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안녕하십니까? 저는 독일에서 온 스물여덟 살 막스밀리안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있게 돼서 대단히 기쁩니다. [스님] 학림사 오등선원은 세계에서 최고 좋은 자리고, 고뇌 속에 헤매는 모든 사람이 고뇌에서 헤어날 수 있는 그 길을 가르쳐주는 곳이 바로 이곳인데, 여기에 오신 것은 참 복이 많고 좋은 인연입니다. 환영합니다. 잘 오셨어요. [대중] 감사합니다. 저는 카톨릭 신자이면서도 다른 종교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백암 거사와 함께 얘기를 좀 나눴었는데, 그 얘기 중에 어떤 제자가 묻기를 "무엇이 부처입니까?" 하니까 그 스승이 답하기를, "마른 똥막대기다"라고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얘기인데 이에 대해서 좀 가르침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스님] "어떤 것이 부처냐?" 하니까 "마른 똥막대기다" 이렇게 대답한 데 대한 걸 알고 싶다 이거 아니요? [대중] 예. [스님] 부처가 무엇인 줄 알아요? [대중] 정확하게 알지를 못합니다. [스님] 부처라는 건 우리의 밝고 깨끗한 그 마음을 부처라고 그럽니다. [대중] 감사합니다. [스님] 본인 마음이 깨끗한가, 안 그러면 마음이 때가 묻어서 더러운가? [대중] 때때로 오염됐습니다. [스님] 그래, 오염이 돼 있는 그 마음은 중생의 마음이라고 하고, 그래서 우리 살아있는 중생들이 고통이 많습니다. 마음의 때가 벗어져서 깨끗하고 밝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바로 부처의 마음을 찾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본인이 지금 밝고 깨끗한 부처의 마음자리를 어떻게 해야 다시 회복을 할 수 있느냐 이게 중요한데요. 본인이 깨끗하고 밝은 부처의 마음자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 알겠어요? [대중] 이제 이해를 했습니다. [스님] 그러면 본인이 지금 마음에 때가 끼어 있는 그 마음을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대중] 좀 더 고요함을 찾으면 그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님] 고요한 데 가서 있다고 해서 마음의 때가 벗어지는 건 아닙니다. 본인 마음의 번뇌망상, 잡된 생각이 바로 땐데, 그 때를 벗기는 방법을 알아야 되거든요. 마음의 때를 벗기는 방법을 알아야 될 거 아니요? [대중] 방법을 좀 알고 싶습니다. [스님] ‘나는 무엇인고?’ “본인은 뭐냐?” 물으면 뭐라 하겠어요? [대중] 나는 여기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이고, 나의 정신은 나의 몸을 부리는 것으로 다른 사람과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그런 어떤 존재입니다. [스님] 하나의 생명체로서 모든 사람과 더불어 사는 그런 사람이라고 그렇게 본인이 생각을 했잖아요? 그렇게 본인이 생각하는 그 생각의 실체는 무엇이겠느냐 이거죠. [대중] 유감스럽게도 제가 잘 모르겠습니다. 고민을 해봐야 되겠습니다. [스님] 그러니까 모르는 거라. 내가 나를 몰라요 지금. 내가 나를 모르는 겁니다. [대중] 그렇습니다. [스님] 그러니까 생명체를 가지고 더불어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보고 생각하는 그 실체는 뭐냐라고 할 때, 본인이 그걸 알 수 없지요. 그건 내가 나를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걸 알아보라는 것이죠. 나라고 하는 이것은 본래 무엇일까 한번 깊이 알아봐요. 내가 무엇인지 바로 알아지면 모든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고통, 여러가지 번뇌망상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거예요. 그걸 대해탈이라고 그래요. 그렇게 내가 나를 바로 깨달아 알면 영원히 편안하고 영원히 행복한 겁니다. [대중] 아주 멋진 말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해보겠습니다. [스님] '무엇인고?' 한번 해보세요. 알아보세요. [대중]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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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안녕하십니까? 저도 독일에서 온 이사벨라라고 하고, 유감스럽게도 제가 한국어를 하지 못합니다. [스님] 내 인생의 문제, 고통,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이런 최고의 자리에 온 것이 참으로 훌륭하고 잘 오셨습니다. 환영합니다. [대중] 감사합니다. 여기 있게 돼서 대단히 기쁩니다. 제가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어제 법문하신 혜능 스님 법문에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백암 거사가 어제 법문 후에 잠시 얘기를 해줬습니다. 신수 대사와 혜능 대사의 시에 대한 얘기였는데, 한 시에서는 명경(明鏡)을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는 내용이었고, 다른 시에서는 어떤 뭔가 존재하지만 잡을 수 없는 이것은 닦아내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이해를 했습니다. 제가 질문드리고 싶은 것은 이 두 가지, 청소를 해야 된다는 것과 청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될 수는 없는가 하는 것입니다. [스님] 아까 내가 말했듯이, 때 없는 본래 깨끗한 마음자리를 다 가지고 있는데, 본래 깨끗한 마음자리에서는 닦을 것도 없고 때묻을 것도 없고, 거기에는 영원히 대만족하고 대행복하고 영원히 편안하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뭘 해결할 것, 닦아야 할 것이 없다는 거라. 그렇게 그 말을 듣고 여러분이 바로 때없는 청정하고 밝은 마음, 대자비심과 대지혜를 바로 밖으로 드러내서 쓸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완벽한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반대로 그걸 지금 듣기는 들었지만 아직 밖으로 그런 부처님의 마음을 드러내고 쓸 수 있고 행동에 옮길 수 있는 게 안된다 이거라. 그게 안되는 원인은 왜 그러냐? 우리들의 번뇌망상의 잡된 생각이 꽉 차 있어가지고 해결이 안 돼. 그래서 일단은 그 장애가 되는 의식의 때를 먼저 청산을 하기 위해서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깊이 나를 돌이켜보는 공부를 해야 된다 이거라요. [대중] 감사합니다. [스님] 어떻게 알아들었는지 말씀해보세요. [대중] 제가 이해한 것은 우리가 참된 부처의 마음을 쓰기 위해서는 참선을 해야 된다. 이 부처의 마음 상태를 아직 우리가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만약 그 마음에 도달했으면 그때는 더 이상 깨끗하게 할 필요도 없는 그러한 마음 상태가 된다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스님]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된다고 했지요? [대중] 참선 명상을 해야 되고, 또 고요함을 찾아야 되고, 내가 무엇인지 하는 질문에 집중을 해야 된다고 했습니다. [스님] 딴 거는 필요 없고 ‘나는 무엇인가?’ 나를 알아야 돼요. 내가 무엇인지 나를 알아야 되니까 나는 무엇인가라는 그 의심이 중요한 겁니다. 그걸 깊이 깊이 참구해 가다 보면 번뇌망상의 때가 없어지고 바로 불성의 자리를 깨닫게 되는 거죠. [대중] 정말로 내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습니다. [스님] 열심히 하세요. [대중] 예. (통역 : 백암 조성기) ('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