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완성차업체들이 재고 처리에 나섰다. 두 달 뒤면 '1년 된 차'가 되는 2010년형 차량의 경우 귀가 솔깃한 할인 혜택을 내세우지만, 중고차 가치 하락과 신형 모델의 개선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2일 각사의 11월 판매조건에 따르면 GM대우는 2010년형 라세티 프리미어 경유 모델을 사면 약 186만~210만원(10%)을 깎아준다.
이 차의 2011년형은 구형과 차액을 능가하는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 50만원 상당의 정속 주행기능(크루즈컨트롤)을 추가했고, 신형 엔진을 탑재해 연비효율은 6%, 동력 성능은 9% 좋아졌다. 겉은 그대로지만 속은 크게 바뀐 것. 가격 인상은 '실비 수준'으로 최소화했다고 GM대우는 설명했다. 추가 사양과 중고차 가치를 감안하면 2011년형을 사는 게 더 이득인 셈이다.
연식 변경에 그치지 않고 완전히 바뀐 신형의 출시가 예정된 경우 할인 폭은 더욱 크다. 르노삼성은 SM7의 2010년형 재고를 400만원 깎아준다. 폴크스바겐도 준중형차 제타의 가격을 3290만원에서 2961만원으로 10% 낮췄다. 이 두 차종은 내년 후속 모델이 나온다. 현대차는 다음 달 신형이 나오는 그랜저 가격을 최대 200만원(5%) 할인한다.
업체측은 "재고차는 중고차 가치 하락을 보상하는 차원에서 더 높은 할인 혜택을 적용한다"며 "구입가격을 중시하는 고객은 재고차를 더 선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소비자들은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재고차를 사서 손해를 봤다"며 볼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달 기아차 K7의 2011년형 출시를 불과 1주일 앞두고 2010년형을 구입한 회사원 전모씨는 "신형에 추가된 편의·안전 사양을 따져보니 싸게 판다던 재고차가 결코 싼 게 아니었다"며 "영업사원이 곧 신형이 나온다고 귀띔만 해줬어도…"라고 불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