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는 1973년 가을 현재의 처랑 결혼전 같이 왔었다.
처가가 부산이니 여러분들이 뭐 이상한 생각을 할 필요는 없고.
버버리 코트에 바닷바람에 흩 날리는 머리를 손으로 잡은 멋있는(?) 사진이 앨범 어디엔가는 있을 터.
그후 친구가 대구에서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해운대로 왔을 때 같이 동승하여 두 부부가 같이 만났었고
이 친구는 아직도 외국생활을 하느라 자주는 못 만나지만 귀국할 때마다 만나는 사이이다.
학회장이나 교통 및 숙박여건이 좋아 간단한 학회나 심포지엄도 종종 열려 참석한 나에게는 친숙한 곳이다.
아침 먹기전 잠시 해변을 둘러 보았다.
아니 벌써 해가 중천에 떴네.
뜨거운 욕조에 몸 담그고 있는 사이에 일출이 이루어졌구나.
이번에 못보면 내년에 와서 보면 되지뭐.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건너편 호화 아파트 들.
해변을 거니는 연인들.
바닷물에는 이런 날씨에도 장비를 갖추고 수영하는 사람이 있어 막 뭍으로 올라오려는 찰나.
두둑한 옷차림의 두 사람이 개 때문에 말을 한다.
한사람은 외국인 여자이다.
아침을 먹으러 가자.
셔츠바람으로 나왔더니 바닷바람에 몸이 떨린다.
식사 후 옷을 차려입고 다시 바닷가로 나왔다.
호텔의 본관과 별관사이에는 이런 조각이 누워있고
이 설치작품도 유명한 분의 작품이란다.
멀리서 유행가 가사에 자주 나오는 오륙도가 보이고
애가 새우깡으로 갈매기와 비들기를 불러 모으고 있다.
갈매기가 새우깡을 좋아하는 것은 새우냄새가 나서 그런게 아닐까?
바닷새를 불러 모으는 다른 모녀
저 갈매기들은 가까이에 있다 누가 새우깡으로 꼬으면 금방 날아와 앉는다.
갈매기라면 언젠가 여름철 노르웨이 피요르드의 해안에서
아침 조깅중 나를 따라 날아다니는 괭이 갈매기 한마리.
아마도 이상한 종족이라 관심을 가진 듯하였다.
70년대에 읽은 '갈매기의 꿈'이란 책도 머리에 떠 오르네.
저 멀리에 보이는 오륙도를 배경으로 아침부터 훈련 중.
여기서 발생한 이안류사고로 해운대 해수욕장이 종종 뉴스에 오른다.
사실 부산의 해수욕장 중 내가 가본 최고는 70년대에 간 다대포,
옆으로는 민물이 흘러 해수욕 후 그대로 씻을 수도 있었다.
송도해수욕장은 폐쇄되었으며, 60년 대초반,
부산의 국제신문에서 주최하는 부산 물개들을 위한 송도여름축제,
한 2킬로 바깥에 수박을 띄어 놓고 먼저 찾아오는 사람이 이기는.
이때 찬물이 들어와서 8명이나 사망사고가 발생하여 없어져 버렸다.
나같이 바닷물에서 20미터나 겨우 헤엄치는 사람들은 엄두도 못내는 경기이었는데.
요즈음은 그래도 광안리해수욕장이 나은가?
해운대해수욕장에는 물에 들어가 본 기억은 없다.
그저 걷다가 청사포까지 걸어가 횟집에서 술마시고 죽치며 바다구경이나 하였지.
한시도 한수 읽어보면서 천천히 걷는다.
해변에는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혼자서, 연인끼리, 가족끼리, 개들과 같이,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들고양이 한마리가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원래는 저기 건너편의 달맞이길이나 해안과 산사이에 난 산책로를 걸으려고 하였으나
트래킹화를 안 신었고 코트차림으로는 힘이 들것같아 다음으로 미루고 호텔로 들어왔다.
첫댓글 해운대에 고층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습니다. 여름이면, 저 해안에 해수욕객이 새까맣게 몰려들지요....
갈매기들은 단지 먹이를 찾아서 날아들 겁니다. 학습이 되어서일것 같고... 2년전에 알라스카 크루즈 갔을 때는
발코니에서 빵쪼가리를 이용해서 갈매기를 유인했었는데, 유인이 잘 됩디다, 한참 빵쪼가리 주는데, 다른 외국인이
빵 주지 말라고 해서 민망했던 적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