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0일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제1독서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면서도 네 마음을 신의 마음에 비긴다.>
▥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28,1-10
1 주님의 말씀이 나에게 내렸다.
2 “사람의 아들아, 티로의 군주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는 마음이 교만하여 ′나는 신이다. 나는 신의 자리에,
바다 한가운데에 앉아 있다.′ 하고 말한다.
너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면서도 네 마음을 신의 마음에 비긴다.
3 과연 너는 다니엘보다 더 지혜로워
어떤 비밀도 너에게는 심오하지 않다.
4 너는 지혜와 슬기로 재산을 모으고 금과 은을 창고에 쌓았다.
5 너는 그 큰 지혜로 장사를 하여 재산을 늘리고는
그 재산 때문에 마음이 교만해졌다.
6 그러므로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는 네 마음을 신의 마음에 비긴다.
7 그러므로 나 이제 이방인들을, 가장 잔혹한 민족들을 너에게 끌어들이리니
그들이 칼을 빼 들어 네 지혜로 이룬 아름다운 것들을 치고
너의 영화를 더럽히며 8 너를 구덩이로 내던지리라.
그러면 너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무참한 죽음을 맞이하리라.
9 너를 학살하는 자 앞에서도 네가 감히 ′나는 신이다.′ 할 수 있겠느냐?
너는 너를 살해하는 자들의 손에 달린 사람일 뿐이지 신이 아니다.
10 너는 이방인들의 손에 넘겨져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의 죽음을 맞이하리라.
정녕 내가 말하였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9,23-30
그때에 23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24 내가 다시 너희에게 말한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25 제자들이 이 말씀을 듣고 몹시 놀라서,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 하고 말하였다.
26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27 그때에 베드로가 그 말씀을 받아 예수님께 물었다.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
28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러운 자기 옥좌에 앉게 되는 새 세상이 오면,
나를 따른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
29 그리고 내 이름 때문에 집이나 형제나 자매,
아버지나 어머니, 자녀나 토지를 버린 사람은 모두 백 배로 받을 것이고
영원한 생명도 받을 것이다.
30 그런데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우리나라의 한센병(나병) 환자를 위해 잠깐의 머뭇거림도 없이
이들을 위해 기꺼이 손을 내밀고 앞장섰던 사람이 있습니다.
1912년 미국에서 온 선교사 서서평(본명: 엘리자베스 요한나 셰핑)입니다.
그녀는 32세에 간호선교사로 한국에 와서
특별히 한센병 환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온몸을 바쳤고,
그 결과 현재의 소록도에 한센병 환자들이 머물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밖에도 선교, 교육, 구제에 온 힘을 쏟습니다.
하지만 쉴 새 없이 일해서일까요?
광주, 제주도까지 돌면서 봉사에 매진한 그녀는
1934년 여름에 주님 곁으로 가고 맙니다.
장례식날에 많은 여성이 운구 행렬을 따랐고,
특별히 그녀가 남긴 유품에 모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담요 반 장, 쌀 두 홉, 현금 27전이 전부였던 것입니다.
한 장이었던 담요도 어려운 사람에게 찢어주었기에
반 장만이 그녀의 유품으로 남은 것입니다.
심지어 죽기 직전에는 자기 시신까지 세브란스 병원에 기증했습니다.
그녀의 머리맡에는 이런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Not success, But service”(성공이 아닌 섬김으로)
그녀는 이 문구를 매일 보면서 기도했다고 합니다.
평생 성공을 바라보기보다는 섬김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이 기도를 받으신 주님께서는 크게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평생을 사랑으로 사셨고 또 그렇게 기도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기도는 과연 어떤가요?
우리의 기도가 과연 주님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의 기도는 너무나 세속적인 기준에 맞춰 있습니다.
욕심이 담겨 있고, 이기적인 마음도 담겨 있습니다.
물론 스스로 큰 욕심이 없다고 말하지만,
과연 자기를 낮추는 겸손과 사랑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부자는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에 제자들은 깜짝 놀라지요.
부자는 절대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보이니까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 시대에는 그래도 넉넉한 사람이 많은 봉헌을 했고,
이런 봉헌에 대한 평가도 높았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하니 얼마나 깜짝 놀랐겠습니까?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힘이라면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부자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자기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는 데 집중할 때는
그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Not success, But service”(성공이 아닌 섬김으로)
이 말씀을 우리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의 명언: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박노해).
사진설명: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