"씨애틀의 잠못이루는밤"에서 함께 출연하고 감명을 주었던 배우.
요즘엔 왜 이런류의 영화가 나오지 않는것인지.....아쉬운 맘이다.
(두번 보는 영화지만 그래도 재밌고 사랑스럽다)
어머니때부터 책을 읽어주는 서점을 이어받은 길 모퉁이 작은서점
대형서점에 밀려 결국 폐업을 하게 되고.....
텐트에 하얗게 성에가 끼었다. 손가락으로 날자를 적어본다^^
마스크도 얼어서 꼬들꼬들....코가 몹시 시려워서 두어번정도 잠에서 깬듯 하지만
온열매트깔고 슬리핑백과 핫팩으로 그럭저럭 잘 잤다.
어느분 말씀대로 내돈,내산, 내고생이라지만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작년 요맘때도 딱 이런 맘이었는데...내년 요맘때는 또 어떤 변덕을.....^^)
대충 간밤에 얼어붙은 성에를 털어서.....
온열매트용 파워뱅크(밧데리) 잔량이 반정도 남았고....
텐트를 걷고 나서 좀 상기된듯 얼굴이 벌겋다.
요근래 곧잘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기도 한다
이 또한 일종의 금단현상 징후인지.....?
우여곡절로 하룻밤 한탄강 야영을 잘보냈다.
곡이 우여곡절이라는 말을 붙인것은
혹한 날씨에 당연 춥기도 하였지만 그 보다는
야영을 할때면 특히 고적한 밤에 외로움을 덜어내거나
이차저차한 심사에 싱숭생숭할때
한개피 사루고픈 충동이 간절하였슴에도 꾹 참았다는 것이다.
금연은 계속중이다....이제 두달째
진짜 재미없고 심심하다 ㅠ.ㅠ
첫댓글 글 보면서 알싸한 한탄강 찬 공기가 코끗에 닿는듯하며 대리만족의 감성을 느낍니다. 좋은후기 잘보았습니다.
글씨 까지잘쓰시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